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A’s는 뉴욕에서 양키스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오클랜드 A’s가 올스타전 브레익 뒤 재개된 후반기 첫 3연전에서 나란히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내셔널리그(NL) 웨스트 디비전 자이언츠는 홈구장에서 벌어진 주말 3연전에서 NL 센트럴 디비전 밀워키 브루어스에 3차례 모두 졌다. 아메리칸리그(AL)도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AL 이스트 디비전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세 판을 다 잃었다.
휘둘러도 맞지 않고 맞아도 점수 안되고
갈 길 바쁜 자이언츠 갈 길 멀어진 연패
◆브루어스 @ 자이언츠 = 노상 중하위권을 맴돌던 예전의 밀워키 브루어스가 아니었다. 브루어스는 올해들어 몰라보게 탄탄해진 전력으로 내셔널리그 센트럴 디비전 상위권을 넘보더니 전반기 막판에는 사이영상을 2차례 차지한 CC 사바티아를 영입하는 등 가을풍년을 위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맸다. 왕년의 약골 브루어스가 품은 올해의 플레이오프 진출야망이 웃자란 것이 아님을 샌프란시스코 원정으로 시작한 후반기 첫 주말고사에서 성적으로 보여줬다.
사바티아를 선발투수로 내세운 1차전(18일)에서 9대1로 자이언츠를 주저앉힌 브루어스는 토요일 2차전에서도 기회가 왔다 하면 좀체 거저 흘려버리지 않고 차곡차곡 점수를 만드는 집중력을 과시하며 8대5로 승리했다. 자이언츠는 안타수에서 10대8로 앞서고도 브루어스에 비해 응집력이 떨어져 점수 안된 안타만 양산한 꼴이 된데다 한차례만 해도 튀어 보이는 에러를 3차례나 범했다.
일요일 삼세판 승부에서 자이언츠가 출격시킨 선발투수는 팀 린시컴. 메이저리그에 첫선을 보인 올해 전반기에만 11승을 거두며 단박에 올스타에 선정된 무서운 신인 린시컴을 내보냈으니 자이언츠가 체면차림 1승, 연패끊기 1승을 믿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믿을손 린시컴도 통하지 않았다. 또 졌다. 자이언츠가 홈구장 AT&T 팍에서 린시컴을 선발로 기용하고 패한 것은 4월29일 이후 처음이다.
고약한 조짐은 2회초에 시작됐다. 올스타전 직전 독감과 탈수증으로 병원신세를 져야 했던 린시컴은 더 이상 아픈 기색 없이 싱싱한 공을 뿌리며 첫 이닝을 마쳤으나 2회초 선두타자 코리 하트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린시컴이나 자이언츠 입장에서 홈런보다 더 고약한 것은 홈플레이트 엄파이어의 판정이었다. 2볼2스트라익에서 던진 회심의 승부구가 중계카메라의 슬로모션은 물론이고 그 이전에 육안으로도 정말 잘 꽂쳤다 싶은 꽉 찬 스트라익이었으나 랍 드레익 엄파이어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린시컴은 허탈한 표정으로 하늘을 응시했다. 브루스 보치 감독은 상기된 얼굴로 엄파이어를 빤히 쳐다봤다. 한번 내려진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파울이냐 페어냐, 홈런이냐 그라운드룰 2루타냐 등으로는 간혹 판정번복이 있지만, 볼이냐 스트라익이냐를 놓고는 판정번복이 아예 없다고 봐야 한다. 결국 삼진 대신 3볼2스트라익. 한참 뜸을 들인 린시컴은 또다시 그 코스, 바깥쪽 약간 낮은 K존을 향해 승부구를 던졌다. 그러나 기분이 달라져서인지 공은 약간 가운데로 쏠렸고, 하트는 기다렸다는 듯 걷어올려 홈런으로 연결했다. 린시컴은 또 흔들렸다. 러셀 브래니언에게 중견수 관할지역 깊숙한 2루타 허용. 린시컴이 퍼뜩 살아났다. 마이크 케임런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고 제이슨 켄달을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그 틈에 브래니언은 3루까지 튀었다. 크게 신경쓸 상황은 아니었다, 다음 타자가 투수 매니 패라였으므로, 그러나 패라가 일을 저질렀다. 좌전안타로 브래니언 홈인. 린시컴으로서는 한숨 돌리려다 진짜 한숨을 쉬게 됐다. 보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하트에게 홈런을 맞은 공보다 패라에게 안타를 내준 공이 더 문제로 보였다. 홈런공은 잘 던졌지만 하트가 더 잘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면, 이 안타는 패라를 투수라고 얕잡아본 듯 딱 치기 좋은 코스로 너무 표나게 던진 실투였다.
