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달러의 구제금융안 의회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30일 뉴욕증시는 하루만에 폭등했다. 이날 맨하탄 타임스퀘어를 지나는 행인들이 유리창 너머로 나스닥 시장의 주식 현황을 지켜보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데...연말장사 어떡해 한숨
환율 1207원 폭등...지상사.유학생들 ‘죽을 맛’
‘월 스트릿(Wall Street)이 메인 스트릿(Main Street)이다.’
이번 금융 위기가 단순히 월 스트릿의 투자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과 세계의 실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다. 한인들도 이번 금융위기의 여파가 한인과 밀접한 소매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환율과 주택시장, 금, 개인 자산 관리 등도 한인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사태가 한인경제에 미치는 파장과 대책 등을 긴급히 진단해본다.
■ 소매 매출
한인 비즈니스들은 이번 금융위기로 또다시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것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소매 경기 매출이 저조한 상황에서 이번 금융위기는 ‘기름을 부운 격’이라는 것이 한인 비즈니스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맨하탄 라파옛 스트릿에서 델리를 운영하는 데니스 정씨는 “경제나 회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지출이 늘어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벌써부터 비즈니스 매출이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인 잡화 및 도매업계들은 소비 위축으로 연말 대목까지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뉴욕한인경영인협회 전광철 회장은 “겨울용 제품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이처럼 대형 사건이 터져 당황스럽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구제 금융 등이 성사돼야 할 것”이라
고 말했다.다행스러운 점은 미국의 소비심리가 유가 하락에 힘입어 3개월 연속 개선된 것이다.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30일 9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의 58.5에서 59.8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향후 6개월동안의 경제상황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기대지수도 전월의 54.1에서 60.5로 상승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수치가 최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금융위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환율 비상
갑작스럽게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면서 한인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구제금융안이 부결된 29일 4년9개월만에 최고인 달러 당 1,192원을 기록했으며 30일에는 달러 당 1,207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환율이 뛰기 시작하면 한국에서 미국으로 송금하는 사람이나 관광객들이 큰 부담을 안게 된다. 부동산 구입 등 한국 투자도 주춤한 상태이다.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 위기 이후 전반적인 비즈니스 거래가 줄어드는 분위기”라며 “이번 주들어 한국에서 오는 개인 및 비즈니스 송금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무역업계에서는 한국제품 가격이 떨어지는 등 환율에 따른 이익을 기대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로 인한 전반적인 매출 부진을 감안하면 좋아할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다.또 환율이 월스트릿발 금융위기에 따라 급락과 폭등을 거듭하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뉴욕한인경제인협회 정재건 회장은 “상품 주문을 할 때 보통 시즌보다 3-6개월 정도 앞서 주문하고 생산해야 하는데, 요즘처럼 환율이 불안정하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며 말했다
한편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올 상반기 평균 965원에서 3분기에는 평균 1,065원으로 100원이나 껑충 뛰었다.
■ 금값이 금값이네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에 대한 선호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사겠다는 사람은 많고 파는 사람이 적으니 가격은 자연스레 치솟았다. 주식시장이 폭락한 29일 뉴욕 선물시장에서 12월 인도분 금 값은 지난 주 종가보다 5.90달러 오른 온스당 894.4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한인 소매업계 입장에서는 금값이 널뛰기를 하듯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혼란을 주고 있다.
지난 9월11일 온스당 740달러까지 떨어졌던 금값이 보름만에 900달러를 넘어서고, 하루에도 온스 당 20-30달러 이상 가격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절적으로 귀금속 관련 비즈니스가 어려운 시기여서 전반적인 매출도 뚝 떨어진 상태여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동부한인귀금속보석협회 장봉천 회장은 “연말 할러데이 샤핑시즌에 대비, 제품을 구입해야 할 때인데, 요즘처럼 금 가격이 들쭉날쭉하면 구매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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