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s 스즈키, 금요경기 9회말 끝내기 역전홈런
오클랜드 A’s가 홈구장에서 벌어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주말 3연전에서 1승2패를 당했다. A’s의 화이트삭스와의 텃밭승부 적자기록은 2000년 8월 이후 8년만에 처음이다.
▶15일(금), A’s 6대4 승 = 화이트삭스는 첫 공격에서 불을 뿜었다. A.J. 피어진스키가 힘껏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1점을 올려놓더니 후속타자들이 연속 출루하고 짐 토미의 중전적시타가 터졌다. 2대0. 다시 폴 코네르코의 희생플라이로 저메인 다이가 홈플레이트에 3점째를 찍었다. A’s의 패배는 의심할 여지없이 보였다.
6회말 잭 커스트의 2점홈런으로 점수차가 1점차로 줄었지만 화이트삭스의 승리를 굳은자인 듯했다. 와중에 화이트삭스는 8회초 카를로스 퀜틴의 좌중월 홈런으로 한걸음 더 달아났다. 8회말부터 모든 것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마이크 엘리스의 좌월홈런과 잭 커스트의 우월홈런으로 동점. 대역전의 9회말. 잭 해나핸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선 에밀 브라운이 중견수 옆을 빠지는 2루타로 출루했다. A’s의 밥 게런 감독은 클리프 페닝턴이 대주자로 내보는 한편 커트 스즈키를 대타로 내세웠다. 만날 지는 A’s의 안방지기를 하느라 파김치가 됐다 모처럼 덕아웃에서 휴식을 취하던 포수 스즈키는 게런 감독의 주문을 곱빼기로 해치웠다. 왼쪽 담장 너머에 꽂히는 투런홈런. 전날 탬파베이 레이스에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6대7로 진 아쉬움을 덜어내고 A’s에 간만에 웃음꽃이 피게 한 시원한 역전포였다.
누구를 만나도 노상 지는 게 일인 듯한 A’s는 이날 승리로 화이트삭스와와의 오클랜드 승부에서만은 유독 강한 면모(최근 34경기 중 28승)를 재확인했다.
▶16일(토), 화이트삭스 2대1 승 = 화이트삭스는 일찌감치 2회초에 2점을 뽑았다. 우안 우리베의 좌익수쪽 2루타로 선취점을 얻고 토비 홀의 우중간 적시타로 우리베까지 홈으로 불러들였다. A’s는 3회말 에밀 브라운의 중전 적시타로 커트 스즈키가 홈을 밟아 1점차로 따라붙었다. 점수깨나 날 것 같던 이날 경기의 점수판은 그러나 거기서 꼼짝하지 않았다. 화이트삭스가 2대1로 이겼다.
점수판만 보면 살얼음판 투수전 같지만 실속은 꼭 그렇지도 않았다. 안타도 볼넷도 많았다. 켄 그리피 주니어를 영입해 더욱 묵직해진 화이트삭스 타선은 11개차례 안타를 기록했다. A’s는 6개에 그쳤지만 그동안 빈타에 허덕여온 것을 감안하면 아주 흉타는 아니었다. 화이트삭스 선발투수 잔 댕크스는 6이닝동안 6안타를 맞고 5볼넷(5삼진)을 내주는 위태위태 피칭을 보이면서도 1실점으로 막았다. 그리고 시즌 10승째(5패)를 거뒀다. A’s 선발투수 그렉 스미스는 5이닝동안 8안타 2볼넷(1삼진)으로 2실점하며 시즌 12패째(5승)를 당했다.
훨씬 더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것 빼고는 이길 걸 이긴 듯한 경기였는데도 화이트삭스의 아지 기옌 감독은 진땀 뺀 경기처럼 회고했다. 이상하게 오클랜드에서 A’s를 만나면 재미를 못본 징크스 때문이었다. 그들(A’s)가 이곳을 왜 콜러시엄이라고 부르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누가 언제 이곳에 오든 작살날 각오를 해야 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마지막 두이닝 그들의 두어개 플레이 때문에 게임이 흥미있게 꼬였는데 우리 투수코치진과 불펜투수들이 아주 잘해서 그 친구들을 붙들어 세웠다.
화이트삭스의 아지 기옌 감독이 말한 마지막 두이닝은 8회말과 9회말이 아니라 7회말과 9회말이었다. 화이트삭스가 2대1로 앞선 가운데 맞은 A’s의 7회말 공격. 기옌 감독은 선발투수 잔 댕크스에 이어 D.J. 카라스코를 마운드에 올렸다. 첫 타자 마크 엘리스를 투수앞 땅볼로 처리했다. 후속 커트 스즈키는 유격수앞 땅볼로 돌려보냈다. 부상악몽을 털고 서서히 기력을 회복중인 토마스 프랭크와의 승부에선 카라스코가 밀렸다. 볼넷. 토마스 대신 2년차 날쌘돌이 에릭 패터슨이 대주자로 나섰다. 패터슨은 눈 깜짝할 사이에 2루를 훔쳤다. 다음은 전반기 한참동안 타점의 사나이로 불렸던 에밀 브라운. 한방이면 동점이 상황이었다. 브라운은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 쭉 뻗는 듯하던 공은 중견수 방어지역에서 멈췄다. 화이트삭스는 한숨을 돌렸다.
A’s는 8회말 공격에서 3명 연속 삼진아웃으로 물러났다. 동점은커녕 9회초 실점위기를 넘긴 게 다행이었다. 여전히 점수변화 없이 9회말 A’s의 마지막 공격. 화이트삭스는 회심의 마무리카드를 꺼냈다. 바비 젱크스. A’s는 대타카드로 응수했다. 라제이 데이비스 대신 카를로스 곤잘레스. 둘의 맞대결은 젱크스가 이겼다. 어깨에 손목에 힘이 너무 들어가면 빗맞기 일쑤다. 3루수 파울플라이 아웃. A’s는 또 대타카드를 뽑아들었다. 클리프 페닝턴 대신 타석에 들어선 잭 해나핸은 그러나 유격수쪽 땅볼로 물러섰다. 젱크스는 마지막타자 마크 엘리스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시즌 25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17일(일), 화이트삭스 13대1 승 = 종합성적과 상관없이 A’s와의 오클랜드 경기에서 늘 밑지는 장사를 했던 화이트삭스가 8년만에 그 징크스에서 헤어났다. 화이트삭스는 17일 경기에서 9안타로 13점을 만드는 경이적 생산성을 보이며 13대1로 승리했다. 화이트삭스가 오클랜드 3연전 시리즈에서 수지맞는 수확을 거둔 것(2승1패 이상)은 2000년 8월 이후 처음이다.
화이트삭스는 카를로스 퀜틴(시즌 34호) 홈런과 알렉세이 라미레스의 만루홈런 등 4개의 홈런포를 작렬하는 등 고비고비 순도높은 타력을 선보이며 지오 곤잘레스 등 3명이 버틴 A’s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화이트삭스는 올시즌 178개의 홈런을 쳐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퀜틴은 최근 32경기에서 15홈런 3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A’s는 8회말 대릭 바튼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짜내 가까스로 영패를 모면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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