어린이 독감 ·감기 이겨내기
일교차가 심한 요즘, 여기저기서 기침소리가 들린다. 바야흐로 독감시즌이 시작됐다. 독감이 유행하는 시즌은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절정기는 1~2월이다. 이 때문에 독감 백신을 맞기에는 10~11월이 최적기이다. 물론 이 시기를 놓쳐도 12월이나 늦은 2월까지도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도 괜찮다.
독감시즌을 맞아 독감과 감기의 차이점을 간단히 살펴보고,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플루미스트(FluMist)는 어떤 것인지, 최근 감기약의 4세 이하 어린이 사용불가 및 스쿨 아동 연령층 예방 접종 강화 등에 대해 이동준 소아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본다.
독감은 10월부터 이듬해 봄까지 유행… 감기는 연중 걸릴 수 있어
예방접종 생후 6개월 이후~6세까진 꼭, 성인은 맞을 것 권장
주사 두려워하는 어린이엔 코에 분무해주는 ‘플루미스트’ 쓰기도
■감기와 독감을 예방하려면
▲손을 자주 씻는다. 손을 깨끗이 씻는 것만으로도 감기와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
▲얼굴이나 입가에 손을 가져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물을 자주 마신다. 하루 8잔 정도는 마신다.
▲집안 실내공기를 쾌적하게 가꾼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한다. 걷기, 에어로빅 등 유산소 운동이 좋다.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s)이 풍부한 음식은 면역력을 높여준다. 녹색, 붉은색, 노란색의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한다.
▲금연하며 알콜 섭취도 제한한다.
▲면역력이 약해지지 않도록 충분히 쉰다.
■독감 VS. 감기
독감(flu)은 유행성 감기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기침이나 재채기, 콧물 등으로 퍼질 수 있다.
독감과 감기는 모두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이동준 전문의는 “독감, 감기는 비슷하지만 독감은 독감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되며, 감기는 감기 바이러스에 발생하는 것으로 바이러스 종류가 다르다. 증상은 비슷하지만 독감이 한마디로 더 심하고, 해마다 바이러스도 달라지고 합병증도 더 심하다”고 설명했다.
독감은 10월부터 이듬해 2, 3월까지 유행하지만 감기는 일년 내내 걸릴 수 있다.
독감의 증상은 열, 기침, 목이 아프고(sore throat), 두통, 오한, 콧물, 근육통, 재채기 등의 심한 감기 증상을 보이며 합병증도 심하다. 독감은 폐렴으로 진행할 수도 있으며 심장이나 호흡기 관련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더 위험하다. 특히 독감은 어린이들이 더 잘 걸리기 쉬우며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에게 심한 열과 설사, 발작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동준 소아과 전문의는 “매년 독감으로 22만6,000명이 병원 신세를 지고 3만6,000명이 사망한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독감 백신
독감 바이러스는 매년 바뀐다. 때문에 독감 백신도 매년 업데이트 된다. 독감 백신은 매년 다른 종류의 약화된 바이러스를 코에 뿌려 주거나 비활성화된(killed) 백신을 주사로 맞는 방법이 있다.
백신주사를 맞고 나면 2주 후 예방효과가 나타나며 예방 효과는 1년 정도 지속된다. 보통 예방 접종은 한번 맞으면 된다. 그러나 9세 이하 어린이로 올해 처음 독감 백신을 맞는 다면 2회 접종하고 다음해부터는 1회만 맞으면 된다.
또한 백신주사 약에는 소량의 방부제(thimerosal)가 들어 있는 약물이 있고 없는 약물이 있다. 이 방부제에 대해 자폐 같은 아동발달과 관련된 문제와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은 아직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의학협회(Institute of Medicine)가 여러 관련 연구를 재검토한 바에 따르면 방부제와 아동발달 문제에 대한 연관성에 대한 증거가 없다는 것으로 결론 난 바 있다.
“조금만 참아”
두 살 된 에녹 곽군이 이동준 소아과 전문의에게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 있다. 어머니 앤젤 곽(LA 거주)씨는 “해마다 온 가족이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다”고 말했다. <박상혁 기자>
백신 한번 맞으면 1년 효력
9세 이하 첫 접종은 두차례
4세 이하는 오버-더-카운터 기침감기약 복용 금지
■플루미스트(flumist)는 어떤 것?
일반적인 예방주사의 형태가 아닌 코에 분무해 주는 독감 백신이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독감 예방접종 방법이다. 코에 뿌리는 방법 때문에 주사를 두려워하는 어린이들에게 접종이 보다 용이하다. 그러나 어린이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플루미스트는 살아 있는 독감 바이러스를 약화시킨 것으로 비활동성으로 제작한 플루 샷(flu shot)과는 차이가 있다. 즉 독감을 아주 약하게 걸리게 하는 것.
