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마을의 삶으로 빠져들어
‘험볼트 카운티’ (Humbolt County) ★★★
70년대 영화를 연상케 하는 진지하고 우스운 드라마로 앙상블 캐스팅. UCLA 의대생인 피터는 자기 아버지이자 담당교수(피터 보그다노비치)로부터 중요한 시험에 F를 받자 홧김에 술집에 갔다가 자유혼을 지닌 젊은 보가트(페이루자 볼크)를 만나 하룻밤을 함께 보낸다.
자기 삶에 환멸을 느끼는 피터는 이튿날 보가트를 따라 그녀가 사는 캘리포니아 최북단 해안에 있는 험볼트 카운티로 간다.
이 동네는 대마초 재배지로 유명한 곳으로 보가트의 대마초 대가족은 도시 청년 피터를 반갑게 맞는다. 피터는 처음에 이 과격한 사람들의 삶에 저항을 하나 서서히 그들의 이상과 삶에 빨려 들어간다. 성인용. 일부 극장.
막스 오펄스의 명작 컬러로 복원
‘롤라 몬테스’ (Lola Montes)
프랑스의 명장 막스 오펄스의 마지막 영화로 1955년 작. 서커스의 세계와 추억의 로맨티시즘의 세계를 병행 묘사한 영화로 시네마스코프 화면 위에 채색되는 화려한 컬러와 물 흐르듯 하는 카메라 동작이 뛰어난 명화다. 세트와 의상도 눈부시다. 야할 정도로 요란한 색깔로 단장한 서커스의 프리마돈나 롤라(마르틴 카롤)와의 한 번 키스에 1달러를 지불하기 위해 남자들이 줄을 서 있다. 이어 링매스터(피터 유스티노프)가 서커스를 진행하면서 롤라의 과거 회상이 시작된다. 매 회상은 각기 다른 색깔로 묘사된다.
서커스 세계의 야함과 회상과 추억의 로맨티시즘 사이의 진동을 아름답게 묘사한 필견의 걸작으로 복원된 필름과 음향으로 재개봉된다. 로열(310-477-5581).
왕 카 와이의 철학적 무술영화
‘동서사독 리덕스’ (Ashes of Time: Redux) ★★★
1994년 베니스 영화제서 선을 보였던 왕 카 와이 감독의 말 많은 철학적 무술영화로 이번에 새로 복원돼 재상영된다. 음악과 메인 및 엔드 타이틀 장면의 컬러 등을 대폭 수정했으나 내용은 옛날 것과 대차 없다.
양조위와 매기 청 및 레슬리 청 등 올스타 캐스트가 나오는 장르를 무시한 작품으로 볼만한 것은 크리스토퍼 도일의 현란한 촬영. 얘기는 계절 변화에 따라 5부작 식으로 진행된다.
무대는 무술세계인 지앙후. 자기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배신당한 검객 우양 펭(레슬리 청)은 사막에서 혼자 산다. 그는 여기서 일종의 자객 에이전트 노릇을 하며 킬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객을 소개해 준다. R. 선셋5(323-848-3500), 이매진 아시안센터(213-617-1033),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등.
끈질긴 구애 끝내 먹혀들어
‘착한 딕’ (Good Dick)
혼란스런 마음을 지닌 고독한 여자(마리안 팔카-각본 겸 연출)와 뚝심 센 비디오가게 남자 종업원(제이슨 리터)간의 관계를 다룬 현대판 우화.
비디오가게 종업원은 집에서 두문불출하는 여자에게 줄기차게 구애하면서 이 여자를 집 밖으로 이끌어내는데 성공한다. 둘이 서로 점차 가까워지면서 남자의 낙천주의가 여자의 성에 대한 무관심을 녹여간다.
여자는 남자의 존재에 깊이 영향을 받으면서 마침내 자기 과거와 대결할 용기를 얻는다. 인간 상호관계의 복잡한 주고 받음과 그것 뒤에 잠복한 고통스런 동기들을 유머러스하고 속속들이 이해하면서 묘사한 우습고 로맨틱한 코미디. 관객의 예상을 뛰어 넘으며 얘기가 서술된다. 성인용. 16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그레고리 펙이 열연한 걸작
‘백경’ (Moby Dick·1956)
허만 멜빈의 성서적 의미를 지닌 대하 해양소설을 원작으로 존 휴스턴이 감독한 담대하고 휩쓸어 가는 듯한 힘을 지닌 걸작이다. 자기의 한쪽 다리를 절단시킨 거대한 흰색 고래를 찾아 바다를 신들린 사람처럼 헤매고 다니는 에이하브 선장으로 그레고리 펙이 열연한다.
백경을 추적하는 에이하브 및 선원들과 백경 간의 대결이 볼만하다. 특히 마지막에 에이하브가 백경 위에 뛰어 올라 작살을 고래의 몸에 꽂아대는 장면이 처절하다. 오손 웰스가 캐미오로 나온다.
‘지하 2만리서 온 괴수’
(The Beast from 20,000 Fathoms·1953)
원자탄 실험으로 오랜 잠에서 깨어난 거대한 괴수가 뉴욕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는다. 11일 하오 7시30분 이집션(6712 할리웃)서 동시상영.
2차대전 영국 구축함 배경
‘조국을 위하여’
(In Which We Serve·1942)
2차 대전 때 영국 구축함의 함장과 부하 해군들의 삶을 긴장감 가득하고 감동적이며 또 사실적으로 그린 뛰어난 작품으로 회상식으로 진행된다.
영화의 각본을 쓰고 출연하고 또 데이빗 린(그의 감독 데뷔작)과 공동으로 영화를 연출한 노엘 카워드가 오스카 특별상을 받았다. 함상의 일상과 함께 뭍에 남은 사람들의 모습도 생생하게 묘사된다. 존 밀스, 실리아 존슨, 리처드 아텐보로, 마이클 와일딩, 버나드 마일스 공연.
‘이 행복한 무리들’
(This Happy Breed·1944)
1919년과 1939년 사이의 런던의 교외에 사는 한 중하층 가정의 다툼과 잡다한 일상이 아기자기하고 위트 있게 그려졌다. 훌륭한 영화로 로버트 뉴턴, 존 밀스, 실리아 존슨 공연. 데이빗 린 감독. 10일 하오 7시30분 해머뮤지엄 내 빌리 와일더 극장(윌셔+웨스트우드) 동시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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