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에바다 정신건강 클리닉)
우울증은 어느 누구에게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감기와 같은 정신과적 질환이다. 증상이 심해졌을 때 주요 우울증(Major Depressive disorder)이라 한다. 사람이 일평생 주요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10-20%로 열 명 중 한두 명은 이 질병에 시달리며 이는 고질적인 경향이 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지속적으로 시달리게 된다.
우울증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사람을 무능하게 만드는 주된 원인이다. 1996년 하버드 대학 출판부에서 발간한 질병의 세계적 부담(The Global Burden of Disease)에 보면 1990년에 우울증은 네 번째로 사람을 무능하게 만드는 원인이고, 2020년에는 심장질환에 이어 두 번째로 사람을 무능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액수로 환산하면 그 손실액이 1994년에 440억 달러에 달한다.
항목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55% Cost Productivity (생산손실), 17% 자살,19% 입원, 6% 외래 치료, 3% 약값 DSM-IV(미국의 공식적 진단 분류체계 4판)에 의한 주요 우울증(Major Depression)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1. 우울하고 슬프다. 자주 운다. 속이 텅 빈 것 같다.
2. 흥미를 잃어버린다. 재미가 없고 살 맛이 없다.
3. 식욕을 잃거나 반대로 식욕이 너무 왕성하다. 체중이 5%이상 줄거나 늘어난다.
4. 잠을 잘 못자거나 반대로 잠을 너무 많이 잔다.
5. 심신이(몸과 마음이) 불안하고 번거롭고 어수선하거나 안절부절 못하고 일을 하는데 진척이 없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말이나 생각, 몸놀림이 느려지고 말의 내용도 줄어든다.
6. 에너지가 줄어들고 쉽게 피곤하며 기운이 없다. 조그마한 일을 하는데 힘이 많이 들고 일 효율이 떨어진다. 아침에 씻고 옷 입는데도 두 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7. 지나친 죄의식이나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소한 실수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자신을 책망한다.
8. 사고나 집중력이 떨어진다.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한다. 주의가 산만해지고 기억력도 감퇴한다. 학생들은 성적이 떨어지거나 직장인은 직장에서 일하기가 힘들어진다.
9. 죽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죽고 싶은 생각을 점차 많이 하게 되다가 결국 자살 기도까지 한다.
주요 우울증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9개 중 5가지 이상 증상을 2주 이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울증을 가진 사람의 69%가 신체적인 증상(수면방해, 식욕 감퇴 두통, 복통, 관절통, 온몸이 쑤시고 아픔, 흉통, 변비, 설사, 현기증, 부종, 호흡 곤란, 팔다리 마비 성기능 장애 등) 때문
에 1차 의료기관을 찾는다. 그 중 30-60%가 통증을 호소한다. 통증은 세로토닌이나 노에피네프린 같은 뇌 안의 화학 물질과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우울증과 동반되는 신체적 증상은 항 우울제로 그 증상이 호전된다.
신체적 증상이 심하면 우울증이 심하고 반대로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증상을 더욱 호소한다. 지속적으로 이런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 중 3년 안에 오직 10-15%만이 원인이 규명된다. 심장질환과 고혈압, 암 등 다른 내과적 질병을 가진 환자들에게 있어서 우울증이 함께 있는 경우 그 사망률이 월등히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다. 또한 병원 입원 일수나 외래 방문 일수가 현저히 증가 되어 경제적인 부담을 가중시키도 한다.
우울증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그렇지 않은 가정에 비해 50% 이상의 경제적 부담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여가생활, 일상생활, 인간관계 등에서 우울증 환자가 그 배우자에게 여러 가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데 예를 들면 환자의 우울한 기분 때문에 함께 우울하고(57%) 걱정을 많이 한다(51%). 환자가 성적욕구(40%) 및 모든 일에 흥미를 잃고(51%), 자기 세계에 갇혀(41%),%) 대화가 별로 없어서 화가 난다(39%), 또한 걱정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되어(42%), 장래 계획을 할 수가 없다(42%).
우울증은 가장 잘 치료될 수 있는 정신질환 중 하나다. 그러나 대부분 본인은 자신이 주요 우울증에 걸려 있는지도 모르며 설사 진단을 받았다 해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1차 진료기관에서는 우울증 환자의 66%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치료를 받는 34% 중 10%만이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 치료를 받는 사람 중 1/3은 완쾌가 되고 30~40%는 부분 완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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