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에인절스 잡기 전에 레인저스에 잡힐라
자이언츠, 길은 아득하고 믿을손은 모자라고
---------------------------
AL 동부, 탬파베이 돌풍 진정국면
NL 중부, 경쟁적 힘보강 각축치열
---------------------------
▶웨스트 디비전(서부조)
마이크 소시아 감독이 이끌고 있는 LA 에인절스(57승38패, 승율 6할)가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어빈 샌타나 등이 버티는 선발투수진도 막강하지만 베네수엘라 출신의 마무리투수 프랜시스코 로드리게스가 받치는 뒤는 더욱 든든하다. 에인절스가 월드시리즈 정상을 처음 정복했던 2002년 혜성 같이 등장한 로드리게스는 20대 중반이 된 올해 한층 완숙한 피칭으로 전반기에만 38세이브를 올렸다.
오클랜드 A’s(51승44패)는 한때 2.5게임 차이로 에인절스를 뒤쫓았으나 지금은 6게임 차이로 벌어졌다. 특히 홈에서 가진 전반기 마지막 3경기가 에인절스전이어서 승차를 줄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나 도리어 1승 뒤 2연패를 당했다. 그런데 후반기 첫 3연전의 뉴욕 양키스다. 5월까지만 해도 한참 뒤처졌던 텍사스 레인저스(50승46패)가 급상승, A’s에 1.5게임 차이로 바싹 따라붙은 것도 부담이다. A’s로서는 에인절스를 잡기보다 레인저스에 잡히지 않기를 위해 더 발버둥쳐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잦은 부상이 문제이긴 했으나 시속 100마일에 가까운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했던 리치 하든을 전반기 마감 직전 시카고 컵스로 내보낸 공백을 하든 대신 데려온 션 갤러거가 어떻게 메꿔주느냐도 관심사다. 갤러거는 A’s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둬 일단 합격점을 받았으나 선발경험이 부족해 긴장수위가 높아지는 8월 9월 피칭에서도 오클랜드 데뷔전과 같은 구위를 보여줄지는 의문이다. 올스타투수 저스틴 둑셔(10승5패)가 전반기와 같은 위력을 보여준다는 전제하에, 잘 던지고도 승리걷이에 별 재미를 못봤던 조 블랜턴(5승12패)과 그렉 스미스(5승7패)가 던진 만큼 승리를 챙긴다면 해볼만하다.
그러나 간판타자 에릭 샤베스가 부상에서 돌아온 뒤 왕년의 힘을 되찾지 못했고 프랭크 토마스와 유격수 바비 크로스비가 부상으로 제몫을 못하고 있는 것이 큰 걱정이다. 큰 기복없이 제몫을 해온 에밀 브라운, 마크 엘리스, 잭 커스트, 대릭 바튼 등은 상대에게 주는 위압감이 아무래도 샤베스나 토마스에 떨어진다. 수비전문인 포수 컷 스즈키가 중심타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A’s 타선의 고민을 보여준다.
시애틀 매리너스(37승58패)는 성적부진 책임을 물어 전반기 도중 감독을 갈아치우는 등 고단위 처방을 썼으나 여전히 까마득한 꼴찌다. 1위와는 20게임, 3위 레인저스와는 12.5게임 차이로 뒤처져 있다. 매리너스는 전방위 야구기계 스즈키 이치로의 예리함이 다소 떨어진 것을 비롯, 투타 공히 허우적거리고 있어 체질개선이 시급한 형편이다.
▶센트럴 디비전(중부조)
시카고 화이트삭스(54승40패)와 미네소타 트윈스(53승42패)가 1.5게임 차이로 선두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47승47패)가 3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와는 7게임 차이. 캔사스시티 로열스(43승53패)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41승53패)가 1게임 차이로 4, 5위에 처져 꼴찌모면 경쟁이 뜨겁다. 작년에 디비전 우승을 차지하고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7차전까지 접전 끝에 3승4패로 진 인디언스는 올해 초반부터 부진을 거듭하다 간판투수 CC 사바티아를 방출하고 후반기 새출발을 벼르고 있다. 우연의 일치이겠으나 사바티아 방출 뒤 4연승을 거뒀다.
▶이스트 디비전(동부조)
월드시리즈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57승40패)가 결국 1위로 올라서며 전반기를 마쳤다. 올해 팀이름에서 ‘악마(데블)’를 쫓아내고 ‘레이스’만 남긴 탬파베이 레이스(55승39패)가 그 덕분인지 무서운 기세로 전반기 내내 돌풍을 주도했다. 레드삭스와는 0.5게임 차이에 불과하다. 시즌 초반 바닥을 헤맸던 뉴욕 양키스(50승45패)는 한발한발 전진, 선두에 6게임 차이로 3위가 됐다. 토론토 블루제이스(47승48패)와 볼티모어 오리올스(45승48패)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레이스와 오리올스는 전반기 막판에 각각 7연패, 10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양키스는 한물간 듯했던 앤디 페팃이 살아나고 마이크 뮤시나가 제몫을 해주고 타선 역시 강하지만 그래도 왕년의 파괴력에는 못미친다는 평가다.