후속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3회부터 6회까지 린시컴답게 막은 그는 7회 더 묵직한 결정타를 맞았다. 라이언 브라운에게 3점짜리 좌월홈런. K존 낮은 쪽에 아슬아슬 걸린 공을 받아친 브라운의 배팅도 좋았지만, 120개 가까이 던지면서 린시컴의 구위가 떨어진데다 누상의 주자 2명에 신경이 쓰이는 듯 피칭에 올인하지 못한 탓도 컸다. 6 플러스 이닝(7회에도 던졌으나 한명도 아웃시키지 못했다는 뜻)을 던진 린시컴은 이 홈런과 함께 덕아웃으로 사라졌다. 6이닝 5실점 6안타(2홈런 포함) 4볼넷 8삼진. 린시컴은 지난 4월22일 샌디에고 파드레스전(122개) 이후 가장 많은 121개의 공을 뿌렸으나 시즌 3패째(12승)를 안았다. 최종 결과는 7대4 브루어스 승.
자이언츠는 8회말 애런 로왠드의 우익수 진영 깊숙한 2루타로 뒤늦게 2점을 따라붙었으나 브루어스는 곧바로 9회초 브라운의 2타점 2루타로 다시 달아났다. 브라운은 이날 5타점을 올렸다. 자이언츠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호세 카스티요의 2루타로 또 2점을 올렸으나 전세를 뒤집기엔 너무 늦었다. 자이언츠는 이날 패배를 포함해 올시즌 안방에서 17승30패를 기록했다. 양대 리그를 통틀어 홈구장 성적 뒤에서 1등이다. 시즌 중간성적은 40승58패.
브루어스는 전반기 막판부터 이날까지 최근 10경기 중 9승을 올리며 55승43패가 됐다. 지난해까지 마이너리그에 있다 올해 메이저투수가 된 매니 패라는 최근 11차례 선발출격에서 8승0패(그 이전까지 합치면 9승2패)의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A’s, 조선두 에인절스에 9게임차로 뒤져
◆A’s @ 양키스 = 올스타 브레익 짧은 방학이 끝나자마자 뉴욕으로 향한 오클랜드 A’는 올해 올스타전이 열린 양키스테디어에서 벌어진 양키스와의 3연전 1차전에서 1대7로 지고 토요일의 2차전에서는 3대4로 졌다. 밀워키 브루어스에 2연패 뒤 삼세판 일요일 승부에서 올스타 투수 팀 린시컴을 내세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그랬듯이, 3차전에 올스타 투수 저스틴 둑셔를 앞세운 A’s도 일요일 경기만은 승리를 바랐다. 졌다, 자이언츠 마찬가지로.
결과는 같았지만 선발투수 피칭의 품질은 달랐다. 린시컴과 달리, 둑셔는 7이닝동안 산발 6안타에 2볼넷을 내주고 4명을 삼진 처리하며 2점만 허용했다. 불펜투수 앨런 앰브리는 1이닝을 0실점으로 막았다. 양키스 선발 앤디 페팃은 더 잘 던졌다. 8이닝 4안타 0볼넷 9삼진 1실점. 페팃 뒤에는 초특급 소방수 마리아노 리베라가 버티고 있었다. 1이닝 0실점. 경기 결과는 양키스의 2대1 승리.
똑같이 10승 투수끼리 맞붙은 이날 경기에서 둑셔는 6번째 패배를 당했고 페팃은 11번째 승리를 낚았다. 리베라는 24세이브를 올렸고, 앰브리는 승패와 무관한 호투출격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양키스는 53승45패로 이스트 디비전 선두추격의 고삐를 바싹 움켜쥐었고, A’s는 51승47패로 웨스트 디비전 선두 LA 에인절스와의 거리가 9게임으로 멀어졌다.
양키스는 둑셔의 구위에 눌리면서도 3회말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희생플라이로 데릭 지터가 홈플레이를 밟으며 선취점을 올렸다. 페팃의 낙차 큰 볼에 거듭 농락당하던 A’s는 6회말 라이언 스위니의 중전 적시타로 어렵사리 동점을 만들었다. 기쁨은 잠시. 양키스는 6회말 제이슨 지암비의 우월홈런으로 승부의 저울을 다시 양키스 쪽으로 기울게 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과거 A’s의 간판타자였던 지암비의 피니시 블로 한방 때문에 둑셔의 호투도, A’s의 후반기 첫 3연전 싹쓸이패 모면소망도 함께 담장 너머로 날아갔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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