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통령 선거는 사실 누가 당선되어도 괜찮을 정도로 지난 30년 대선 중 가장 후보들의 자질이 무난하다. 그런데 오늘은 경제문제로 후보들을 한번 보고자 한다. 먼저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둘게 있다. 투표를 하는 다수의 유권자들은 경제문제에 정통하지가 못하다. 그래서 다수의 유권자들은 경제가 좋으면 집권당을 찍을 확률이 높다. 경제가 좋지 않으면 “바꿔”란 얘기가 힘을 얻는다.
그동안 미국 경제는 장기간 낮은 인플레에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러다가 연방준비은행의 지나치게 낮은 이자율을 오래 유지하는 정책이 계속되면서 신용 남발이 서브프라임을 포함한 주택경기 하강을 결국 가져오고 신용경색이 오면서 그동안의 과열이 식는 경제의 교정이 시작된 것이 지금 우리가 보는 상황이다.
(1) 그런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시끄럽게 얘기한 경기 하강은 실제는 좀 다르다. 온 세계가 불경기에 시달리지만 사실 자세히 보자. 8월28일 상무부의 수정된 경제 분석에 따르면 2·4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이 먼저 발표한 1.9%가 아니라 3.3%였다. 미국 경제의 장기 평균 성장률은 3.1%다. 지난 분기 미국 경제는 아주 건강한 성장률을 보였다는 얘기다.
민주당에서 떠드는 것처럼 경제는 그런 총체적 위기에까지 오지는 않았고, 그들은 실망하겠지만 가까운 장래에 (선거 전에) 그런 정도의 위기가 올 것 같지가 않다. 주택경기는 아시다시피 말이 아니지만 다른 경제부문은 나쁘지가 않다. 소비자 경기는 작은 율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고, 수출산업은 실제 호황이다. 인플레 조정된 GDP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조세를 포함한 거시적 경제정책과 글로벌 무역, 에너지 개발 방향을 정하는 것 빼고 사실 지금 미국 대통령이 경제에 미칠 영향은 별로 없다. 금융정책은 대통령이 아니라 연방준비은행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에서 얘기하는 경제 정책들 중 조세문제에서는 자본시장 수익과 개인 소득세를 올린다는 것이다. 경제 이론 어디에도 세금 올려서 경제가 성장하는 곳은 없다. 세금이란 근본철학이 이것이다: 개인들아, 너희들이 쓰는 것보다 연방정부에서 너희들 돈을 대신 써주면 더 효과적이지 않느냐.
관료사회의 비능률과 부패, 안이함을 잘 아는 이들은 정부에서 개인들이 소비하는 것보다 더 돈을 유용하게 쓴다는 논리를 거부한다. 그리고 글로벌 자유무역은 어떤 경우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한국 등 나라들과의 자유무역협정은 모든 나라에게 도움이 된다. 단지 노조들만 반대하고 있을 뿐이다. 노조의 입김이 큰 민주당에서 나온 후보는 한국 등과의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고 그 조약 비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에너지 문제 대처방법도 그렇다. 연안 근해 유전개발도 못하도록 지금 의회에서 붙잡아 놓고 있는 민주당 의회 지도부는 대체에너지 얘기도 너무나 안이한 수준에서 하고 있다. 지금 금방 할 수 있는 정책들도 사보타지 하고 있는 그들이 어떻게 에너지 개발에 관심이나 있는지 궁금하다. 석유회사 욕이나 하며 대중들의 인기에 영합하려는 그들. 귀엽지는 않지만 지금 에너지 문제에서 석유회사들이 점하는 분량이란 얼마 되지 않는다. 원망할 상대. 희생시킬 제물을 만드는 건 편하다. 그러나 그런 걸로는 근본문제 해결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수민족과 약자 편이라고 민주당을 선호하시는 미주 한인들이 많다. 사실 필자도 그런 사회적인 민주철학을 믿고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등록된 민주당원으로 있다. 그러나 꿈과 현실은 다르다.
한번 살펴보자. 민주당 안에서 흑인과 히스패닉을 빼고 소수민족들 중 우리 한인들이 얼마나 세력을 가지고 있는가. 우리 한인들의 근면, 성실을 바탕으로 한 인생철학과 민주당의 “돈 있는 이들에게서 돈 거둬 약자에게 주자”는 무책임한 조세와 사회정책은 우리 고유의 정신과 맞지를 않는다. 공화당 하자는 얘기가 아니라 정신 차리고 투표하자는 얘기다.
경제 문제가 어려우면 그 해결을 해야지 “무조건 바꿔”라는 마음은 너무나 나이브하다. 잘못 하다가는 도로 경제를 정말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바꾼다는 것은 제대로 바꿔야지, 무턱대고 바꾸었다가는 우리 한국에서 본 것처럼 비싼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한국의 학습효과도 생각하면서 정신 바짝 차리고 대통령다운 이를 찾아 투표하셨으면 한다.
이종열
페이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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