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켐프의 다저스는 전반에 그렇게 헤매고도 조 2위인 것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에인절스 클로저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는 전반기에 이런 장면을 38번 연출했다.
AL 전체 1위 에인절스·NL 서부 2위 다저스 순위에 만족
메이저리그 시즌 전반기 결산
2008 메이저리그 시즌이 15일 올스타게임으로 반환점을 돈다. 아메리칸리그(AL)에서는 LA 에인절스(57승38패)가 승률 1위로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고 LA 다저스(46승49패)는 반타작을 한 팀이 하나도 없는 ‘내셔널리그 워스트(Worst)’ 소속인 덕분에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양대 리그 시즌 전반기를 결산해 본다.
◎내셔널리그
다저스는 올 시즌 전반 지독하게 부진하고 불운했다. 솜방망이 타선이 1점 이하로 묶여 당한 패수가 ‘25’나 되며 부상자명단에 오른 선수 또한 셀 수 없이 많아 좋은 성적을 낼 수가 없었다.
그러고도 디비전 선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D백스·47승48패)에 단 1게임차 2위면 NL 웨스트는 정말 ‘NL 최악’ 디비전이 맞다. 이 디비전에서 월드시리즈 진출 팀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출발이 엄청나게 빨랐던 D백스는 에릭 번스의 부상으로 베테랑 리더십이 없어지며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마크 레놀즈와 저스틴 업튼 등 어린 타자들의 기복이 워낙 심해 큰 기대를 걸기 어렵고, 작년 준우승 팀 콜로라도 로키스(39승57패)는 그 반대로 투수진이 망가져 올해 또 마지막 22경기에서 21승과 같은 기적을 바래야 하는 신세다.
NL은 100년째 ‘염소의 저주’(Curse of the billy goat)에 시달리고 있는 시카고 컵스(57승38패)의 선두질주가 관심사다. 중부조는 물론 NL 전체에서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컵스는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 오클랜드 A’s와 트레이드에 합의, 또 한 명의 에이스급 투수 리치 하든을 선발로테이션에 더해 NL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힌다.
카를로스 잠브라노, 라이언 뎀스터, 하든으로 이어지는 선발투수진이 막강한 컵스는 그러나 원정경기 전적이 20승26패에 불과하며 올해 클로저로 전환, 성공시대를 다시 연 케리 우드 또한 워낙 고장이 잦은 투수라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AL 사이영상 수상 선발투수 CC 사바티아가 가세한 밀워키 브루어스(52승43패)의 추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동부조는 1.5게임 상간에 세 팀이 엉켜있는 3파전으로 벌어지고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52승44패), 뉴욕 메츠(51승44패), 플로리다 말린스(50승45패)가 접전을 펼치고 있는데 마이너리그에서 도움 되는 선수를 줄줄이 캐내고 있는 말린스의 후반기 전망이 가장 밝아 보인다.
◎아메리칸리그
AL에서는 디펜딩 월드시리즈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57승40패)를 제치고 에인절스가 1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에인절스는 올해 커리어 첫 올스타 영예를 안은 선발투수 조 선더스와 어빈 산타나의 급부상이 전체 1위 승률의 원동력이다. 에인절스는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에이스 잔 래키도 복귀, 제3 선발까지는 그 누구도 부럽지 않다.
오클랜드 A’s(51승44패)는 타선, 텍사스 레인저스(50승46패)는 피칭, 시애틀 매리너스(37승58패)는 둘 다 너무 약해 에인절스를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L에는 우승후보가 많다. 챔프 레드삭스는 거포 데이빗 오티스와 ‘1억달러의 사나이’ 다이스케 마쓰자카 등이 부상자명단 신세를 지는 바람에 전력만큼의 성적을 못 낸 케이스로 볼 수 있으며 시카고 화이트삭스(54승40패)의 ‘조용한’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화이트삭스는 전반기 내내 타선의 침묵으로 속을 태우면서도 개빈 플로이드와 잔 댕크스 등 무명 선발투수들의 선전에 힘입어 중부조 선두로 뛰어올랐다.
중부조 2위인 미네소타 트윈스(53승40패)와 ‘만년꼴찌’ 탬파베이 레이스(55승39패)도 우승후보로 꼽힌다. 트윈스는 ‘플라이급’만 모인 타선이지만 요한 산타나를 메츠로 트레이드한 후에도 투수진이 여전히 막강,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트윈스 마운드는 2년 전 산타나와 ‘공포의 원투펀치’를 이뤘던 프란시스코 리리아노가 돌아오며 후반기에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레이스는 올스타브레이크를 눈앞에 두고 5연패의 늪에 빠지는 바람에 동부조에서 레드삭스에 1/2게임차 2위로 밀렸다. 하지만 전통의 강호 뉴욕 양키스(50승45패)에는 아직도 5.5게임차로 앞서고 있다.
전반기에는 실망 덩어리였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47승47패)와 토론토 블루제이스(47승48패)는 후반기 돌풍을 노리고 있다. 블루제이스는 메츠, 매리너스와 마찬가지로 이미 감독까지 갈아치웠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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