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잡은 경기 9회말에 놓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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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수 10대7 우세 불구하고 9회말 마무리실패로 뒤집기패
엘리스 2회 선취점 적시타, 크로스비 4회 2타점 3루타 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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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A’s가 또 졌다. 8연패다. 후반기 15게임 중 13번째(2승) 패배다. 플레이오프(PO) 진출을 위한 본격 경쟁이 시작된 8월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A’s는 5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4연전 2차전에서 9회초까지 3대2로 앞섰으나 9회말에 2점을 내주고 3대4로 패했다. A’s는 시즌 53승59패, 블루제이스는 57승56패가 됐다.
2시간38분의 경기 중 겨우 8분정도 남겨놓을 때까지만 해도 A’s는 끝모를 연패늪에서 벗어나는가 했다. 모든 것은 마지막 8분동안 뒤바뀌었다. 선발투수 그렉 스미스가 6이닝동안 87차례 공을 뿌리고(4안타 2볼넷 4삼진 2실점) 경이적 기록피칭을 이어온 불펜투수 브랫 지글러가 2이닝동안 20개의 공을 던지며(0안타 0볼넷 1삼진 0실점) 잡아놓은 3대2 리드는 마무리전문 휴스턴 스트릿이 9회말 마운드에 오르면서(0.2이닝 3안타 2볼넷 2실점) 물거품이 됐다. 스트릿의 피칭수는 22개였다.
첫 타자 알렉스 리오스에게 던진 초구부터 삐끗했다. 스트라익 존 가운데로 쏠리는 밋밋한 슬라이더. 이날 3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리오스는 웬떡이냐 싶게 방망이를 휘둘러 깨끗한 중전안타를 만들었다. 가뜩이나 적은 관중(총수용인원의 46.7%인 2만3,580명) 가운데 상당수가 돌아가 한층 썰렁해진 로저스 센터(블루제이스의 홈구장)에 늦바람 함성이 쏟아졌다. 그러나 스트릿은 A’s의 믿을손 소방수. 다음 타자들만 잘 요리하면 발목만 빼고 다 빠져나온 듯한 A’s는 연패수렁을 벗어날 수 있었다.
스트릿의 타자요리는 영 딴판이었다. 다음타자 라일 오버베이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승부과정이 불안했다. 승부구를 꽂지 못해 3볼1스트라익까지 몰린 뒤 던진 싱킹 패스트볼이 오버베이의 방망이에 거의 정통으로 걸려 좌중간 틈새로 날아갔다. 중견수 라제이 데이비스가 재빨리 타구방향을 읽고 좌익수쪽으로 20미터가량 전력질주를 하지 않았다면 족히 2루타가 될 뻔했다.
다음 타자는 로드 바라하스. 아슬아슬 위기를 넘긴 스트릿에게는 산 넘어 산이었다. 승부는 신중했다. 초구 볼. 1루주자 견제구. 2구 헛스윙 스트라익. 스트릿은 다시 한번 발빠른 1루주자 리오스가 딴맘을 먹지 못하도록 견제구를 날렸다. 리오스는 공이 대릭 바튼의 손을 떠나자마자 다시 2루쪽으로 살금살금 걸음을 떼며 A’s 배터리의 신경을 건드렸다. 4구 볼. 바깥쪽 낮은 코스를 겨냥한 공은 홈플레이트 옆 땅을 치고 튀었다. 포수 커트 스즈키가 황급히 글러브와 몸으로 바리케이드를 쳐 리오스의 2루행을 사전저지했다. 5구 파울. 바라하스의 방망에 밑에 걸린 공이 바라하스의 왼발등을 때렸다. 관중석에선 다시 드문드문 함성이 울렸다. 6구 슬라이더. 그게 문제였다. 속도도 각도도 그저 그런 슬라이더가 가운데 혹은 약간 안쪽으로 몰리자 바라하스의 방망이는 여지없이 돌아갔다. 맞는 순간 큰 것임을 예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A’s로서는 다행히 임팩트 타이밍에 미세오차가 있었는지 쭉쭉 뻗어나가던 공은 펜스 근처에서 고도를 낮췄다. 그러나 냅다 달려가 혹시나 하고 점프를 한 좌익수 라이언 스위니의 글러브보다는 높게 곡석을 그리며 펜스를 맞히고 필드 안쪽으로 굴절됐다. 2루타. 안그래도 발이 빠른데다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은 리오스는 무사히 홈을 밟았다. 3대3 동점. 블루제이스는 연장전까지 갈 것 없이 결딴을 내겠다고 판단한 듯 발 느린 바라하스를 불러들이고 대주자 브랫 윌커슨을 내보냈다.
바라하스의 공이 행여나 스위니의 글러브에 걸려드나 바라보다 오 마이 갓을 내뱉은 스트릿은 다음 타자 애담 린드를 고의사구로 걸려보냈다. 그는 스트릿이 상대하기 껄끄러운 왼손타자인데다 이날 4타석 1안타 1타점 2볼넷으로 호조를 보였다. 다음 타자 스캇 롤렌 내야땅볼 아웃. 3루쪽으로 엉거주춤 가는 공을 스트릿이 잽싸게 잡아 타자주자를 아웃시켰다. 1, 2루 주자들은 1루씩 전진했다.
2,3루든 만루든 2아웃이 됐으므로, 1아웃만 더 잡으면 연장전으로 가 연패끊기에 재도전해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불끄러 나왔다 본의 아니게 불지른 꼴이 된 스트릿에게 아쉰대로 체면치레 임무는 그것이 됐다. 블루제이스의 결과적 마지막 타자는 케빈 멘치. 포수의 사인을 한참 들여다본 스트릿은 천천히 몸을 들어 빠르게 공을 뿌렸다. 슬라이더. 또다시 속도와 각도의 아이덴티티가 모호했다. 멘치의 응수는 분명했다. 별로 힘들이지 않은 스윙. 타구도 부드러웠다. 그러나 예리했다. 내야진의 키를 훌쩍 넘어 중견수도 좌익수도 잡을 수 없는 급소에 떨어졌다. 역전 끝내기 안타. 중견수와 좌익수는 달리다말고 멈춰버렸다. 블루제이스 선수들은 필드로 우르르 몰려나왔다. 그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짜릿한 역전승을 자축하는 동안 A’s 선수들은 무표정 침묵속에 하나둘 덕아웃을 빠져나갔다. 올해 18세이브를 거둔 스트릿은 소방수의 본때가 요구되는 1점차 승부에서는 5차례나 세이브를 날려버리며 시즌 5패(2승)를 안고 물러섰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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