▶웨스트 디비전(서부조)
전반기 중반까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47승48패)의 월등독주가 유지됐으나 LA 다저스(46승49패)가 잰 걸음으로 추격, 이제는 1게임 차이밖에 안된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40승55패)는 바닥추락 위기에서 벗어나 3위까지 상승했지만 다저스의 걸음이 워낙 빨라 2위와의 게임차(6게임)가 꽤 커보인다.
자이언츠가 풀어야 할 숙제는 뭐니뭐니 해도 배리 지토의 부활이다. 전반기 마감을 앞두고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회복세를 보인 지토가 후반기에 지토몫을 제대로 해준다면 팀 린시컴, 조나단 산체스, 맷 카인 등과 함께 탄탄한 선발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다. 불펜은 전반기 NL 세이브왕 브라이언 윌슨이 있어 든든한 듯하면서도 중간계투 요원들이 밀물썰물 종잡을 수 없는 피칭을 보일 때가 많다. 이 점에서도 지토의 악영향이 적지 않다. 명실상부한 에이스는 6, 7이닝정도는 기본으로 버텨줘야 불펜운용에 숨통이 트이는 것이다. 그러나 지토는 5이닝을 넘기지 못한 경기가 태반인데다 그 이전 강판도 많아 경기는 경기대로 지고 불펜투수들의 진도 많이 뺐다.
자이언츠 타선의 기복도 심한 편이다. 특히 배리 본즈가 빠지면서 중심타선의 중량감이 훨씬 줄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좌익수 프레드 루이스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신참티를 벗어내며 선두타자몫을 비교적 잘 소화하고 있다. 3루수 호세 카스티요도 급성장주 가운데 한명이다. 중견수 애런 로왠드의 활약은 주목할 만하다. 기록상으로 보면 유별나게 두드러진 구석이 없으면서도 특유의 엉거주춤 타격폼으로 고비고비 귀중한 안타를 때리는 그는 수비나 주루플레이에서도 유니폼이 말짱한 날이 없을 정도로 온몸을 다 바쳐 경기흐름을 뒤바꾸곤 한다. 그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뽑은 가장 까다로운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본즈도 없고 지토는 지토가 아닌 상황에서, 게다가 1, 3루를 오가는 리치 어릴리야와 우익수 랜디 윈이 실망은 아니지만 흡족도 아닌 성적을 낸 와중에도 자이언츠가 3위나마 유지한 것은 린시컴과 조나단의 호투에다 노장유격수 오마 비스켈과 포수 벤지 몰리나의 맹활약, 프레드 루이스와 레이 더햄의 파인플레이 덕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작년 내셔널리그 챔피언 콜로라도 로키스(39승57패)는 올해 의외로 부진, 4위에 그쳤다. 전반기 막판 4연패 늪에서 헤어나 후반기에 작년에 봤던 로키스의 가락을 보여줄지 의문이다. 샌디에고 파드레스(37승58패)도 떴다 하면 지는 날이 훨씬 많아 큰꿈은 고사하고 꼴찌탈출이 급선무다.
▶센트럴 디비전(중부조)
샌프란시스코 등 서부지역 야구팬들에겐 별 관심이 없었던 이 디비전이 갑자기 볼거리 풍성한 격전지로 떠올랐다. 올스타 브레익을 며칠 앞두고 3위 밀워키 브루어스(52승43패)가 사이영상을 2차례나 수상한 CC 사바티아를 영입하는 등 선수단 강화에 나서자, 루 퍼널라 감독 취임 이후 팀면모가 확 달라진 1위 시카고 컵스(57승38패)는 오클랜드에서 리치 하든을 데려가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토니 라루사 감독이 이끄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53승43패)는 4.5게임 차이로 컵스를 추격하고 있다. 신시내티 레즈(46승50패)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44승50패) 휴스턴 애스트로스(44승51패)는 한참 처져 3, 4, 5위를 달리고 있다.
▶이스트 디비전(동부조)
라이언 하워드 등 강타자들이 즐비한 필라델피아 필리스(52승44패)가 1위를 달리며 홈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가운데 거의 해마다 올해는 하고 덤볐다 올해도 하고 물러섰던 뉴욕 메츠(51승44패)가 0.5게임 차이로 바싹 뒤쫓고 있다. 특급투수 요한 샌타나가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간만의 승리를 거둬 부진탈출 청신호를 켠 것이 큰 위안이다. 카를로스 벨트란 등 타선은 막강하다. 플로리다 말린스(50승45패)가 1게임 차이로 메츠를 밀어붙이고, 타격왕 치퍼 존스가 버티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45승50패) 만년우등생 칭호가 무색하게 4위로 내려앉았다. 워싱턴 내셔널스(36승60패)로 맡아놓은 꼴찌나 다름없다.
<끝-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