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LA 부호들의 삶
개학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여름철 마지막 연휴를 맞아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과 새로운 활력소를 심어주기 위해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막바지에 여행을 계획하자니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럴 땐 LA에서 매우 가까운 패사디나로 주말 나들이를 떠나면 어떨까? 패사디나는 남가주에서 가장 먼저 생성된 ‘부촌’이다. 20세기 초반 LA 다운타운에서 돈을 번 비즈니스맨들이 처음 외각 지역에 주거지를 형성한 곳이 바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샌개브리엘 마운틴 산마루에 자리를 잡은 패사디나다. 세계에서 가장 처음으로 만들어진 고속도로가 바로 110번 패사디나 프리웨이인데 이 도로가 만들어진 이유는 패사디나에 거주하는 부자들이 LA 다운타운을 쉽게 오고가기 위해서였다. 이와 같이 일찌감치 부자 동네가 형성되면서 패사디나는 일반에게 잘 알려진 ‘올드 패사디나’ 외에도 볼거리가 풍부한 곳으로 유명하다. 다운타운에 있는 유서 깊은 시청 건물부터가 관광명소이며 수많은 박물관들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면 좋은 과학관들도 즐비하다. 역사와 문화의 도시 패사디나에서 여름 마지막 연휴를 보내기 위해 이 지역에 있는 크고 작은 관광명소들을 모아본다.
자연과 수공으로 이루어진
20세기초 미국건축의 걸작
갬블 하우스 방문객들이 박물관의 주방시설을 투어하고 있다.
갬블 하우스(The Gamble House)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발명왕 박사의 50년대 저택이 바로 갬블 하우스이다. 패사디나의 백만장자 거리 ‘밀리어내어스 로’(Millionaire’s Row)의 화려한 대저택 중 특히 돋보이는 건물이다.
치약과 비누 등을 만드는 프락터 앤드 갬블사의 2대 자손 데이빗 베리 갬블이 은퇴 후 기후 좋은 LA로 이주하여 생활하기 위해서 찰스와 헨리 그린 형제의 디자인으로 1908년 완공된 이곳은 1900년대 초 미국의 건축 디자인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고급 방갈로 스타일의 훌륭한 건축물로 평가되고 있다.
갬블 하우스는 1시간 투어로만 일반에게 공개되는데 대리석이나 클래식한 재질 대신 목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화려함은 없지만 집 안팎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장인들의 크래프츠맨십(craftsmanship)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편안하면서도 예술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전통 클래식 스타일이 아닌 자연과 함께 하는 특별한 건축 약식을 추구했다. 벽장, 계단, 패널, 문틀과 창틀, 천장, 스테인드글라스, 라이팅 등을 수공으로 제작했으며 가구와 러그 그리고 벽장식 등도 모두 집에 맞게 따로 제작했다.
방마다 패티오가 따로 만들어져 있는데 여름에는 패티오를 침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하는 등 주거인 건강에 맞게 모든 룸들이 만들어져 있다.
투어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12시부터 매시간 실시된다. 마지막 투어는 3시에 시작된다. 건축물을 보호하기 위해 하이힐을 신고 하우스에 입장할 수 없으며 힐을 신고 있으면 슬리퍼를 하우스에서 무료로 빌려준다.
입장료는 성인 10달러, 학생 7달러, 12세 이하 어린이 무료. 티켓은 갬블 하우스의 차고로 사용되었다가 최근에 북스토어로 개조된 곳에서 판매한다.
주소 및 문의 : 4 Westmoreland Place, Pasadena, CA 91103, 626-793-3334, www.gamblehouse.org
미술 애호가들의 파티장소로 유명했었던 펜이즈 맨션.
■펜이즈 맨션과 패사디나 역사박물관
(Fenyes Mansion & Pasadena Museum of History)
갬블 하우스에서 불과 몇 블럭 떨어진 거리에 있는 저택으로 현재는 패사디나 뮤지엄 오브 히스토리의 일부로 운영되고 있는데 한때 핀란드 영사 관저로 사용되기도 했고, 화가 출신의 주인 에바 펜이즈가 후원한 예술인 및 남가주 상류사회 미술 애호가들의 파티장소로 유명했었다.
