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검진 한번 안받고(32%) 진료 한번 안받는(17%) 이민자 수두룩
노동, 돈 덜 받고 힘 더 드는 기피직종 압도적…수년 지나도 임금편차.
◆이민자들과 건강
▶이민자들, 건강보험 가입율 낮아 = 미국 전체적으로는 성인 이민자들의 66%가 건강보험에 가입해 있다. 미국태생 성인들의 건강보험 가입율 87%에 비해 21%포인트 낮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그 격차는 72% 대 89%로 좁혀진다. 그러나 최대도시 LA를 포함한 LA 카운티에서는 59% 대 83%로 전국평균치보다 큰 격차를 보인다.
보험료 부담주체에서도 이민자들과 토박이들 사이에 차이가 크다. 물론 이는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이민자들이 자의든 타의든 건강보험을 커버해주지 않는 업소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전국적 통계에 따르면, 이민자들 가운데 고용주가 건강보험을 커버해주는 비율은 43%, 퍼블릭 보험 가입율은 10%다. 미국태생 미국인들(60%, 13%)의 경우보다 각각 17%포인트, 3%포인트 낮다. 퍼블릭 보험은 일종의 공공부조 보험으로 통상적 보험보다 훨씬 싸고, 합법적 이민신분을 가져야만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이민자들, 헬스케어 서비스도 덜 받아 = 미국의 의료비는 보험 없는 중산층은 엄두도 못낼 정도로 비싸다. 따라서 보험가입율이 낮은 이민자들이 헬스케어 서비스를 덜 받는다는 건 당연한 귀결이다. 그런데 실상은 더하다. 건강보험에 가입한 이민자들도 상당수 의료서비스를 외면하고 있다. LA 카운티의 경우, 이민자들의 25%는 단 한번도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다. 4명 중 1명꼴이다. 또 11%는 단 한번도 진료를 받지 않았다는 조사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불법이민자들의 건강챙기기 수준은 더욱 심각하다. 검진 한번 안받은 비율은 32%, 진료 한번 안받은 비율은 17%에 이른다. 미국태생 미국인들은 그 비율이 각각 13%, 5%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민자들이 토박이들보다 건강양호 = 우선 정착하기와 살아남기에 온 신경을 써야 하는데다 취업조건 등이 열악한 처지에 이민자들의 건강보험 가입과 의료시설 이용에 소극적인 것은 일견 당연해 보인다. 그러므로 이민자들의 건강상태는 토박이들보다 나쁠 것이란 선입견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더 건강하고 더 장수한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실시된 여러 비교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다. 이민자들은 각종 만성질환에 덜 걸리고 기대수명 평균치 또한 토박이들보다 5년가량 긴 것으로 파악됐다(이민자 82세, 토박이 77세).
이같은 의외의 역전현상이 빚어지는 원인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따른다. 가장 설득력있는 원인으로는 이민자들이 단기체류든 장기체류든 이민수속을 밟을 때 건강심사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수준 이상 건강한 사람만 받아들여진다는 점이 꼽힌다. 또 통계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이민자들의 강한 정신력도 고려돼야 할 것 같다. 이민을 결심하고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남다른 도전정신과 적응력 등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이민자들은 나름의 건강식단과 건강운동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민자 네트웍을 통해 공식 비공식 헬스케어를 받거나 건강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기대수명을 인종별로 나누고 다시 또 미국태생과 해외태생으로 나눈 2000년 조사에 따르면,
백인은 미국태생 78세, 해외태생 80세, 흑인은 미국태생 72세, 해외태생 70세, 라티노는 미국태생 79세, 해외태생 82세로 모두 해외태생의 기대수명이 길었으나 아시아계만 미국태생 85세, 해외태생 83세로 나타났다.?
▶이민자들 의료비용도 낮아 = 토박이 미국인들에 비해 이민자들은 의료비를 낮춰주는 구실을 하고 있다. 이민자들의 의료시설 이용이 낮기 때문이다. 미 전국적으로 이민자 1인당 헬스케어 비용은 토박이에 비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이런 비율은 무보험자, 퍼블릭 보험가입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민가정 어린이들의 헬스케어 비용은 미국 태생 어린이들에 비해 74%나 낮다. 그러나 응급실(ED) 이용률은 제외다. 이민가정 어린이들의 응급실 이용빈도는 낮지만 1인당 응급실 비용은 토박이 어린이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이 또한 무보험자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민자들, 헬스케어 자비부담 높아 = LA카운티의 경우, 이민자들의 의료비 가운데 퍼블릭 머니로 지급되는 몫은 21%다. 이에 반해 미국태생 LA사람들의 경우 28%로 10% 높다.? 이와같은 실태는 이민자들의 자비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건강보험 가입 자체도 저조하지만 가입했더라도 커버가 덜 되는 보험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의료비 자비부담율.. 이민자;28%, 토박이 20%). 불체자의 경우는 더욱 심해 자비부담율이 36%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의 의료비에서도 퍼블릭 머니(23%)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캘리포니아인 대다수, 불체자 의료혜택 반대 = 2007년 3월에 캘리포니아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불체자 헬스케어 제공여부에 대해 43%가 찬성한 반면, 53%는 반대했다.
