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지대왕’ 오웅진 신부의 위대한 ‘걸인사랑’
23일 오클랜드 성김대건 한인천주교회에서 열린 14차 북가주성령대회에서 신자들 함께 하나가 되어 강론을 하는 오웅진 신부.
‘거지대장’, ‘부랑아의 대부’로 불리며 전국 부랑자뿐 아니라 장애인 등 갈 곳 없는 이들에게 꽃동네라는 안식처를 만들어준 오웅진 신부가 지난 23일 열린 북가주성령대회에 강의를 위해 SF를 찾았다.
전세계를 다니면서 강의하는 동안 느낀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고 은총도 많이 받으며 오래전에 하느님 없이는 못사는 사람이 되었다는 오신부는 더불어 거지에게 미쳐(?) 이렇게 살고 있다며 기자와의 긴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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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어먹을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청주교구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무극천주교회에 주임신부로 있던 시절 떠돌이 최귀동 할아버지가 동냥을 해 걸인 18명을 부양하는 모습을 보며 깨달음을 얻었다는 오신부는 당시 자신이 갖고 있던 전재산 1300원을 털어 집을 짓게 되었고 비로소 꽃동네가 시작되었다.
최귀동 할아버지는 재산, 학벌, 건강 무엇하나 내세울 것 없는 사람이었음에도 많은 것을 가진 부유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흐뭇한 만남’이었다고 회상한다.
꽃동네를 만들 당시 동네 유지들이 반대를 해 어려움에 부딪힌 적이 있다는 오신부는.그때 주님께 지혜를 달라고 기도를 했단다. 마침내 ‘거지도 사람’이라는 말로 반대하는 그들을 설득했고 이후 기적처럼 꽃동네를 위해 100여평의 대지가 주어졌다. 이 모든 것은 하느님이 힘이 되어준 덕분이라고.
30여년의 역사를 가진 꽃동네는 한번도 돈과 봉사자가 떨어진 적이 없단다. 남는 것도 없고 모자라는 것도 없었다는 꽃동네. 그런 꽃동네에도 큰 시련이 찾아왔다.
시련은 인내를, 인내는 끈기를, 끈기는 승리를 낳는다!
지난 2000년 태극광산개발로 인한 생존권 및 환경훼손 저지운동이 꽃동네 운영 비리 사건으로 비화돼 법정공방까지 가게 된 것. 그후 7여년을 끌어오다 지난해 12월에 비로소 명예회복을 할 수 있었다. 터무니없는 구설수에 올라오니 오히려 미소가 나오며 예수님도 이렇게 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오신부는 검찰의 계좌추적은 물론 수도자 7,80명이 불려 수차례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결국 꽃동네를 아는 사람만 남고 회원 모두가 떨어져 나가는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만원을 내던 회원이 10만원을 내주며 꽃동네를 지켜냈다.
온갖 배신과 수난을 겪은 오신부지만 웃으며 말한다. 지난 세월은 다 잊게 마련이고 남은 생활 올곧게 살면 된다고. “이름이 나면 시기, 질투하며 원수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나 원수를 사랑으로 갚을 터. 사랑은 불가능이 없다. 사랑으로 품어주고 안아주면 되는 것이다” 라고.
시련은 인내를 낳고, 인내는 끈기를 낳고, 끈기는 승리를 갖는다는 오신부의 말처럼 꽃동네에 피었던 거짓 의혹은 당연히 ‘무죄’ 판결이 났지만 돌을 던진 언론들은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은 채 글 한 줄만 남겼다. ‘꽃동네 오웅진 신부 무죄’.
‘꽃동네를 세계로, 세계를 꽃동네로-’
음성꽃동네를 시작으로 가평, 서울, 청주는 물론 미국과 필리핀 분원까지 두고 있는 꽃동네는 현재 종합사회복지기관(부랑인시설, 정신요양원, 아동시설 등)뿐 아니라 .교육기관, 사랑의 연수원, 수도회 등을 설립했다. 800여명의 수도자, 봉사자가 4000여명의 소외계층을 돌보고 있다.
오신부는 물질적으로도 부유해야 하지만 기부문화, 봉사, 자선, 보속, 희생을 그리스도화 시킴으로서 영적 부유를 인류에게 안겨주고 깨우쳐줘야겠다는 소명감을 갖고 꽃동네는 세계로, 세계는 꽃동네로 서로 오가고 있다. 인류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
“사람은 감동이 되면 봉사도 하고 돈도 낸다.”며 100만이 넘는 회원이 후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꽃동네는 자체적으로 운영된다. 그러므로 미국 모금액은 미국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SF에도 꽃동네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주님이 주시는 데로 확장 될 것이라는 오신부는 생활속에서 나보다 부족한 사람을 의식하면서 살아야 한다며 1달러에 여러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회원 한사람만 더 가입을 권유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많은 돈도 필요없다. 자선은 계속사업 이므로 적어도 부담이 안가는 한도에서 자발적이어야 한다며 단돈 1달러라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의 슈바이처 오웅진 신부
오신부는 “인간으로 태어나서 길가에서 병들어 죽는 사람은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꽃동네가 망하는 것이 승리하는 거다” 라는 말을 곧잘 한단다. 망한다는 말이 좀 그렇지만 결국 꽃동네에 들어올 자가 없을 때 승리한다는 것. 8세 어린 꼬마였던 오웅진 신부의 ‘거지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천진했던 소망은 6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인생에 프로그램을 만들어 한가지 우물을 파야 한다는 일관된 생각으로 꽃동네를 지켜온 한남자!
꿈을 실현하는데 주님이 힘을 주어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다는 오신부는 전세계를 넘나들며 단한명의 걸인을 구하기 위해 오늘도 힘쓰고 있다.
메마르고 각박한 인심 속에서도 사랑의 실천으로 빛을 발하고 있는 귀하고 순박한 오웅진 신부야 말로 돈없고 갈곳없는 걸인들에게 감화력을 주는 ‘희망’이며 ‘하느님의 선물’이 아닐까 한다.
* 꽃동네 후원을 원하는 사람은 주소 3542 Norton Ave. , Lynwood, CA 90262 문의 310-637-1293으로 하면 된다.
<권선주 기자> sjkw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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