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연방 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7일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켜 놓은 TV에 이날 실물경제협회 모임에서 연설을 하는 그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내년에는 경기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경기전망 악화를 이유로 7일 연방기금금리 인하 가능성을 전격 시사했다. 버냉키 의장은 현재 상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구제금융을 펼치는 등 적절한 조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실물경제협회에서 인플레의 위협은 줄었지만 경기침체로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버냉키 의장의 전망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으며 뉴욕증시는 연일 요동치면서 다우가 9,500포인트까지 무너졌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이제 미국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급기야 FRB는 기업대출 시장의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어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기업에 자금을 대출하기에 이르렀다.
다우 9,500도 붕괴
유동성 공급, 금리인하 가능성 등 금융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전방위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7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가 전날에 이어 또다시 500포인트 이상 폭락해 9,500선도 무너진 것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확산되는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다우 지수는 전날대비 508.39포인트 급락한 9,447.11에 거래를 마감,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지난 5일간 1,400포인트 폭락했다.
S&P 500지수도 60.66포인트 떨어진 996.23을 기록해 2003년 9월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1,000선이 무너졌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08.08포인트 떨어진 1,754.88을 기록했다.
주가는 개장 초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움직임과 함께 연방 준비제도이사회가 자금시장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 어음을 매입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다우 지수는 1만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손실 만회를 위해 100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발행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기관들의 손실과 자금부족에 대한 우려가 또다시 확산되면서 낙폭이 급격히 확대됐다.
벤 버냉키 연방 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현재의 금리정책이 적절한지를 검토해 봐야 한다며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으나 시장의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되돌려 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금융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녹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주가는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FRB, 기업어음 직접 매입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7일 단기 기업대출 시장의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기업에 자금을 대출키로 했다.
FRB는 지금까지 시중은행 등 일반 금융기관에 한해서만 유동성을 지원해 왔으나 기업을 상대로 CP 매입 방식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는 경우는 사상 처음이다.
이는 미국 내 단기자금 시장 상황이 그만큼 심각한 정도로 위기에 처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FRB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재무부의 승인을 얻어 CP 매입을 전문으로 하는 특수목적회사(SPV)를 통해 3개월물 무담보 CP를 매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재원은 재무부가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예치하는 자금으로 조달될 예정인데, 정확한 기금의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CP 매입 방식은 재무부의 재원으로 설립된 SPV가 CP를 매입하면 FRB는 해당 CP를 보증으로 삼아 SPV에 자금을 대출, 기업에 자금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해당 CP를 발행한 기업이 파산할 경우 SPV가 손실을 전부 떠안는 구조여서, FRB에 직접적으로 피해가 가지는 않는다.
버냉키 금리인하 시사
벤 버냉키 연방 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7일 현재의 금리정책이 적절한지 여부를 검토해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정책금리의 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버냉키 의장은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의 경기부진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전국 실물경제협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미 성장률 전망이 더 나빠졌고 성장세의 하강 위험이 커졌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준비제도이사회는 지금의 통화정책이 적절한 것인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의 금융위기가 경기상황을 어둡게 했으며 고통을 더욱 연장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원유와 다른 상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러한 발언은 오는 28~29일로 예정된 연방 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조정 회의 때, 혹은 그보다 앞서 정책금리를 인하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 버냉키 의장을 포함해 준비제도이사회 주요 인사들은 정책금리 인하가 경제 활동을 호전시키는데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이날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현재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금융 시스템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위기 타개를 위해 취해지고 있는 조치들로 인해 결국에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