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내 한인 우량기업에도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등을 비롯한 업무혁신 시스템의 도입이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에 사내에 제대로 된 규정집이나 매뉴얼조차 갖추지 못한 기업들도 많이 있음을 접하게 된다.

많은 기업이 문제가 발생하면, 매뉴얼을 찾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찾아야 하고, 그나마 그 사람도 모르거나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럼으로써 낭비되는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기업을 혁신시키는 힘은 회계, 재무, 인사 등의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이 아니라, 시스템을 이룰 수 있는 룰과 규정, 그리고 매뉴얼에 대한 전 임직원의 숙지와 이해가 필요하며, 이러한 기본 포맷이 형성되어야 신속하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업무 효율의 향상을 꾀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사내 업무규정집, 즉 employee handbook을 갖춘다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의 규정과 매뉴얼 등은 업무에 대한 빠른 의사 결정과 업무 프로세스의 원칙을 정해줄 뿐만 아니라 업무의 진행에 있어서 돌발 상황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정확한 규정과 매뉴얼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직원의 업무 능력을 상향 평준화시켜 주고 기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빨리 알게 해주며, 창조적인 인재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회사의 규정집, 즉 employee handbook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야 할까? employee handbook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은 방대하고 개별기업의 상황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 따라서 지면을 통해 이를 모두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다만 전체적인 구성과 일반적으로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Employee handbook의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는데 introduction 부분과 company policies 부분, 그리고 compensation과 employment benefits 부분이다. 우선 introduction 부분에서는 기업의 개요와 연혁, 그리고 기업의 mission statement 등을 설명한다. 또한 비즈니스 목적과 목표도 정의한다.

Company policies 부분은 다시 기본규정(standard policies)과 일반규정(general policies)으로 나눠지는데 특히 중요한 부분은 기본규정으로 여기에는 at will employment, equal employment opportunity policy, sexual harassment, 그 외 약물과 음주 등을 포함한 criminal conviction, 이민법 관련조항 등을 반드시 포함한다. 이 부분들은 추후 기업과 종사자 간에 야기될 수 있는 법적 문제의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employee handbook을 통해 명확히 규정되어야 하고 그 내용이 법적으로 정당해야 한다.

일반규정에서는 회사 내 업무수행에 필요한 모든 규정을 정의하게 되는데 예를 들면 사내 출퇴근, 오버타임 규정부터 근무시간, 수습기간, 휴일규정, dress code, 비용정산방법, 인사/평가방안, 사내 보안사항 등 사내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 가능한 자세하고 꼼꼼히 정의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 compensation 및 benefits 부분은 직원의 임금과 혜택에 대한 내용을 정의한 부분으로 compensation과 관련하여 payroll 방법 및 주기, 보너스 구조, 프로모션 정책 등을 설명하고, benefits 부분에서는 베니핏 자격, 휴가 규정, 의료보험, 40(k) 등의 연금제도, 스톡옵션, 학자금 지원규정 등에 대한 설명이 주로 들어 있다.

또한 처음이나 마지막 부분에 ‘I Agree Form’을 마련하여 새로운 직원이 채용되는 경우에 employee handbook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인정한다는 사인을 받아둘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작성된 employee handbook은 기업의 고문 변호사에게 의뢰하여 법률적 내용에 대해 조언을 얻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완성된 employment handbook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관리되어야 하는데 사내 인트라넷에 내용을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employment handbook의 개정은 상황에 따라 수시로 이루어지지만 큰 기업에서는 매년 개정판을 내기도 한다.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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