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지 2008년 8·9월호 에 실린 ‘카운슬 온 포린 릴레이션’(Council On Foreign Relations)에서 그리스 태생으로 예일대와 하바드대를 거쳐 AU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은 미국의 정치평론가이며 워싱턴 포스트 논설위원인 로버트 케이간은 브라운대를 거쳐 프린스턴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유엔 대사를 역임한 리처드 홀부르크와 함께 현 공화당 부시 정부의 해외정책을 분석하며 차기 미국 대통령의 막중한 과제를 심각히 논의한 바 있다.
홀부르크는 미국의 외교정책에 근본적인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는가 하면, 케이간 논설위원은 현 부시 행정부의 실책을 인정하면서도 일부분에 한해서는 전임자의 외교정책을 당분간은 답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중에도 특히 현 부시 행정부의 대 중국 외교정책의 기수로 널리 알려진 재무장관 헨리 펄슨(Henry M. Paulson Jr.)을 좋은 예로 들고 있다.
보통 다른 국가들이 현재 추구하고 있는 것과 같이 미국도 복잡다단한 현 세계정세 하에서 자체의 가치관을 추구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조금도 잘못된 정책이 아니다. 그 가치관의 추구란 다시 말해서 ‘실질적인 윌슨이어니즘’(realistic Wilsonianism)으로서, 이 원리는 군사적인 개입은 언제나 다른 모든 수단과 방법을 사용한 후 그래도 해결할 수 없을 때 한해서만 행사해야 한다는 것을 기본 원리로 삼고 있다.
방대한 미국의 현재 국방예산은 전 세계 다른 국가들의 국방예산을 합친 액수를 훨씬 초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라크 전쟁에서 경험하고 있다시피 그 막강한 군사력에도 효율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은 세계 다른 국가들이 어떻게 발전해나가고 있는가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아울러 최선의 방법은 항상 행동으로 모범을 스스로 보여주는 일이며 따라서 교육의 증진, 나아가서는 경제적인 지원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이상은 23세 약관에 일찍이 코넬 대학을 거쳐 하바드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은 시카고 태생 천재 교수 요시히로 후란시스 후쿠야마의 ‘십자로에 선 미국: 데모크라시, 파워 앤드 네오 콘서버티브 레가시’(America at the Crossroads: Democracy, Power, and the Neoconservative Legacy-2006)에 실린 내용의 일부다. ‘십자로에 선 아메리카’는 세계 총 65억2,500여만 명의 인구가 268개국에 산재해 살고 있는 오늘의 이 세계가 십자로에 서있다는 사실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때 차기 미국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중차대한 책임을 양어깨에 질머지게 되었다고 본다.
특히 현 재무장관 헨리 펄슨은 포린 어페어 최근 2008년 9·10월호에 미국과 중국의 우호적인 관계 수립을 위한 전략적인 경제 추구란 제목으로 차기 집권자의 임무 중 가장 큰 과업은 글로벌 파워로 급부상하는 중국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라는 과제라고 역설하면서, 일부에서는 중국의 성장은 위협이라고 보는 반면 또 한 층에서는 중국의 성장이야말로 미국의 경제 부흥의 좋은 기회라고 낙관하는 쪽도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나 자신도 헨리 펄슨 장관 같이 낙관할 수 있다고 본다.
그들이 특히 공자의 이념을 국시로 하고 백성의 ‘신망’ 을 최고의 이상으로 정하고 올림픽의 여력으로 일로 매진하겠다는 각오는 자유 민주주의 개념과도 일치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리처드 홀부르크 논설위원은 차기 대통령이란 연제 하에 같은 포린 어페어스 지 9·10월 호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되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험난한 세계가 앞에 놓여 있다고 역설하면서 해외문제에 못지않게 국내 경제문제도 만만치 않다고 재차 강조하는 가운데 차기 대통령은 가급적 속히 자신의 정치 강령을 만천하에 공개함으로써 자신 있게 미국은 물론 전 자유세계를 영도해나가야 한다고 결론을 맺었다.
“신이여, 당신입니까? 이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일찍이 1875년 프라하에서 태어난 체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읊은 시의 일부다. 차기 미국 대통령이 이처럼 ‘십자로에 선 미국’, 더 나아가서는 십자로에 선 전 세계의 급격히 변천하는 다양한 문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릴케처럼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신이여, 당신입니까? 라고 울부짖기까지 인류사회 정의와 ‘신’의 사랑에 차고 넘치는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 되어 줬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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