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
넓은 시야, 넓은 마음 중요
지난주에는 선교지에서 만난 인도 출신 가족과 함께 한 대학 캠퍼스를 다녀왔다.
5년 전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열심히 일하고 공부했지만 워낙 문화와 언어의 차이와 경제수준의 차이가 커서 노력한 것에 비해 선택의 여지가 얼마 주어지지 않은 것 같았다. 식생활의 습관도 워낙 달랐기에 5년이 지났는데도 캠퍼스 근처에 있는 먹거리는 먹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언어도 요즘 인도가 한국보다 급속도로 전진해 나가는 것이 영어가 공식 언어이어서보다 빨리 세계시장의 변화에 반응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그 나라는 알파벳은 물론 숫자도 자체 고유의 숫자가 있고 달력도 서양력과 아주 다른 고유의 것이 있어서 생일 한번 물어봐도 한참 계산을 한 다음에나 답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것은 5년 전 부인이 오자마자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갔더니 결핵 초기라고 해서 속성으로 메디칼 보험을 신청하게 되었는데, 가계수입을 기재하는 난에 와서 남편이 좀 수입이 너무 많았다고 난감해 했다. 그래서 얼마나 되는데 그러냐고 물었더니 한참 손가락을 이리저리 꼬부리고 펴면서 계산을 한 다음 900달러나 되었다고 한다.
고급 공직자로서 직장에서 받는 여러 가지 혜택, 즉 일년에 한번 받는 이탈리아산 구두와 새 양복정장 등을 다 합치면 1,000달러도 넘을 것이라고 했다. 과연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데 놀랍다 했는데, 알고 보니 매월 수입이 아니라 연수입이 그렇다고 해서 겨우 웃음을 참은 기억이 났다.
그런데 기숙사에 도착해서 놀란 것은 백인들이 얼마 보이지 않는 것이다. UCLA나 UC어바인 등에서는 그렇다고 들었지만 여기까지 그럴 줄을 몰랐다. 성경 열왕기상에 보면 솔로몬이 성전을 지으면서 주위 인변국가에서 기자재나 숙련공들을 조달한 것을 보는데, 특히 주조물 기술자는 이스라엘 여자와 두로 남자 사이에 태어난 사람 ‘히람’이라는 기술자를 스카웃해 오는 장면이 나온다(열왕기상 7장13-14절). 유대인들을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도 십계명 중 두 번째 계명, 즉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을 만들어 그 앞에 엎드리지 말라는 계명 때문에 조각에서는 명성을 떨치는 사람이 없다고 하더니, 그 옛날에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그래서 히람이라는 사람을 이웃나라 두로에서 데려다가 용역을 시킨 것을 본다.
지금 미국이 세계 최고규모의 경제를 이끌어나가는데 본토 사람들이 힘든 일은 안 하려고 하니까 이렇게 외국 사람들이 들어와 미국이라는 나라에 접목되어서 일을 대신 해주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열어준 틈을 타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소수민족의 한 사람으로서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은 이것이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무슨 방법을 통해서라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덕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더욱 더 겸손히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정진을 해야 되겠다.
이번 캠퍼스 방문을 통해 원하는 대학을 선정할 때 랭킹만 보고 정할 것이 아닌 것을 절실히 느꼈다.
같은 수준의 학교를 여럿 다녀왔지만 이곳은 또 이곳대로 특위한 분위기가 넘치는 것을 보았다. 개인의 선호에 따라 좋아할 학생도 있을 것이요, 또 전혀 적응하기에 힘들어 할 학생들도 있을 것 같다. 미국에서는 한국처럼 문교부의 심한 규제에 제약을 받지 않고 각자 특성을 살려서 세워진 대학들이 많다. 일찍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자녀들과 함께 방문해서 자녀들에게 꼭 맞는 대학을 고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이 아이처럼 그 날이 처음이 되지 말고.
또 45년 전만 해도 가난한 나라 한국에서 유학 와서 접시닦이까지 하면서 어렵게 공부한 것이 어제 같은데 요즘은 올림픽 7위, 또 세계 경제규모 13위의 한국이 되었다. 이곳에 이민 온 가족들도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 시대는 조금도 방심할 수없는 격렬한 생존경쟁의 시대인 것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는데 예전에 즐겨 먹던 음식들도 지금은 전혀 달라져 있는 것을 보고, 옛날에 각광받던 직업도 지금은 아주 없어진 직업도 너무나 많은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옛날에 밤에 IBM 카드 펀치해서 생계를 유지한 이민자들도 많았던 것을 기억하는가! 그리고 미국 마켓에 갈 때마다 ‘처커덕’ ‘척커덕’ 소리를 내면서 물건 값을 계산해 주는 수동 계산기를 신기하게 보았던 시절이 있었던 것을 아는가! 지금은 다 레이저로, 아니 일부 지역에서는 상품마다 내장돼 있는 자기 코드와 똑같이 몸에 지닌 자기 코드의 만남으로 자동 정산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재계의 판도만 해도 그렇다.
제일 멋있던 PANAM이나 TWA, Eastern, 또 LA와 샌프란시스코를 왕복 25달러에 해주던 PSA라는 항공사는 이미 자취를 감추었다. 근자에 4위였던 리먼브라더스도 도산으로 재산보호 신청 중에 계류되어 있다. 한때 컴퓨터의 등장으로 사향길이라고 생각했던 전공이 있다. 그러나 오히려 IT 산업의 발달로 소형화의 추세에 재료공학이나 기계과(mechanical engineering)가 수요를 더하고 있다.
그 산속에 갇힌 나라에서 온 아이들같이 우리 자녀들도 고립의 올무를 채우지 말고 보다 열린 마음으로 아이들의 독립심과 창의력을 마음껏 키워주어서 우리의 자녀들이 넓은 시야와 마음으로 급변하는 세계에 잘 적응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 부모의 의무요, 그들의 생존의 필수조건일 것이다.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213)210-3466, johnsgwhang@yahoo.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