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베이징 올림픽 야구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한 한국 대표팀은 강팀 일본과 쿠바를 잇따라 꺾은 것이 실감나지 않는 듯 연신 믿기지 않는다는 말을 반복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주포 이승엽(요미우리)은 항상 TV로만 보던 금메달을 직접 땄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고 투수 송승준(롯데)은 인생에서 이보다 큰 기쁨이 있겠느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주장 진갑용(삼성)은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는 말로 우승의 감격을 표현했고 마지막 공을 땅볼로 유도한 마무리 정대현(SK)은 공이 내 옆을 지나가면서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며 마지막 순간을 돌이켰다.
다음은 한국 선수들의 우승 소감.
▲강민호 = (9회 퇴장 상황과 관련) 공을 손에 쥐고 심판에게 낮은 볼이라는 의미로 `로우 볼(low ball)?’ 이라고 물었더니 심판이 나를 퇴장시키더라. 경기 전부터 심판이 쿠바 팀 코치들과 스페인어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고 왠지 장난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영민 = 마지막 수비를 하는 순간 다리와 숨이 멈출 것 같았다. 최소한의 목표였던 동메달을 어제 달성했기에 만족했지만 선수들끼리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했다.
▲김광현 =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따서 너무 기쁘다. 그동안 경기에 집중하느라 부모님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지금도 태극기 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김동주 = 기분이 너무 좋다. 사실 WBC에서 어깨를 다친 기억도 있고 해서 국제 대회가 너무 힘들다. 아내가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있는데 금메달을 따고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을 지켜서 너무 기쁘고 빨리 돌아가고 싶다.
▲김민재 = 어제 집합을 걸어 후배들에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전철을 밟지 말고 좀 더 힘을 내자고 이야기를 했다. 허벅지 부상이 있던 진갑용이 제일 고생했다.
▲류현진 = 심판 판정이 9회부터 흔들렸다. 9전 전승으로 이긴 만큼 너무 기분이 좋고 (강팀들이 많지만) 우리가 열심히 해서 이긴 것이기 때문에 만족스럽다.
▲박진만 = 마지막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서 기쁘다.
▲봉중근 =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기쁘다. (음료수 병에 퍼담은) 마운드 흙을 평생 간직하겠다.
▲송승준 = 너무 기쁘다. 인생에서 이보다 더한 기쁨이 있는 지 모르겠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윤석민 = 올림픽을 정말 많이 기대했다. 처음 (대표팀에서) 탈락했을 때는 너무 힘들었지만 어제는 눈물이 복받쳐 올랐다.
▲이승엽 = 믿어지지 않는다. 모두 잘 싸웠다. 항상 TV로만 보던 금메달을 땄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식구들이 가장 고맙다.
▲이용규 =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는데 이번에 따게 돼 더 기쁘다. 사실 기쁨을 비교하자면 오늘보다 일본을 꺾었던 어제가 더 컸다.
▲이종욱 = 말할 수 없이 기분이 좋다. 야구 대표팀 금메달을 계기로 유소년들이 야구를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 어머니와 아내가 너무 보고 싶다
▲이택근 = 메달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내 역할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았다. 대표팀 사정상 불펜 포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거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너무 기분이 좋다.
▲정대현 = 마지막 공을 낮게 던졌고 스윙을 유도하려고 던졌다. 큰 부담 없이 던졌다. 공이 내 옆을 지나가면서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아 그냥 쳐다보고 있었다. (우승이) 믿기지 않는다.
▲진갑용 = (우승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느냐.
▲한기주 = 선배.동료들이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며 나를 격려해줬다.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평생 이렇게 힘든 국제 대회는 처음이었다. 내 공에 자신이 있었지만 단기전이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던졌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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