1906년에 건축된 이래, 1912년부터 최근까지 무수한 영화와 TV 드라마 배경이 되었고, 1977년 ‘엘리노어와 프랭클린’이란 드라마에서 백악관으로 사용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정원도 유명한데 결혼식, 피로연 등 파티장소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투어는 수~금요일 오후 1시,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1시30분, 3시에 열린다. 입장료는 무료지만 투어를 할 경우 1인당 4달러 정도의 도네이션이 요구된다. 박물관 및 정원 개장시간은 오후 12시부터 5시.
주소 및 문의: 470 W. Walnut St., Pasadena, CA 91103, 626-577-1660, www.pasadenahistory.org
헌팅턴 도서관의 ‘헬렌 앤드 피터 빙 어린이 정원’.
■헌팅턴 도서관 ‘헬렌 앤드 피터 빙 어린이 정원’
(Helen and Peter Bing Children’s Garden)
일본 정원, 사막 정원 등 수많은 가든으로 유명한 헌팅턴 도서관을 방문하면 자연 속에 만들어진 아름다운 놀이터 ‘헬렌 앤드 피터 빙 어린이 정원’을 만날 수 있다. 헌팅턴 도서관 대부분의 가든은 오솔길을 따라 가든을 눈으로 감상하는 방법으로 접할 수 있는데 어린이 정원은 꽃밭과 식물들 사이로 아이들이 직접 들어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정원의 식물을 통해 다양한 식물의 종류를 알고 서로 구별할 줄 알며 식물의 촉감을 느끼고 흙을 이해하고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마음을 키워주는 자연 교육학습장이. 아이들에게 자연에 대한 애정과 남을 배려하는 자세를 심어준다는 취지로 정원은 설계됐는데 동양의 음양 문화를 도용해 정원을 불(Fire), 물(Water), 대지(Earth), 공기(Air) 등 4개 구역으로 나눴다.
어린이 정원 바로 옆에 있는 식물과학관(Rose Hills Conservatory for Botanical Science)도 함께 방문해야 할 코스다. 과학관은 방문객들이 직접 식물의 생태계에 들어가 전시되고 있는 식물을 연구하고 각종 기구를 이용해 실습에 참여하는 과학체험 시설이다.
캘리포니아 과학관(California Science Center)처럼 손으로 만지면서 배우는 각종 과학 실험기구들이 식물원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식물원과 과학관을 혼합한 새로운 컨셉의 전시 시설이다.
헌팅턴 도서관은 패사디나 인근 샌마리노에 위치한 희귀서적과 국보급 유물을 보유하고 있는 종합박물관 겸 식물원이다.
정원은 207에이커 면적 중 130에이커를 차지한다. 장미 정원, 선인장 정원 등 세계 각국에서 수집, 재배하는 희귀식물들과 여러 종류의 나무, 식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10여에이커의 일본 정원은 벌써 오래 전부터 조성이 되어 일본 가옥과 정원과 나무들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고 최근 오픈한 중국 정원은 역시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개장 시간은 평일(화~금)-오후 12시~오후 4시30분, 주말-오전 10시30분~오후 4시30분,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성인 15달러, 청소년(12~18세) 12달러, 아동(5~11세) 6달러, 5세 미만 무료다.
주소 및 문의 : 1151 Oxford Rd. San Marino, (626)405-2100, www. huntington.org
해질 무렵 찾기 좋은 파세오 콜로라도 샤핑센터.
■파세오 콜로라도(Paseo Colorado)
해질녘이 되어서야 비로소 열기가 가라앉는 요즘 같은 때에 밤나들이 겸 찾아볼 만한 패사디나의 유명 샤핑센터로 17개의 역사적인 건조물을 포함하여 40여개 상점 및 식당들이 모여 있다.
역시 샤핑 디스트릭으로 유명한 ‘올드 패사디나’ 지역 동쪽에 자리 잡고 있는 ‘파세오 콜로라도’에서는 이번 주말 노동절을 맞아 흥겨운 댄스와 라틴 음악을 들려주는 라이브 무대도 마련하고 있어 패사디나의 여러 관광지를 돌아본 다음 이곳에서 저녁 식사와 함께 주말나들이를 마감하는 것도 좋다.
