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40년 아성 ‘흔들’...민주 총력전
양당, 부통령 후보로 VA 출신 주목
케인 지사-캔터 하원 부총무 맞대결 가능성도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버지니아 주가 최대 격전지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버지니아 출신 정치인이 민주, 공화 양 당 부통령 후보로 맞붙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버지니아는 선거인단 수가 13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역점을 두는 필승 전략 주 가운데 하나다.
버지니아는 지난 1964년 이후 대선에서 줄곧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두 차례 민주당 출신 주지사가 탄생하고,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는 등 판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에게 평균 1% 차이로 앞서는 등 변화 조짐이 구체화되고 있다.
매케인 후보 쪽이 최근 버지니아 출신의 에릭 캔터(45) 하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유력하게 검토하기 시작한 것도 남부의 길목인 버지니아를 민주당에 넘겨줄 수 없다는 절박한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주요 언론들은 3일 매케인 후보 쪽에서 부통령 후보 선발과 관련해 캔터 의원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일제히 보도한 바 있다.
캔터 의원은 최근 오바마의 국내정책과 경제정책, 특히 연안 석유개발 문제에 대한 비판의 선봉에 서 있다.
캔터 의원은 전국적인 영향력을 갖춘 유대인 의원인데다 탁월한 선거자금 동원능력을 매케인 진영이 후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다 젊음, 재계와의 연결고리, 보수파 정치인들과의 튼튼한 인맥 등도 캔터의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캔터는 조지 워싱턴대와 콜롬비아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 활동을 한 뒤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자신이 부통령 후보감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대해 “많은 버지니아 유권자들은 버지니아 출신이 중앙정치의 핵심 리더십에 들어가는 것을 반길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그것이 실제 투표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오바마 보다도 두 살이나 적은 캔터는 72세의 고령후보 매케인에게 ‘연령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는 유용한 카드가 될 수 있지만, 역으로 너무 젊다는 점이 대통령 유고시 권한대행을 하는데 부적격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연결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하원 수석부총무라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전국적 지명도는 떨어진다는 평이다.
오바마 후보 쪽에서는 이에 앞서 버지니아의 최고 인기정치인인 팀 케인(50) 주지사를 유력한 부통령 후보감으로 검토하고 있다.
케인은 오바마의 하버드대 법대 동문인데다 민권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에 관심을 보이는 등 오바마와 `코드’가 잘 맞는 인물이다.
케인이 2005년 불리한 여건 속에서 버지니아 주지사에 도전했을 당시 초선 상원의원인 오바마가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해 준 것이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강화시켜준 계기가 됐다.
케인은 `보은’ 차원에서 2007년 2월 민주당 소속 주지사 가운데 가장 먼저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고, 경선과정에서도 그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그는 “불과 4년 전만 해도 버지니아에서 공화당 후보와 접전을 벌인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면서 “지금 오바마는 20~30군데에 사무실을 열고 활동 중”이라며 오바마 캠프가 버지니아 주 승리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케인의 경우, 오바마와 개인적으로 가깝고 코드까지 비슷하다는 점에서 대선후보의 약점을 보완해줄 효과적인 카드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양당은 올림픽 개막 이전에 부통령 후보를 서둘러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군은 캔터 의원을 포함해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팀 폴렌티 미네소타 주지사, 로브 포트먼 전 하원의원 등 네 명 정도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쪽은 케인 주지사를 비롯해 에번 베이 상원의원, 조 바이든 상원의원, 캐슬린 시벨리우스 캔자스 주지사 등으로 압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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