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처녀시절 쪽씨, 잇씨 심으셨네
딸이 자라 또다시 쪽씨, 잇씨 심고서
남색 쪽물, 다홍 잇꽃,노랑 치자
명주 보자기에 물들였네
풀내랑 꽃내랑
<김지희>
본보·한국문화원 후원 ‘한국의 미 -장신구 치레전’
자연염색박물관 주최 22일부터 천연염료 물들인 명주·삼베로
노리개·목걸이·버선 등 선봬 춤공연 어우러진 개관행사 마련
은은하고 우아하며 기품 있는 자연의 색. 꽃과 잎과 열매와 뿌리로 곱게 물들인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찾아보는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한국의 자연염색박물관(관장 김지희)이 주최하고 LA한국문화원(원장 김종율)과 본보가 후원하는 ‘한국의 미-장신구 치레전’.
‘자연염색으로 누구나 만들 수 있는…’이란 부제를 단 이 행사는 22일 개관행사와 전시회를 시작으로 23일 자연염색 프리젠테이션과 전통공예 강의, 그리고 문화상품에 관심 있는 비즈니스 업주들과의 B2B 미팅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한국 공예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색채의 향연이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보아도 세련된 향낭목걸이.
오는 29일까지 계속되는 전시회는 장신구와 인스톨레이션, 두 분야로 나뉘어 다양한 공예품이 소개된다. 명주, 모시, 면, 삼베 등의 천에 자연색으로 물을 들인 노리개, 향낭, 보자기, 바늘방석 굴레, 토시, 버선, 목걸이, 펜던트, 브로치, 쌈지 등 현대 감각으로 보아도 그 정교함과 아름다움이 감탄을 자아내는 장신구들과 천장에 매다는 오너먼트, 닥피에 쪽물과 홍화물을 들인 인스톨레이션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작품을 출품하는 20여명의 작가들은 박사학위를 가진 교수급 작가로부터 정규 교육과정을 마치지 못했지만 박물관 교육을 통해 타고난 예술성을 발휘한 여성도 있고, 신체장애를 극복하고 재주와 예술성을 표현한 작가도 있다. 거기에 미국 작가도 2명 참가, ‘전통과 현대’의 대조뿐 아니라 ‘동양과 서양’의 대비를 보여주는 특별한 시도를 하게 된다. 이번 전시회 개관행사에는 최소 15명의 작가들이 한국에서 방미, 참석할 예정이다.
22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개관 행사에서는 김수미씨의 춤 ‘쪽씨, 잇씨 심고서’와 김응화 무용단의 춤 ‘빛울림’ 공연, 그리고 작가들이 만든 한국 전통의상 아트 쇼가 펼쳐진다.
김수미의 ‘쪽씨, 잇씨 심고서’는 자연염색의 신비함을 표현하는 춤으로, 김지희 박사의 시를 바탕으로 안무한 작품이다.
숙명대 무용과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안무 석사과정을 마친 김수미씨는 이 작품에 대해 “아주 오래고 매우 고된 자연염색 과정의 모든 수고를 마다않고 진실함으로 성실함으로 자연과 함께 삶을 묵묵히 이어나가는 장인의 모습을 춤으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응화 무용단의 5명의 어린이들이 공연하는 ‘빛울림’(The Peal of Color)은 오방색(황, 청, 적, 백, 흑)의 독특한 조화를 표현하기 위한 춤. 자연에서 얻어진 풀잎, 꽃잎, 나무, 열매, 뿌리로 물들인 자연염색 옷을 입고 한국의 색이 세상의 빛이 되어 물들고 울려퍼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펼치는 춤이다.
전체 행사 일정은 22일 오후 6~9시 문화원 개관행사, 23일 오전 11시와 오후 1시 문화원 자연염색 프리젠테이션, 오후 4시 피오피코 코리아타운 도서관 공예 강의, 27일 B2B 미팅 등으로 진행된다.
한국문화원 주소와 전화번호는 5505 Wilshire Bl. LA, CA 90036 (323)936-7141 행사 문의 (213)924-0426(이형진)
<정숙희 기자>
자연염색과 전통공예 문양에 관한 전문가로 공헌해온 김지희 관장.
◆김지희 관장은
서울대와 경희대학원을 나와 일본 동경예대 연구원에서 수학하고 대구대 조형예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자연염색과 전통공예 문양에 관한 전문가로 1970년 문공부장관상, 1988년 유네스코 공예상 대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한얼전통천연염색협회 창립회장이며 현재 대구 가톨릭대학교 미술대학 공예대자인과 명예교수, 한국자연염색학회 회장, 자연염색박물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자연염색박물관은 김 관장이 1979년부터 기획하여 2005년 대구에 개관한 박물관으로, 작고한 노인들의 구전과 염색장으로 지정되기 전의 기능보유자들을 찾아 고문헌과 복원작업을 통해 전통의 색깔을 재현해 냈다. 전시장에는 수집된 수많은 유물과 장신구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공예품들, 그리고 염직도구들인 베틀 물레, 가마니틀 장독, 절구와 학, 다듬이돌과 방망이, 물들이기 도구 일체가 전시돼 있다. 웹사이트 주소는 www.naturaldyeing.net
▲한국문화원 개관행사: 22일 오후 6-9시
▲한국문화원 자연염색 프리젠테이션:
23일 -홍화 (오전 11-오후 12시30분)
-쪽 (오후 1시-2시)
▲피오피코 도서관 강좌: 23일 오후 4시-5시30분
▲비즈니스 투 비즈니스 미팅: 27일 오후 2-4시 (한국문화원)
천장에 매다는 오너먼트, 닥피에 쪽물과 홍화물을 들인 인스톨레이션 작품들도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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