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유대인 자녀 교육법
한인 부모들 적극 활용해야
이번 여름에 교회 도서관에서 남병식 목사라는 분을 만났다. 이스라엘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하시느라 5년간 체재하면서 이스라엘에서 생활하신 경험을 토대로 쓴 ‘바이블 문화코드’라는 책에 ‘유대인의 교육 코드’라는 책 속에서다.
우리도 자녀를 키우면서 ‘쉐마교육’이라는 말을 많이 강조해 왔지만 구체적으로 이스라엘이라는 곳에서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자녀들을 교육하는가를 읽어보니 더욱 더 수긍이 가는 점이 많았다. 김 목사에 따르면 유대인들이 노벨상을 그렇게 많이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교육방식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1. 질문하고 답하게 한다: 성경에 예수님이 제자들을 가르치실 때 문답형식으로 진행하신 것을 보는데 이것이 원래 유대인의 교육방식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도 미리 답을 정해 놓고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으로 문을 열어주고 개인의 생각을 마음껏 발표하게 한다고 한다. 이럴 때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과 자기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새로운 차원으로의 도약할 기회를 준다고 한다.
2. 가르치면서 배운다: 유대인들은 초등학교 아이들에게도 유치원 학생을 가르칠 기회를 준다고 한다. 유대인 말에는 ‘가르친다’와 ‘배운다’의 말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능동형인 ‘라마드’는 가르친다는 뜻이고 수동형인 ‘라메드’는 배운다는 뜻이 된다고 한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시골의 조그만 학교 출신이 많다고 하는데 여러 학년이 섞여서 배울 때 각 학년별로 나누어 동급들하고만 지내는 것보다 훨씬 더 탁월한 리더십이 개발된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 홈 스쿨하는 부모들은 같은 학년 아이들끼리 만이 아니라 여러 학년을 모아서 서로 배우고 가르치고 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나아가서 사립학교에서는 장애아를 장애아만 따로 교육시키기보다 정상아와 함께 배우게 하는 것을 보는데 이것은 장애아는 장애아 대로 장애를 극복하기가 쉽고 정상아들은 또 장애아들에 대한 배려를 배움으로 보다 인격적으로 성숙하게 할 수 있다고 한다.
3. 배우는 것을 재미있게 한다: 성경 복음서에 나온 예수님의 가르치시는 방식도 언제나 교실이나 학과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비유라는 도구로 생활 그 자체를 소재로 많이 가르치셨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워낙 몇 천년의 유적이 많이 있는 나라라 그런지 아주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는 고고학을 초등학교부터 정규과목으로 가르친다고 하는데 그 가르치는 방법이 너무 재미있다고 한다. 그 예로 하루는 박물관을 견학한 후 아이들 보는 앞에서 항아리를 바닥에 던져 깨뜨리고 이것을 다시 붙여보는 것이 수업의 내용이었다고 한다. 얼마나 인상에 남았겠고 고고학에 대한 흥미를 불러 일으켰겠는가!
4. 상도 개인보다 그룹별로: 저자의 자녀들이 이스라엘에서 초등학교 과정을 배웠는데 한국이나 미국과 다른 것은 그 어린아이들도 개인상은 거의 없고 모두 그룹으로 상을 준다고 한다. 하버드 러브스토리에 나온 하버드 법학 대학원도 그룹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함으로 인해 개인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것 이상의 큰 규모의 일을 벌일 수 있고 또 서로 힘을 합쳐 배우는 과정에서 각자의 특기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교실의 책상도 선생님을 향해 일렬로 배열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동그랗게 모아놓아 그룹이 토론해서 결과를 서로 나와 발표하게 하는 식이라고 한다.
5. 여행을 통해 직접 체험하게 한다: 한창 비행기로 많이 한국을 왕래하던 시절에 가끔 젊은 유대인들이 혼자 여행하는 것을 목격하곤 했다. 한번은 젊은 여학생을 보고 신기하기도 하고 염려도 되고 해서 얘기를 해보니 한국에 가는데 지인도 없고 그렇다고 여행사를 쫓아갈 마음은 추호도 없다고 해서 바짝 염려가 되었다. 한국에서 무슨 변을 당할까 우려되었는데 마침 옆자리에 이해성 있어 보이는 젊은 한국 부부가 있었다. 마침 자녀들에게 영어를 일찍부터 가르쳐주고 싶다고 해서 이런 학생을 며칠간 데리고 있으면 어떻겠냐고 하며 신세를 질 수 있도록 주선해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김 목사에 따르면 유대인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런 식으로 세계를 많이 누빈다고 한다. 그것도 고급 호텔에서 호텔로 다니는 것이 아니라 민박으로 뒷골목도 누비며 다닌다고 한다. 여러 나라와 민족의 밑에 깔린 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물론 경비도 아끼고 저축하는 자세를 키우고 또 살아있는 견문을 얻을 수 있어서 일석삼조의 효과라고 한다.
6. 자녀들을 인격자로 대접한다: 유대인들은 자녀들에게 “조그만 놈이” 혹은 “어린놈이”라고 하며 멸시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리더라도 일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고 기다려 준다고 한다. 학과뿐만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눈높이로 대해주는 것이다.
7. 원어를 원어로 가르친다: 이스라엘에서는 외국인 목사들을 모아놓고 히브리어 시간에 첫날부터 오직 히브리어로만 가르치는데 깜짝 놀랐다고 한다. 덕분에 3개월이 지나니까 히브리말이 막 튀어나오고 일 년을 그렇게 배우니까 회화는 물론 성경도 구약을 술술 원어로 읽어 내리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필자도 성지순례를 갔다가 안내역으로 나온 목사님이 주민들과 모두 히브리말로 대화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는데 3년째 공부하신다고 해서 또 놀란 적이 있다. 유대인들은 똑같이 자녀에게 토라를 가르칠 때도 체류하고 있는 나라의 말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히브리어로 읽고 가르친다고 한다. 2,000년이 넘도록 방황생활을 하며 각자 그 나라의 말을 배워도 히브리어가 아직도 구약의 형태 그대로 보존된 기적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유대인들의 자녀교육,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된다. (213)210-3466, johnsgwhang@yahoo.com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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