이 전문의는 “건강한 2~49세 연령이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았으며, 만성병(기관지 천식, 심장병, 당뇨병, 빈혈 등)이나 면역 체제가 약화된 사람들이거나 암 치료 환자, 또 그런 사람들과 가까운 접촉이 예상되는 사람들, 간병인, 임신부, 아스피린 사용자들, 달걀이나 MSG, 젤라틴 등에 앨러지가 있는 경우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플루미스트의 효과가 일반 독감 예방접종 주사보다 더 좋을까? 이 전문의는 “플루미스트를 제작한 메드이뮨 제약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5년 플루미스트와 플루 샷을 비교했는데, 플루미스트를 맞은 사람이 더 효과가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연구는 제약회사가 주도한 것으로 또한 매년 바이러스의 서브 타입이 달라 플루미스트가 더 효과가 좋다는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전문의는 “코에 뿌려주는 방법이라 아이들이 덜 무서워한다”고 덧붙였다.
플루미스트나 플루 샷 모두 한번 맞으면 된다. 또한 매년 맞히도록 한다.
■4세 이하 어린이는 오버-더-카운터 기침 감기약 사용 말아야
마켓이나 일반 드럭 스토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오버-더-카운터 기침 감기약이 어린이의 보통 감기를 낫게 하거나 빨리 지나가게 한다는 효과는 증명된 바 없다. 또한 대개 일반 감기약은 항히스타민제이다. 이미 호흡기 문제가 있는 어린이에게는 항히스타민제의 진정효과가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FDA에서는 올해 초 2세 이하에게는 시판되는 오버-더-카운터(over-the-counter) 감기와 기침약을 쓰지 말 것을 권고했다. 또한 최근에는 FDA와 함께 미국 일반약 제조사를 대표하는 단체인 CHPA(Consumer Healthcare Products Association)에서는 어린이 감기약에 4세 미만 어린이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문을 자발적으로 부착하기로 했다.
이 전문의는 “시판되는 감기약은 되도록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일반 시중에 판매되는 어린이용 감기약이 도움 된다는 연구결과가 없다”며 “감기 증세가 나타나면 푹 쉬게 하고 물을 많이 마시게 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 열이 심하거나 아이가 괴로워하면 타이레놀 같은 해열제는 주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감기는 일주일에서 10일 정도 지나면 콧물, 기침, 몸살 등의 증상이 차차 낫는다. 열도 1~3일 정도는 괜찮아진다. 하지만 열이 너무 심하거나 아이가 너무 심하게 아파 보인다든지, 귀가 아프다든지 할 때는 즉시 의사를 찾도록 한다. 또한 감기증세가 10일 이상 지속되어도 병원을 찾도록 한다.
어린이 100명중 1명꼴 독감 ‘입원’
■독감 접종 누가 맞나
생후 6개월 이후 어린이와 성인이 맞는다. 올해는 처음으로 18세까지 연령이 확대됐다.
CDC(질병관리 예방 센터)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난 2004년에는 생후 6~23개월까지가 꼭 맞아야 하는 연령대였으며 2005년에는 59개월까지 확대됐었다.
통계에 따르면 어린이 100명 중 1명꼴로 독감으로 병원에 입원하며 매년 75~150명 정도가 독감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학교에서 독감이 유행하기 쉽고, 손을 자주 씻지 않는 위생 상태 등으로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이 더 독감이나 감기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독감으로 인한 사망률은 어린이가 65세 이상 노인보다 더 높다. 하지만 2세 이하의 병원 입원율은 노인층과 비슷하다. 또한 2~5세 연령층이 독감으로 인한 응급실행 비율이 매우 높은 편. 전체적으로는 5~18세가 감염되기 쉽다. 또한 감기나 독감에 걸린 어린이들을 통해 부모나 가족이 발병하기 쉬우며 나아가 부모가 다니는 회사 등으로 퍼질 수 있다는 것.
이 전문의는 “학교에서 바이러스가 더 돌기 때문에 노인층보다는 어린이의 독감 예방접종을 강화하는 것이 공중 보건상 더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6세까지는 꼭 다 맞히고 18세까지는 권고사항이지만 되도록 온 가족이 다 함께 맞는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CDC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50세 이후, 독감 시즌에 임신 중인 여성, 면역 시스템이 약한 사람, 근육이나 신경 장애가 있는 환자, 너싱 홈이나 장기 간병 시설에 종사하는 경우는 독감 예방 접종을 맞아야 한다.
■미국식 민간요법
에어본(Airborne), 치킨 수프, 비타민 C 등은 미국식 민간요법으로 불러도 무방하다. 하지만 에어본 역시 감기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나온 바 없다. 이 전문의는 “에어본 같은 경우 별 도움 안 된다고 본다. 특히 에어본은 과대과장 광고가 문제 제기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치킨 수프나 인삼 등은 감기 걸렸을 때 몸의 회복이나 면역력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
한편 2007년 영양학회 저널에 발표된 바에 따르면 보조제 형태로 나온 녹차 캡슐을 3개월간 복용한 사람이 가짜 약을 복용한 사람보다 감기와 독감에 걸리는 확률이 23%나 낮았던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정이온 객원기자>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는 독감 시즌. 최근에는 독감 예방접종 연령이 18세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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