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경제가 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개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2006년까지 부동산경기 호황으로 순항하던 미 경제가 지금은 월스트릿발 금융위기로 국민의 세금으로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있다.
지난해 3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부동산담보대출)사태의 촉발로 어바인에 본사가 있는 뉴센추리 파이낸셜 융자회사가 파산하고 8월 칼라바사스에 본사가 있는 미 최대의 융자회사 컨트리와이드가 유동성위기로 파산위기에 놓일때까지만 해도 서브프라임사태로 야기된 부동산 부실대출 문제가 미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엄청난 사태로까지 발전할 줄은 미처 예상을 못했다.
그러나 올들어 계속된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금융위기로 지난 3월 베어스턴스가 모건스탠리에 인수되고 7월에는 인디맥은행이 파산했으며 9월초 급기야 양대 모기지업체인 패니매와 프래디맥이 국유화되기에 이르렀다.
지난 15일 158년 전통의 리먼브러더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메릴린치는 속전속결로 회사를 뱅크오브아메리카에 팔아치우는 가 하면 17일 대형보험사 AIG가 다우지수에서 퇴출된 것은 물론 정부로부터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로 전락했다. 연방정부는 전례없는 위기를 맞아 쓸 수 있는 카드는 총동원한 가운데 구제금융을 위해 올해 투입하겠다고 밝힌 공적자금액수가 무려 1조8,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른 바 월스트릿발 금융위기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이 현재 패닉상태에 빠졌다. 주택가격하락, 서브프라임 모기지부실, 헤지펀드 도산, 국책모기지회사 위기, 대형금융기관 몰락으로 이어진 월스트릿의 붕괴과정은 경제전문가들조차도 예측못한 비극이었다.
월스트릿을 강타한 금융위기의 본질과 원인을 규명하는 기사와 칼럼이 연일 미 주류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금융위기는 주택시장 침체와 과도한 부채가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즉 주택시장이 호황일때는 빚을 내서 집을 사도 주택가격이 올라 문제가 없었지만 가격이 떨어지면서 담보가 부실해졌고 돈을 마구 빌려준 금융기관들도 부실도 내몰리게됐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기의 본질은 너무 ‘욕심을 부린 것에 대한 대가(The Price of Greed)’를 치르는 것이라고 하는 편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 한인들도 0% 다운으로 주택을 매입해 가격이 폭등하면 팔아서 매매차익을 챙기던 것이 지난해까지도 비일비재했다. 바이어에 대한 서류심사도 없이 융자업체들은 융자상품을 남발했고 형편에 맞지않는 주택구입을 부추겼다. 월스트릿의 투자은행들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물론 왠만한 경제전문가도 잘 이해하기힘든 무수한 파생금융상품을 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겼으며 정부당국은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
개인이든 정부든 수입에 비해서 과도한 지출을 하면 파산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번 금융위기를 해결하기위해 국민의 납세로 공적자금을 투입하는데 따른 국민들의 반발도 우려된다. 우리 생애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엄청난 금융악재들을 빠른 시간안에 다 겪다보니까 미국경제가 과연 이 난국을 잘 극복할 수 있을 까하는 의구심을 갖게되는 것이 일반 국민들의 정서일 것이다. 은퇴를 앞둔 노인들이 부동산값이 폭락하고 주가도 떨어져 은퇴를 미루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주식에 투자했거나 401k등에 가입해있는 한인들도 크게 준 투자명세서를 보며 허탈해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기위해서는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반등세를 타야한다고 지적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럴 기미가 보이지않으니 답답하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연방의회가 7,000억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을 담은 구제금융법안의 주요내용에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다는 소식은 희망적이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것이 경제순환원리다. 대공황을 비롯해, 최근들어 닷컴붕괴등 엄청난 금융 위기를 잘 극복했던 미국이 이번에 월스트릿발 금융 위기를 잘 극복하고 경제를 본궤도에 올려놓기를 국민들은 간절히 원하고 있다.
박흥 부국장 겸 경제 1부장
peterpa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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