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전승우승은 베이징올림픽의 최대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의 자가발전이 아니다. 미 언론들이 내린 평가다.
야구는 미국 스포츠다. 기원으로 따져도 ‘Made in USA’ 스포츠고, 실력이나 야구리그의 규모 등으로 따져도 미국을 빼고는 야구를 논할 수 없을 정도다. 아메리칸리그 우승팀과 내셔널리그 우승팀이 맞붙는 왕중왕전을 월드시리즈라 부르고 여기서 이긴 팀을 월드챔피언이라 부르는 것도 ‘미국야구=세계야구’ 등식을 자부하는 데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미국야구 대표팀은 베이징올림픽에서 겨우(?) 동메달에 그쳤다. 이를 두고 미국 야구팬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한쪽에서는 올림픽 금메달은 당연히 미국몫이어야 한다며 메이저리거들을 주축으로 야구판 드림팀을 출전시켜야 한다고 아우성을 쳤고, 한쪽에서는 올림픽 금메달이 무슨 대수냐며 올림픽 때문에 메이저리그에 잠시나마 흠이 가서는 안된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것을 지렛대로 삼아 스포츠전문 ESPN.com은 사이버 공간에다 재미난 말싸움판을 벌였다.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은 올림픽 실수를 했나라는 제목으로 토론방을 열어 네티즌 의견을 받았다. 올림픽 실수란 메이저리거들을 팀USA 야구팀에 합류시키지 않은 것을 뜻한다. 지난 22일 개설된 이 토론방에는 27일 현재 4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대체적 네티즌 여론은 메이저리그 우선이다. 최신순으로 약 50개의 댓글에서 몇몇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아이디 [RadieTimDrew]는 올림픽 기간동안 매일 밤 약 5시간씩 TV중계를 봤다며 그러면서 내가 진정 보고자 했던 건 프로선수든 뭐든 상관없이 (해당종목별로) 세계최고였다고 말한 뒤 MLB도 그렇게 할 수 있었고 그렇게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이디 [glagla52]는 야구가 올림픽에서 제외되든 말든 야구는 성장할 것이며 올림픽에서 2주동안 하는 야구경기는 MLB에 잽도 안된다고 못박은 뒤 MLB가 4년마다 한번씩 정규시즌을 (올림픽이 열리는) 2주동안 중단한다고 해서 잉글랜드 프랑스 스페인 독일 인디아 이스라엘 나이지리아 등이 야구장을 지을 리는 없다며 현행방침 고수론을 폈다. 아이디 [Granato] 역시 메이저리그가 2주동안 중단된다면, 월드시리즈가 11월에 열리게 된다며 이 대열에 합류했다. 아이디 [en37]은 메이저리그와 올림픽을 다 알차게 즐기겠다는 듯 NBA는 주로 겨울에 열리는데 농구경기는 여름올림픽에 열린다는 점을 비틀어 야구가 겨울올림픽 종목이 되면 안되냐고 했다. [falcon642]도 겨울올림픽 출전으로 메이저리거들은 스프링 트레이닝을 해외에서 메이저리그 홍보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묘안으로 제시했다.
아이디 [SmellsLikeTeenSpirit21]은 마우어, 버크만, 어틀리, 브라운, 사이즈모어, 해밀턴, 사바티아 등 메이저리거들로 드림팀 라인업을 짜 제시한 반면 [jasonin46304] 프레즈노 스테이트 팀만 보내도 금메달을 따가지고 올 것이라고 반대의견을 나타냈고, [rwaszeto]은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하면 미국이 압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그러면 도미니카나 다른 나라들도 메이저리그 스타들을 출전시키게 될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MikeMusc77]는 MLB에 세계최고 다 있는데 어디 다른 데서 세계최고를 찾을 필요가 있느냐며 수영이 빅타임 리그를 가진 종목처럼 정말 인기가 있다면, 그래서 펠프스가 1년에 한 2,000만달러정도 번다면, 그 역시 (메이저리거들처럼) 올림픽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frankky18]는 메이저리그가 장삿속 때문에 국위선양을 위해 2주희생도 마다하고 있다며 우리가 물질만능 마인드를 고쳐먹고 긍지와 명예의 가치, 그리고 (올림픽 경기장에) 우리의 국기가 올라가는 것을 보는 가치를 배우기 전까지는 우리는 야구 금메달을 차지할 자격조차 없다고 일침을 놓은 뒤 여러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나는 올림픽 금메달이 월드시리즈 챔피언 링보다 100배는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mnkcoburn]은 나에게는 MLB가 바로 야구의 올림픽인 것 같다면서 그것 말고도 A-로드(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올림픽에서 발목이라도 부러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상상이나 할 수 있느냐고 묻고는 스타인브레너(구단주), 뉴욕 (양키스)는 아마도 (부상을 입힌 팀의) 나라를 불살라버리려고 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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