주소 및 문의 : 280 E. Colorado Bl., Pasadena, CA 91101, (626)795-8891.
놀이터처럼 꾸며진 어린이 박물관 키드스페이스 뮤지엄(작은사진)과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등장했던 패사디나 갬블 하우스.
■키드스페이스 뮤지엄(Kidspace Children’s Museum)
꼬마 친구들의 천국이자 어린이와 온 가족이 즐기며 배울 수 있는 인터액티브 프로그램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상상력과 모험심, 개척정신을 개발해 주는 곳이다.
대형 놀이터 같은 곳으로 ‘LA 페어런츠 매거진’에서 선정하는 2006년 최고 어린이 뮤지엄으로 선정됐다.
패사디나 브룩사이드 공원(Brookside Park)에 있는 박물관은 지난 2004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치고 확장된 북관(North Pavilion)을 비롯해 10여개의 전시관으로 만들어져 있다.
땅 속과 하늘 위의 세상을 살펴볼 수 있는 Digging Deeper에서는 곤충들이 무엇을 먹으며 사는지, 지진이 왜 일어나는지, 파충류의 삶은 어떤지, 개미들이 왜 한 줄로 서서 기어가는지를 알 수 있도록 디자인 됐다. Bugsy’s Diner와 Bug Inn 역시 곤충들의 세계를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코너.
자연 소재를 이용해 예술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N’Art, 지진을 체험해 볼 수 있는 Shake Zone, 이 지역의 화석과 식물들로 지구의 과거를 연구해 보는 The Dig 등 일부러 공부를 하려고 해서가 아니라 재미있게 놀다보면 공부가 되는 프로그램들로 꾸며져 있다.
일반 입장료가 1인당 8달러인 키드스페이스 박물관은 매달 첫 번째 화요일(오후 5~8시) 무료입장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파킹은 무료
주소 및 문의: 480 N. Arroyo Bl., Pasadena, (626)449-9144, www. kidspacemuseum.org
패사디나 시청도 방문하기 좋은 관광명소이다.
패사디나 예술구역 (art district)
패사디나 콜로라도 블러버드 선상으로 노턴 사이먼 미술관과 얼마 전 새 단장을 마친 아모리 미술센터 등의 대형 박물관들을 비롯해 아트센터를 졸업한 미술가들의 주요 활동무대인 소규모 갤러리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예술품들만 모아서 전시하는 ‘캘리포니아 미술관’(Pasadena Museum of California Art)이 최근 이곳에 오픈하면서 패사디나 예술구역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곳은 캘리포니아의 미술, 건축, 디자인만을 소개하는데 예술품들의 아티스트들 역시 캘리포니아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즉 캘리포니아 고유의 작품을 발전시키고 대중화시킨다는 것이 이 미술관의 개관 취지이다.
3층 미술관은 각 층마다 다른 주제의 갤러리가 있는데 옥상에 있는 테렌스에서 바라다보이는 샌개브리엘 마운틴과 패사디나 도시의 전경이 방문객의 눈을 잡아끈다.
캘리포니아 미술관은 매주 수~토요일 오전 10~오후 5시(금요일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 성인 7달러, 어린이(12세 이하) 무료. 주소 및 문의: (626)568-3665, www.pmcaonline.org
수많은 명작을 만날 수 있는 노턴 사이먼 박물관.
▲패사디나 예술지역 내 미술관 및 갤러리
*아모리 미술센터(Amory Center for the Arts)-개장시간: 매주 수~일(오전 10시~오후 5시), 입장료: 무료, 주소 및 문의: 145 N. Raymond Ave. (626)792-5101, www.armoryarts.org
*노턴 사이먼(Norton Simon)-개장시간: 수~월(정오~오후 6시), 입장료: 성인 8달러, 학생 및 어린이(18세 이하) 무료, 주소 및 문의: 411 W. Colorado Bl. (626)449-6840, www.nortonsimon.org
*퍼시픽 아시아 박물관-개장시간: 수~토(오전 10시~오후 5시), 입장료 성인 7달러, 어린이(12세 이하) 무료, 주소 및 문의: 46 N. Los Robles, (626)449-6840, www.pacificasiamuseum.org
*갤러리 게이브리-597 E. Green St. (626)577-1223, www.gabr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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