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리너스에 3대2…브라운, 연장 11회말 끝내기 홈런
잔 매 열 대 맞고 2점, 큰 것 석 대 때려 3점
이틀 연속 잘나가다 하루 뒤뚱거린 오클랜드 A’s는 금방 원기를 회복했다. 이틀 연속 엎어졌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뉴욕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일어나지 못했다.
아메리칸리그 웨스트 디비전(조) 소속 A’s는 10일 홈구장 매카피 콜러시엄에서 벌어진 같은 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9회초까지 0대2로 뒤지다 9회말 솔로홈런 두 방과 연장11회말 솔로홈런 한 방으로 화끈한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A’s는 월요일(7일)부터 이어진 매리너스와의 4연전에서 2연승 뒤 1패를 당하고 다시 1승을 보태는 수지맞는 장사로 시즌 50승(42패) 고지에 올라섰다. 매리너스는 오랜 부진 끝에 최근 감독까지 갈아치우는 등 분위기 쇄신을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오클랜드 원정에서 왕창 밑지는 바람에 승리(36승)보다 패배(56패)가 20게임이나 많아졌다.
내셔널리그 서부조 자이언츠는 이날 동부조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서 3대7로 무릎을 꿇으로 이번 뉴욕행 3게임 싹쓸이패를 당했다. 자이언츠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LA 다저스의 양파전 구도를 비집고 NL 서부조 선두다툼에 끼어들기 위해 발버둥을 쳤으나 메츠 투수들의 구위에 눌려 방망이다운 방망이맛을 보여주지 못해 곱빼기로 앞질러도 모자랄 판에 도리어 뒷걸음질을 친 셈이 됐다. 자이언츠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중간성적은 39승53패로 디비전 선두다툼은 고사하고 당장은 한참 기운 승패적자를 메우는 게 급선무다. 메츠의 성적은 48승44패로 간만에 비교적 낙낙한 흑자가 됐다.
▶매리너스 2 @ 3 A’s : 양팀 선발투수 입장에서 보면,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 것 같은 경기였다. A’s 선발투수 그렉 스미스는 89차례 공을 뿌리며 6이닝을 무실점(4안타 1볼넷 2삼진)으로 틀어막았다. 공은 매리너스 선발투수 R.A. 디키는 7회까지 무실점 피칭(4안타 4볼넷 4삼진)을 선보이고 물러섰다. 공은 116차례 뿌렸다. 둘 다 제몫을 100% 해냈다.
그러나 둘 다 승패와는 무관했다. 7회까지 전광판에는 0만 즐비했다. 3시간26분간 펼쳐진 이날 경기에 매리너스는 총 5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A’s는 6명이나 등판시켰다. 11명의 투수들이 뿌린 투구수는 도합 362개. 승리투수 임자는 A’s의 마무리투수 휴스턴 스트릿. 침묵을 거듭하던 A’s 타선이 9회말 느닷없이 대포 2발을 발사해 2대2 동점이 되자 부랴부랴 몸을 풀고 10회초에 마운드에 오른 스트릿은 11회초까지 공 14개로 6타자를 아웃시키는 고효율 피칭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결과적으로 좋다 만 셈이 된 매리너스의 선제 점수몰이는 두 호세의 적시타로 이뤄졌다. 8회초 지명대타 호세 비드로의 2루쪽 내야안타로 에이드리언 벨트레가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올린 매리너스는 9회초에 2루수 호세 로페스의 적시 2루타가 터져 2대0으로 앞섰다. 분위기상 매리너스의 승리는 거의 굳은자인 듯했다. 9회말, A’s의 선두타자 잭 커스트가 세 번째 투수 브랜던 모로의 아차실투를 공략해 우월 홈런을 쏘았지만 A’s의 영패모면 위안점수로 보였다. 매리너스 코칭스탭은 모로를 그대로 뒀다. 되레 안심을 시켰다. 모로는 그런 신임에 일단 보답했다. 후속타자 에밀 브라운과 카를로스 곤살레스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잠시 아찔했던 매리너스 덕아웃엔 안도감과 환호성이 가득했다.
A’s는 커트 스즈키를 대타로 내보냈다. 그러나 스즈키는 안타전문 아닌 수비전문 포수. 연속출장 누적피로를 덜어내라고 이날 경기를 덕아웃에서 구경하도록 한 터였지만, 그 상황에 마땅히 써먹을 핀치히터가 없어 짜낸 궁여지책이었다. 그런데 웬걸, 홈런. 어떻게든 누상에만 나가주면 감지덕지인 스즈키가 들어단짝 왼쪽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쳤다. 이전까지, 올 시즌 301타석에서 3홈런에 불과했던 스즈키의 벼락홈런으로 매리너스 덕아웃은 금세 웃음을 잃었고 잠잠했던 A’s 덕아웃엔 아연 활력이 넘쳤다. 미처 후속투수 투입준비가 덜 된 매리너스 벤치는 모로가 다니 머피를 볼넷으로 내보낸 다음에야 마크 로우를 등판시켰다. 잭 해나핸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끈 로우는 10회말에도 삼진 1개를 추가하며 삼자범퇴, 임무를 완수했다. A’s의 휴스턴 스트릿도 사명을 완수했다. ‘오늘은 쉬는 날’로 알고 앉아서 구경하다 부랴부랴 몸을 풀고 투입돼 연장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승부는 연장 11회말에 가서야 결판났다. 9회말 추격홈런의 주인공 커스트가 큰 것 욕심이 꽉 찬 큰 스윙 끝에 삼진을 먹고 물러난 뒤 9회말 삼진아웃을 당했던 에밀 브라운이 세자르 히메네스의 공을 통타, 끝내기 좌월홈런으로 연결했다. 양팀의 승패 말고도 이 한 방의 명암은 특별했다. 브라운에게는 데뷔 후 첫 끝내기 홈런이었고, 신인 히메네스에겐 데뷔 후 첫 패배를 안겨준 홈런이었다. 기록은 또 있었다. A’s 입장에서 스즈키의 대타홈런은 2006년 8월28일 애담 멜휴즈가 보스턴 레드삭스전 대타홈런을 친 이후 계속돼온, 메이저리그 사상 가장 긴 대타홈런 가뭄을 끝내준 것이었다. 한편 매리너스 투수 모로는 올해의 4실점을 모두 솔로홈런으로 내주는 ‘귀하고 귀찮은’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