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은 초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의심이 갈 경우 조기에 전문가와 상담한 뒤 치료에 들어가면 상당한 효과를 얻게 된다.

자폐장애 아이 어떻게 대처할까

발달장애의 대표적인 장애인 자폐장애(autistic disorder)는 발병률이 250명당 한 명일 정도로 높다. 특히 어린아이에게서 이를 발견했을 때 적절한 치료가 이행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역으로 2~3세부터 본격적인 치료를 받으면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자폐장애의 진단, 치료, 교육, 성장과정 전반에 걸친 여러 가지 이슈를 점검해 본다.

말 안하고 눈 마주치기 싫어하는 등 증세땐
전문가 찾아가 정밀 검사·진단 받아야
교육구서 고등학교까지 특수교육 제공

■ 자폐장애의 진단
자폐장애의 진단은 두 살을 전후해서 드러나는 행동기능을 근거로 하며, 부모 인터뷰, 아동 행동의 직접적인 관찰, 그리고 인지행동 테스트 등을 종합하여 진단이 이루어진다.
전문가에게 진단을 의뢰해 올 무렵에는 가정이나 유아원 등 단체생활에서 3가지 분야 기능발달과정, 즉 ▲인간관계에서의 상호 교류기능 미발달 ▲언어기능의 미발달 ▲상동증으로 불리는 무의미하고 비생산적인 반복 행동 또는 행동범주의 한정성 등에서 발견된다.
반면, 부모가 먼저 발견하는 경우의 예를 보면 “아이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말보다는 행동(냉장고로 끌고 가기 등)으로 원하는 것을 표현한다” “이상한 물건(장난감이 아닌 줄이나 책갈피 등)을 가지고 혼자 논다” “물건의 특정한 부분에만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다” 등이다.
미국 신경정신과 진단기준(DSM-IV)에 따르면 아래 세 가지 부분에서 최소 6가지가 해당하는 경우에 자폐장애로 진단을 내리게 된다.

1. 인간관계 및 상호교류(두 가지 이상)
□ 일상적인 대인관계나 사회행동에서 눈 마주치기, 얼굴 표정, 몸동작, 그리고 제스처 등이 부적절하거나 결여되어 있다.
□ 성장기 아동들에게 흔한 친구 사귐이 없다.
□ 성취감, 흥밋거리, 기쁨, 슬픔 등 자신의 감정변화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기능이 없거나 부족하다.
□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거나 공유하는 기능이 결여되어 있다.

2. 언어 및 의사소통 기능(한 가지 이상)
□ 표현 언어의 발달이 없거나 발달이 부진하며 언어기능의 부족을 다른 수단으로 대치하고자 시도하지 않는다.
□ 표현 언어는 있지만 대화 능력이 없다.
□ 반복적, 기계적, 의미 없는 언어나 소리를 낸다.
□ 연령에 적절한 놀이, 자발적 놀이, 모방행동이 없다.

3. 반복행동 또는 한정적 행동범주(한 가지 이상)
□ 반복적이고 목적 없는 비생산적인 동일한 행동을 보인다.
□ 신체 일정부위의 반복적인 움직임(손을 뒤집거나 손가락을 묘한 모양으로 만들기 등) 을 한다.
□ 물건이나 사물의 일정한 부위나 부분에 집착적으로 주시하거나 관찰한다.

■ 치료법 및 주요 서비스 프로그램
1. 의학적 치료법
지난 90년대 후반 미국 내 거의 모든 자폐아 가정들이 소아과 앞에서 장사진을 치고 몇 시간씩 줄을 서가면서 자녀들에게 맞힌 시크리틴(secretin) 호르몬 주사치료는 ‘효과 없음’으로 판명 났다.
2000년 들어서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옥시토신(oxytocin)이 자폐행동을 개선하는데 효력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부모들이 또 흥분하여서 몰려가는 현상을 보이다 지금 잠시 주춤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유제품과 밀 등에 함유된 엑소핀(exorphin)이라는 펩타이드가 자폐아의 소변에 다량 검출된다는 것에 착안해 엑소핀 펩타이드를 분해하는 식이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 로바스 응용행동 치료법
발달장애 교육의 추세는 조기에 진단하여서 조기에 치료하는 ‘early intervention’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로바스 방법’으로 더 잘 알려진 응용행동 치료법은 UCLA의 이바 로바스 교수가 1970년대부터 LA 인근 각 리저널 센터에서 의뢰되어 온 아동들을 상대로 ‘discrete trial’이라는 행동 치료법으로 주 7일, 하루 6시간 이상의 강도 높은 1:1 치료를 시작한 것으로, 정상적 발달과정에서 스스로 습득하지 못하는 행동 및 언어기능을 일일이 훈련으로 일깨워주는 반복적 행동치료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3. 자폐장애아 정규교육 서비스
로바스 프로그램처럼 집중적이고 강도 높은 행동치료로 많은 인력투자와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 일반가정에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일반적으로 발달장애 교육은 3세까지는 각 리저널 센터의 서비스에 의존하며, 3세 이후에는 학교 당국의 Individualized Education Plan(IEP)을 통한 해당 교육구의 정규 특수교육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내의 여러 가지 봉사단체나 기관을 통한 서비스, 그리고 가정에서 시행이 가능한 홈베이스 행동 프로그램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리저널 센터는 연방 및 주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자폐장애를 비롯한 여러 장애인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단 자폐장애가 의심스러우면 각 지역의 리저널 센터로 연락해 진단을 요청할 수 있다.
서비스 코디네이터와 부모가 장애의 정도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상의하여서 결정하게 된다. 이때 자녀에게 필요한 부분을 명확하게 숙지하여서 그것이 관철될 수 있도록 하는 준비가 필요하며 경험자나 전문가와 상담으로 사전지식을 습득해 두면 도움이 되겠다.
세 살부터는 해당 교육구의 정규교육 서비스를 통한 직접적인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학교 당국과의 IEP 미팅을 통하여서 자녀의 교육에 필요한 여러 가지 서비스가 결정되게 되는데, 리저널 센터와 마찬가지로 교육구와 때로는 장시간에 걸친 협상을 통하여서 필요한 서비스를 얻어내야 한다.

4. 홈베이스 행동수정 프로그램
‘로바스 방법’과 같은 치료방식을 가정에 그대로 도입하여서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홈베이스 행동수정 프로그램의 운영이 가능하다. 이때 부모가 주체가 되어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며 리저널 센터, 전문 치료사, 그리고 커뮤니티 내의 봉사기관이나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얻어 체계적인 행동수정 교육을 자녀에게 제공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짜임새 있는 홈베이스 프로그램은 ‘로바스 방법’ 못지않은 효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전문치료사에 의한 행동치료
발달장애의 행동치료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현재 나와 있으며, 치료사의 교육 및 임상경험 배경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나는 치료 접근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장 실질적인 효력을 나타낼 수 있는 치료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