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만5,311명, 4만5,069명, 4만4,871명, 4만5,346명.
메이저리그베이스볼(MLB) 밀워키 브루어스의 최근 홈구장 4경기 유료관중 숫자다. 주말경기가 아니다. 월요일(7월28일)부터 목요일(7월31일)까지 이어진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 4연전 관중동원이 이렇다. 브루어스 홈구장의 4만명 이상 만원관중은 7월10일(목)부터 11연속 행진이다. 오클랜드 A’s의 후반기 홈경기 유료관중 숫자와 비교하면 밀워키의 붐비는 야구장 분위기는 금방 전달된다.
… 2만141명, 2만653명, 2만1,135명, 1만2,464명, 1만2,182명, 2만6,272명.
잘해야 중위권, 못하면 하위권 붙박이였던 밀워키 브루어스가 올해 관중동원력에서 오클랜드 A’s의 2배 이상 되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성적이다. 7월말 내셔널리그 센트럴 디비전 라이벌 시카고 컵스와의 홈 4연전에서 몽땅패를 당하는 바람에 브루어스(60승49패)는 31일 경기를 포함해 컵스(65승44패),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61승44패)에 이어 3위로 미끄러지긴 했지만, 전반기부터 줄곧 선두다툼을 벌이면서 관중몰이에 성공했다. 지금도 컵스에 5게임차, 카디널스에 0.5게임차로 추격중이다. 얼마든지 자리바꿈이 가능하다. 4위 신시내티 레즈 및 5위 휴스턴 애트스로스에는 9게임차, 6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는 9.5게임차로 앞서고 있어 마음먹고 죽을 쑤지 않는다면 따라잡힐 가능성은 희박하다.
성적으로 말하면 A’s도 브루어스에 꿀릴 게 없다. 아메리칸리그 웨스트 디비전 3위다. 브루어스처럼 한때 1위도 했고 대개 2위를 달렸다. 그런데 왜 관중몰이에선 그토록 차이가 날까. 올해는 한번 해보자고 팔을 걷어붙인 구단의 의지와 올해는 한번 밀어주자는 팬들의 호응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특히 구단의 의지는 선수영입전에서 극명하게 대비된다. 브루어스는 찻잔 속 태풍으로 여겨졌던 초반돌풍이 전반기 중반을 넘어서도 계속되자 올스타 브레익을 앞두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부터 사이영상 2회 수상에 빛나는 특급좌완투수 CC 사바티아를 영입하는 등 주마가편(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함) 전력보강에 열을 올렸다. 최근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부터 공격력있는 노장2루수 레이 더햄을 데려갔다. 전에 없던 구단의 노력에 팬들은 보다 잦은 홈구장 나들이로 화답하고 있다. 한마디로 볼거리를 만들어주니 부르지 않아도 팬들이 모이는 것이다.
그러나 A’s는 전반기 막판에 특급에이스 리치 하든을 시카고 컵스에 내주는가 하면 선발투수 조 블랜턴과도 최근 결별했다. 특히 하든 방출을 두고 한 야구전문가는 과거 투수왕국으로 불리기도 했던 A’s가 팀 헛슨, 마크 멀더, 배리 지토, 댄 해런에 이어 하든까지 내보내 투수왕국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고 우려 겸 조롱했다. A’s가 이들 대신 데려온 선수들 면면을 보면 ‘무명선수 모아 유명선수 만들고 유명선수 되면 팔아넘기고 다시 무명선수를 데려와 꾸려나간다’는 A’s의 장삿속이 훤히 읽혀진다. 하든을 내줄 때도 선발경험이 별로 없는 션 갤러거와 마이너리거를 묶어서 데려왔다. 공식발표는 없었지만 상당한 차액을 A’s 구단이 챙겼으리란 추측이다. 적어도 겉으로는 홈팬들을 위한 볼거리 만들기에 거의 관심이 없는 듯한 행보다. 그러니 매카피 콜러시엄을 찾는 팬들의 발길이 뜸해질 수밖에 없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15년 간판타자였던 홈런왕 배리 본즈를 지난해 9월 방출하는 등 최근 몇년동안 몇몇 스타들을 잘라내긴 했지만 A’s처럼 노골적이지는 않다. A’s에서 배리 지토를 데려온 것이 한 증거다. 선수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성적보다 더 중요한 관중몰이의 지름길임을 지토가 보여주고 있다. 지토는 시즌 초반 8연패를 당하는 등 올해 이름값 돈값(7년 1억2,600만달러)을 통 못하고 있으나, 그래도 지토가 등판하는 날이면 밤이든 낮이든 주말이든 주초든 가림없이 자이언츠 홈구장 AT&T 팍에는 4만명 안팎 관중이 몰린다. 이에 비하면 A’s는 최소한의 성의표시도 없는 듯해 차라리 TV 앞에 눌러앉는 A’s팬들이 늘어난 것이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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