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캘리포니아 도시에는 다른 주 도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도로 이름이 있다. 미국 도로의 이름은 대개 Avenue라던가 Street, Boulevard, Lane, Court등 흔히 쓰는 낮말이며, 도로 이름으로써 쉽게 짐작이 가는 말들이다. 그런데 San Francisco Bay지역에 소재한 Fremont시에는 Street 라던가 Avenue 등 상용어(常用語)대신 Common이라는 이름을 붙인 도로가 많다. 그리고 좀더 해득이 잘 안 되는 이름으로 El Camino Real이라는 이름이 캘리포니아 도처에 산재 해 있다. El Camino Real 뒤에는 Street등 이름이 붇지 않는다.

특히 San Jose의 한인 타운은 El Camino Real이라는 이름을 가진 도로를 끼고 형성이 되었기 때문에 더욱 그 뜻을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Real자 대신에 Street 라던가 Avenue가 붙으면 그대로 넘어 갈만도 하지만, 아무런 붙는 이름이 없기 때문에 의문이 생기게 되는데, 혹시 Real이라는 말은 부동산이라는 Real Estate에서 온 것이 아닌가 하고 연상을 해보아도, 석연치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실은 “엘 카미노 리알(El Camino Real)”은 “캘리포니아 사적 784호”(California Historical Landmark #784)로 지정이 되어 있는 사연 깊은 도로의 이름이다. 스페인이 캘리포니아를 식민지로 영유하고 있던 시절 캘리포니아 해안을 수비도 하고, 기독교의 선교도 할 겸 San Diego로부터 북으로는 Sonoma County까지 장장 600마일 어간에 21개의 선교기지(mission)를 설치하였는데, 그 기지를 연결하는 도로를 “엘 카미노 리알”이라고 하였다. 선교기지에는 우선 성당을 짓고 이어 신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시설과 수비대의 시설을 설치하였던 것이다.

선교기지(미쑌) 제1호는 1769년에 San Diego에 건설한 San Diego de Alcala 이며 21번째의 기지는 1823년에 Sonoma County에 진 San Francisco de Solano (Sonoma Mission)이고, 별도로 어간에 4개의 요새(要塞)와 2개의 부락을 건설하였다. 요새를 스페인어로는 Presidio라고 하며, 원주민부락을 Pueblo라고 한다. Pueblo라는 말은 또한 New Mexico와 Arizona에 집결되어 잇는 20여 원주민 집단을 뜻하기도 한다. 1968년 1월에 Pueblo라는 이름을 가진 미국 정보수집 함이 원상 앞바다에서 북한군의 기습을 받아 나포된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Pueblo라면 중년이상 층의 한인들에게는 귀에 익은 이름이기도 하다.

미숀은 비교적 소규모였으며 통상 Franciscan 신부 2명과, 스페인 정규군인 6-8명 정도가 주재하였다. 가톨릭에는 성직자를 위한 수도회(修道會)가 많은데 그 중에서 “예수회(Jesuite)”라는 수도회가 제1큰 수도회로써 외국선교에 주력을 하였으며, 스페인에서 남미를 점거할 때도 예수회가 같이 진출을 하여 선교 활동을 하였다. 그러나, 스페인왕실에서 돌연 “예수회”를 배척을 하게 되어, 1768년 2월에 스페인 왕명으로 “예수회”신부를 전부 철수시키고 “프란치스코 수도회 (Franciscan)”로 대치를 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이후는 “프란치스코 수도회”가 북미주 스페인영의 선교를 전담하게 되었다.

El Camino Real이라는 말은 스페인어(Spanish)인데 “임금님의 도로 (King’s Highway 또는 Royal Highway)”라는 뜻이다. 고대에 이집트로부터 시나이 반도를 통해서 지금의 요르단, 시리아까지를 연결하는 교역 간선도로를 “임금님의 도로 (El Camino Real)”라고 일컬은 데서부터 온 말이다. Columbus의 아메리카대륙 발견은 스페인 임금님이 특별히 계획 추진한 사업이고, 왕실 재산을 써가면서 밀고 나간 희귀한 사업이었다. 그래서 그 뜻을 기리기 위해 고대 이집트에서 특별 간선 도로라는 뜻으로 사용한 바 있는 “임금님의 도로”라는 말을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El Camino Real은 프란치스코 수도회 소속의 Junipero Serra라는 신부의 지도하에 닦은 도로인데, 당시에는 이 도로는 캘리포니아의 남북을 있는 유일한 간선 도로였다는 것이다. 현재 이 도로의 일부는 Federal Highway나 Interstate Highway에 편입이 되기도 하고, 일부는 State Highway에 편입이 되었지만 여러 군데에 Local 도로로도 존속하고 있다. El Camino Real을 일명 “선교 도로(California’s Mission Trail)” 라고도 한다.

1769년에 San Diego에 제1호 기지를 짓고, 이어 북쪽으로 오면서, 마차로 여행을 할 경우에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인 30마일 정도의 간격을 두고 20개의 기지를 더 지였다. 최후로 진 기지가 Sonoma에 위치한 Mission San Francisco Solano 성당인데 1823년에 준공을 하였으니 전장(全長)을 54년을 걸려서 닦은 셈이다.

스페인 왕실에서 이 고장에 미숀을 집중적으로 짓게 한 동기는, 이 고장의 원주민에게 선교를 할 목적도 있었지만 캘리포니아가 스페인 영토라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한 증표로 삼으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선교기지 제1호는 San Diego에 건립을 하였지만 제2호는 북부San Francisco County 에 San Francisco de Asis (Mission Delores라고도 함)라는 성당을 지어 일단 지리적으로 영역을 넓혀 놓고 후속 기지를 지어 나간 사실만 보아도 쉬이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