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화 [커뮤니케이션학 박사/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English for the Soul
----------------------------------------------------------------Sometimes people ask you: “When is your birthday?”
But you might ask yourself a more interesting question:
“Before that day which is called my birthday, where was I?”
가끔 사람들이 묻습니다: “당신 생일은 언제죠?”
그러나, 당신은 더 흥미로운 질문을 스스로에게 물을 수 있답니다.
“그 생일이라 불리는 날 이전엔 내가 어디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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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 방문길에 아버님 산소에 다니러 간 길이었습니다.
어느덧 1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찾아 뵙는 길이었죠. 왠지, 그 날은
몹시 기분이 좋은 오후였습니다. 모처럼 6월 나들이라 기후도 좋고
마침 청명한 하늘에 땅도 온통 초록으로 빛나던 멋진 오후였죠.
동생들과 묘 자리를 돌며 평소대로의 의식을 몇 가지 마친 후,
난 느닷없이 내 목소리 안에서 울려 나오는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노래 하나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묘 자리에 오르기 전, 한 두잔
민속주에 젖은 목이긴 했지만, 절로 나오는 인디언 아침기도 노래는
내 스스로 부르며 또 스스로 찬탄을 금하기 어려울 정도로 잘 맞아
떨어진다 느꼈습니다. 옆에서 듣던 동생들도 미상불 괜찮은 표정들이라
마음 놓고 몇 소절 더 하곤 땅바닥에 앉아 하늘 위로 흐르는 구름들을
쳐다 봅니다.
참, 구름은 저토록 하염없어라.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이란 표현은 들어 봤지만, 하늘을 떠가는 구름을
하염없다 말하고 보니 스스로 무슨 말인가 싶기도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이 마음은 그 표현이 그토록 잘 맞아 떨어지는 걸 어쩌리오? 그때 그 순간, 갑자기 틱낫한 스님의 우유 속 구름 얘기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내가 마시는 우유 한 잔 속에 저 떠가는 구름을 보시는가? 그게 바로 ‘깨어있는 마음’ [mindfulness]을 가르치는 테이 [Thay] 스님이 묘지 옆으로 다가와 내게 던진 선문답이었더란 겁니다.
----------------------------------------------------------------Sometimes people ask you: “When is your birthday?”
But you might ask yourself a more interesting question:
“Before that day which is called my birthday, where was I?”
가끔 사람들이 묻습니다: “당신 생일은 언제죠?”
그러나, 당신은 더 흥미로운 질문을 스스로에게 물을 수 있답니다.
“그 생일이라 불리는 날 이전엔 내가 어디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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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아버지의 묘소에서, 사실 아버지는 돌아 가신 게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 내 마음에 살아 계시다는 ‘mindfulness’를 다시 일깨우고자 틱낫한 스님께서 불쑥 현현하신 겝니다. “저 흰구름 속에 같이 떠가는 존재의 본질을 보시는가? 바로 이 질문을 상기하라며 우유 속 구름 얘기를 다시 떠올리던 테이 [Thay] 스님.
마시는 한 잔 우유 속에 흰 구름을 본다? 무슨 얘길까요?
‘죽음이 없으니 두려움도 없네’ [No Death, No Fear]라는 2002년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인생살이의 여러 가지 두려움 ? 질병의 공포, 실패의 공포, 사회적 공포, 낯섦의 공포, 무지의 공포 등등 ? 이 모든 공포의 뿌리는 바로 죽음의 공포라 합니다. The root cause of fear is the fear of death. 그러니, 죽음의 공포만 없앤다면 모든 공포는 저절로 사라지며, 사실 죽음이란 따로 없음마저 깨우쳐 안다면 삶의 모든 두려움은 저절로 극복된다 설명하는 가운데 나온 비유의 얘기가 바로 우유와 구름 얘기입니다.
구름에게 물어 보라 합니다. “지금 몇 살이죠? 생일이 언제에요?”
그렇게 조용히 묻고 진지하게 들으면 대답이 들릴 거라 합니다.
구름이 ‘태어나기 전’엔 바다에 떠있는 물이었습니다. 혹은 강물 속에서 나왔을 수도 있겠죠. 물이 수증기로 되려면 햇빛이 필요하니 구름은 햇빛 속에서 나온 것도 사실입니다. 참, 바람도 있었죠. 물이 구름이 되려면 바람도 필요하잖아요? 그러고 보면, 구름은 전혀 ‘무[無]’에서 나온 게 아니군요.
얼마 있으면, 그 구름은 다시 비 또는 눈이 되어 땅으로 되돌아 가겠지요.
그 비 속에 같이 내리는 구름이 보이나요? 아름답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속에 같이 하늘거리며 내려오는 그 구름을 보나요? 그 구름은 죽은 게 아닙니다. 구름이 비가 되어 땅에 내려와 풀 속에 들어가고, 그 풀을 먹은 젖소의 우유가 지금 내 손 우유 잔에 들려져 있습니다. 우유 속의 구름, 그게 보이나요?
----------------------------------------------------------------Sometimes people ask you: “When is your birthday?”
But you might ask yourself a more interesting question:
“Before that day which is called my birthday, where was I?”
가끔 사람들이 묻습니다: “당신 생일은 언제죠?”
그러나, 당신은 더 재미난 질문을 스스로에게 물을 수 있답니다.
“그 생일이라 불리는 날 이전엔 내가 어디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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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cloud! I recognize you.”
안녕, 구름아. 난 널 보고 있단다.
이렇게 알아채는 걸 ‘정견[正見]’이라 합니다. 똑바로 본단 얘기죠.
우유 속 구름을 바로 보듯, 내 존재도 그렇게 ‘바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봉조 작곡하고 정훈희 노래합니다.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 그렇게 ‘mindfulness’ [깨인 마음]으로
보는 게 ‘정견’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바로’ 볼 때까진 늘 바다인 줄 모르고 스스로 파도라
믿고 사는 나에게 테이[Thay] 스님은 계속 손짓합니다. 한국 땅 선친
묘 자리에까지 따라와 우유 속 구름얘기로 깨우치고 또 깨우칩니다.
“I AM a continuation, as the rain is the continuation of the cloud!”
자, 이래도 모르겠는가?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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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서원 백운재]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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