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분위기가 두뇌발달에 영향
네덜란드 사람하면 우리는 오늘날 히딩크 축구감독을 떠 올린다.
그러나 네덜란드 국민들에게 진정한 자부심을 일깨워 준 사람들로는 틴버겐(Tinbergen) 가문이 있다.
형 Jan Tinbergen과 동생 Niko Tinbergen이 각각 경제학과 의학·생리학 분야의 노벨상을 수상한 희귀한 집안이다. 그래서 사람의 학구적 성취 능력이 유전적인가 아니면 환경이 중요한가를 논할 때 이들 두 형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고는 한다. 노벨재단의 공식 웹사이트에 나와 있는 이들 두 형제의 이야기 일부를 여기 옮겨 보겠다.
“… nature or nurture? Two brothers with different natures seem to duplicate each other’s fate… Niko did not have his brother Jan’s quiet nature and love for study… They share several factors: genes and family upbringing that encouraged intellectual curiosity and independent thinking. And they certainly got the same encouragement from their family to do what they liked best, and to do it well…”
이 글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두 형제가 서로 다른 성품을 지녔으나 몇 가지 공통분모가 있었는데 그것은 유전적인 것 말고도 지적 호기심과 독립적 사고 행동을 적극 권장하는 가정환경이라는 것과, 이 두 형제에게 그들이 가장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 그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부모의 지원과 격려가 있었다는 대목이다.
동생 니코는 형과 자신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았으리라는 유전적 특성에 대해 한 마디로 일축하면서 헤이그의 서민, 중산층들이 모여 사는 Bentinck Street의 좁은 집 부엌의 난로 가에 둘러 앉아 엄마, 아빠, 형제들이 함께 보낸 어린 시절의 시간들이 자신과 형의 서로 닮은 점이라고 노벨상 수상 이후 여러 인터뷰에서 강조하였다(Niko’s Nature에서).
네덜란드의 추운 겨울 가족들이 난로 가에 둘러앉아 진보적이며 이지적인 사고방식, 그리고 다양한 사회 이슈에 대한 지대한 관심 등을 이야기하며 부모들의 근면함, 자녀에 대한 끊임없는 지지와 사랑을 실천해 보이는 가치관, 부모가 중심이 된 자녀 양육이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기계적, 논리적, 계산적, 언어적 사고의 두뇌기능은 사회생활과 학교 공부를 통하여 발전되어 지지만 창의력, 상상력, 통찰력의 우반구 두뇌기능은 학교 학문을 통하여서 저절로 발전되는 두뇌기능이 아님을 여기서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우리 한국 학생들이 기계적, 계산적, 암기적인 능력을 더 많이 요구하는 대학까지의 학문에서는 다른 인종들을 늘 앞서지만 창의력, 상상력, 통찰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지는 지도자를 생산하는 대학원 학문에 들어가면 왜 그들에게 뒤지기 시작하는지를 바로 우리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 사이에 형성되는 관계에서 오지 않나 추측해 볼 수 있다.
두뇌 우반구의 이러한 기능은 자유분방, 평등주의, 상호존중적인 환경에서 최고로 발달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강압, 회유, 권위주의, 폭압적 부모 아래서 자녀들은 자신의 신변안전과 생존을 모색하는데 더 많은 두뇌 에너지를 소모하게 마련이다. 불안함, 불편함, 두려움의 감정을 처리하고 이로부터 자신의 정서적 상처를 최소화 하는데 가장 많은 대뇌 에너지를 투자하고 나면 좌반구 편도핵과 시상하부 등 생존을 모색하는 신경체계는 민감하게 발전하지만 우반구 뇌의 균형 잡힌 발전의 기회는 줄어든다.
부모가 만들어주는 집안의 분위기가 이렇게 자녀의 대뇌 신경조직을 균형 잡히게 만들 수도, 불균형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자녀들 앞에서 부모의 행동이 부정적이라면 이런 행동이 자녀의 지적 호기심과 독립적 사고행동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213) 234-8268
리차드 손 <임상심리학박사·PsychSpecialists, Inc.>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