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성 파인리지 모기지
주택거품의 붕괴와 함께 서브프라임사태가 터진지도 벌써 1년이 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수백 개에 달하는 중소 모기지회사들이 파산하게 되었고 유수의 대형 융자은행들마저도 하루아침에 몰락의 구렁텅이에 빠져버리는 믿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모기지 관련 투자손실로 파산상태에 직면했던 베어 스턴즈(Bear Stearns)가 연방정부의 구제조치에 힘입어 JP 모건 체이스(J.P. Morgan Chase)에 넘어 갔고 미국에서 가장 큰 모기지융자회사인 컨추리와이드(Countrywide Financial Corp) 역시 헐값에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인수되었다. 또한 지난주에는 미국에서 9번째로 큰 융자은행이었던 인디맥(IndyMac)뱅크가 모기지부실로 인한 막대한 손실로 금융당국으로부터 폐쇄조치를 당하게 되었다.
어찌보면 이러한 추세는 모기지시장의 단면을 여실히 나타내준다. 주택시장의 버블(거품)과 함께 난공불락의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더니만 2006년 후반 주택시장이 침체되어지자 이에 따른 여파로 마치 사상누각처럼 하루아침에 몰락하는 기이한 현상이 거의 패턴화 되어 있다는 것이 작금의 모기지시장의 상황이다.
수많은 융자은행들의 도산으로 상징되는 금융위기는 이제 모기지시장의 심장과도 같은 국책 모기지회사인 페니매(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에 칼날을 겨누고 있다. 모기지시장에 유동성(liquidity)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어 현재 미국의 총주택 모기지 부채 12조달러 중 절반에 해당하는 모기지 채권을 보유하거나 보증하고 있는 페니매와 프레디맥이 채무를 제대로 감당할 수 없는, 이른바 지급불능(Insolvency) 상태에 직면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도대체 어떻게 해석하여야 할까?
이들 국책모기지회사의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되어 자산보다 부채가 오히려 더 많은 상태가 되어버렸다는 소식이 퍼지자 불과 일주일 만에 페니매와 프레디맥의 주가는 각각 55%, 70%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일종의 히스테리와 같은 패닉현상이 생기면서 금융시장의 동요는 일파만파로 확대되어졌던 것이다. 결국 주가폭락으로 상징되는 시장의 히스테리적인 반응이 채권시장으로 파급되어질 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발전될 것을 우려한 연방정부는 페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하여 3000억달러에 달하는 연방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조치는 연방정부로써는 어쩔 수 없는 궁여지책으로 판단된다. 페니매와 프레디맥이 모기지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고 이들 회사가 발행한 채권은 거의 전세계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만일 기 때문에 만일 이들 모기지회사들 중 하나만 파산하더라도 미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 전체가 상상도 할 수 없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페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연방정부의 구제조치가 급한 불을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금융위기의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는 금융관련 주가가 연일 폭락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특히 월스트리트에서는 위험상황에 놓여 있는 융자은행들의 리스크들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으며 이에 해당되는 은행들의 주가는 계속 폭락을 면
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가장 큰 저축은행인 워싱톤뮤츄얼(Washington Mutual)의 경우 주가는 1/3이상 폭락하였고 오하이오주(州)에서 가장 큰 은행인 내셔널시티(National City)의 경우 15%가 하락하였으며 엠엔티(M&T)뱅크의 경우 지난 월요일 하루 동안 주가는 무려 15.6%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사태는 주택시장의 계속되는 침체와 전반적인 경기약화에 따라 모기지연체가 더욱 급등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롯되어진다. 이는 결국 모든 것의 원인은 주택시장의 침체와 이에 따른 주택가격의 하락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주택시장의 상황이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주택가격이 하락할 경우 금융위기의 상황은 좀체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동안 모기지 연체와 이에 따른 주택압류를 최소화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들이 기울여지고 있으나 이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는 제대로 나타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처럼 구제조치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감당할 수도 없는 주택을 무리하게 구입하였기 때문이다. 애당초부터 감당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한 경우 어떠한 구제조치가 효력을 발생할 수 있겠는가?
이는 벌써 2년째 지리하게 계속되는 주택시장의 침체상황은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현상으로써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말해준다.
주택시장이 현재 당면한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과다한 주택재고와 저조한 구매수요일 것이다. 이 경우 주택재고와 구매수요는 서로 직접적인 연관되어 있는데 구매수요가 없는 한 주택재고는 줄어들 수가 없으며 이는 주택가격의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결국 이에 따라 모기지 연체와 주택압류는 계속 증가하게 되고 이는 또다시 주택가격을 하락시키도록 만드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모기지융자의 가능성 그리고 이자율 등 역시 구매수요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사실 역시 간과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파죽지세로 번져가는 금융위기의 상황은 가뜩이나 어려운 모기지융자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융자은행들이 수익을 극대화시키려는 욕심보다는 생존을 위한 두려움에 떨고 있는 한 모기지융자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주택시장의 회복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그동안 모든 것이 원래의 자리로 부터 너무나 멀리 떠나온 것 때문일까? 모든 것이 정상으로 되돌아가려면 적지 않은 시간과 고통이 수반되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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