※출처 : National Health Interview Survey. Medical Expenditure Panal Survey. California Health Information Survey. Los Angeles Family and Neighborhood Survey. California Department of Health Services. U.S. Census Bureau. Center for Immigration Studies. Lee and McConville, Death in the Golden Stste : Why Do Some Californians Live Longer?, PPIC, 2007. PPIC Statewide Survey, March 2007.
◆이민자들과 노동시장
▶이민자들, 캘리포니아 노동인구 중 37% 차지 = 2006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노동력에서 이민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6%다. 1970년에 비해 고작 5%남짓 증가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에서는 사정이 확 다르다. 1970년에는 미국 전체와 비슷하게 11%였으나 2006년에는 37%로 급증했다. 캘리포니아가 이민자들에게 으뜸가는 기회의 땅임을 다시금 증명하는 수치다. 특히 일용직 노동자들은 거의 다 이민자들이다. 다만, 캘리포니아의 전체 노동인구 중 일용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하다.
▶이민자 실업율, 토박이보다 낮아 = 자의든 타의든 이민자들 가운데 노는 사람이 적다. 2006년 조사에서 캘리포니아 이민자들의 실업율은 5.5%였고 미국태생 캘리포니아인들의 그것은 5.9%였다. 고졸 미만 학력자들의 실업율만 따지면 이민자들은 7.7%, 토박이들은 16.1%로 큰 차이가 났다. 이는 이민자들의 경우 잡일 등 일정수준 이상 학력을 요구하지 않는 직종에 많이 종사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성별 실업율에서는 이민자들과 토박이들의 상황이 역전된다. 남자는 이민자들의 실업율이 낮고, 여자는 토박이들의 실업율이 낮다. 이에 대한 원인분석이나 지역별 인종별 차이는 제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한국 일본 등 주부들이 가사를 전담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교문화권 이민자들 때문이 아닌가 짐작된다.
▶제조업 분야에서 이민노동 비중 두드러져 =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분야는 제조업이다. 약 16%다. 그러나 고용주든 피고용주든 불문하고 이민자들의 취업분야도 학력에 따라 편차를 보인다. 2006년 조사에 따르면, 대학교육을 받은 이민자들의 41%는 전문직 교육직 보건직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졸 미만 이민자들의 33%는 건설업과 제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민자들 임금수준 상대적 열세 = 미국 전체적으로 볼 때, 이민자들은 같은 노동을 하더라도 미국태생 토박이들보다 임금을 14%가량 덜 받는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그 편차(26%)는 더욱 크다. 이것이 곧 캘리포니아의 노동시장이 그만큼 각박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미국 전역 이민자들의 평균학력에 비해, 캘리포니아 이민자들의 학력이 낮은 것이 큰 원인이다(이민자들의 학력에 대해서는 이민기획3 참조). 임금편차가 가장 큰 것 역시 고졸 미만 저학력자들로, 이민자 저학력자들은 토박이 저학력자들에 비해 24%나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대졸 이상 고학력자들의 경우 그 편차가 11%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임금상승폭은 이민자들이 앞서고 있다. 10년동안의 임금상승 추이를 비교한 결과, 이민자들의 상승폭은 토박이들보다 9%가량 높았다. 이는 이민자들의 업무성과가 그만큼 향상됐다기보다는 일종의 ‘신참자 패널티’ 비슷하게 스타팅 임금이 낮게 책정되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상대적으로 가파른 임금상승에도 불구하고 이민자들의 시간당 임금이 토박이들에 비해 여전히 적다.
▶이민자들 때문에 토박이들 임금 줄어드나 = 이민문제와 관련해 언제나 뜨거운 논쟁을 유발하는 이슈다. 미국태생 토박이들은 거의다 이민자들의 값싼 노동력이 유입되면 자신들의 임금이 줄어들고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이민규제론은 이런 위기의식이 이민규제론에 힘을 실어주는 것 또한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아니다. 캘리포니아공공정책연구소(PPIC)가 행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태생 노동자들도 이민 덕분에 4%의 임금인상 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이 조사에서 대다수는 저임금 노동자들이 이민자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관련조사 결과들을 보면 미숙련 저임금 분야에서도 이민자들 때문에 토박이들이 품삯손해를 보는 일은 ‘거의 내지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07년 6월에서 미 전국적으로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앗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하기 싫은 일을 한다는 응답이 56%였다. 여전히 과반이 넘지만 2006년 3월에 실시한 여론조사 때(68%)보다는 12%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출처 : U.S. Census Bureau. Los Angeles Times/Bloomberg Poll. Pew Hispanic Center. Gonzales, Day Labor in the Golden State, PPIC, 2007. Peri, How Immigrants Affect California Employment and Wages, PPIC, 2007.
<번역정리 -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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