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브라이언트는 골절상을 입은 손가락 수술도 미루고 올림픽에 나선다.
아테네올림픽에 출전, 동메달에 그쳤던 르브론 제임스는 올림픽 무대에 진 빚이 많다.
미 남자농구 아테네 동메달 악몽 씻기 위해 출격
2008 베이징올림픽 프리뷰- 종목별 점검 (3)남자농구
코비·제임스·웨이드 등 NBA 스타들 팀으로 뭉칠지가 관건
스페인, 아르헨티나, 그리스 등 무시 못할 난적들 수두룩해
슈셰프스키 감독 “오리지널 드림팀 환상은 잊어라”
단체전인 올림픽 남자농구에 걸린 금메달은 물론 1개뿐이다. 사실 40개 내외의 금메달을 따내 종합우승을 노리는 미국에게 있어 전략적으로 그다지 중요한 종목이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상징적인 의미에서 남자농구 금메달은 미국 전체에 있어 단순한 금 1개의 가치를 훨씬 초월하는 중요성을 지닌다. 미 선수단 전체 사기는 물론 국민들에게 어쩌면 올림픽의 성패를 좌우할 척도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남자농구 우승여부이다.
한때 올림픽 무대에서 미국은 천하무적이었다. 특히 NBA 수퍼스타들이 ‘오리지널 드림팀’을 이뤄 출전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미 남자농구팀은 최강 미국의 상징이자 자랑이었다. 매직 잔슨, 마이클 조단, 래리 버드, 칼 말론, 찰스 바클리, 데이빗 로빈슨, 클라이드 드랙슬러, 스카티 피핀, 잔 스탁턴, 패트릭 유잉 등 당대 초특급 수퍼스타들이 총 망라된 미 드림팀은 결승까지 총 8게임에서 상대팀들을 평균 43점차(117-74)로 쓸어버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 상대 크로아티아를 32점차(117-85), 준결승 상대 리투아니아를 51점차(127-76)로 KO시켰으니 한마디로 상대가 되지 않는 게임들이었다. 상대 선수들은 드림팀과 같은 코트에 선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듯 경기준비보다는 기념촬영에 바빴다. 이 드림팀의 천하무적 위용은 바로 미국인들에게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대학생 중심 팀을 내보내 올림픽 사상 2번째 패배를 맛보며 동메달에 그쳤던 아픔을 잊게 해 준 것이었다.
이후 미국은 월드챔피언십과 올림픽에 NBA 선수들로 짜여진 소위 ‘드림팀’들을 내보냈고 한동안 그 누구도 미국의 전승우승 가도를 막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추세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전후해 일대 변화를 맞기 시작했다. 비록 여기서 미국은 전승으로 우승을 하긴 했으나 4강전에서 리투아니아에 2점차로 간신히 이겼고 프랑스와의 결승전도 10점차라는 힘겨운 승리였다. 미국 드림팀의 무적이미지는 여지없이 깨졌고 결국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선 푸에르토리코, 리투아니아, 아르헨티나에 모두 고배를 마시며 동메달에 그치는 수모를 맛봐야 했다. 이 때부터 NBA 선수들로 짜여진 미 농구대표팀을 ‘드림팀’으로 부르는 것에도 거부감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마이크 슈셰프스키 감독은 선수들이 스타의식을 버리고 팀으로 뭉치는 것만이 성공의 열쇠라고 강조한다.
이번에 미 대표팀을 이끌고 베이징에 가는 마이크 슈셰프스키 감독은 바로 이 드림팀 꼬리표를 떼어버리는 것이 미국의 최대과제라고 주장한다.
그는 “드림팀은 92년팀 하나뿐”이라면서 “우리 미국인들이 다른 올림픽팀을 드림팀으로 부르는 것은 실수다. 다른 팀들은 각자 정체성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BA 선수들만 보내면 국제대회에서 손쉽게 금메달을 챙겨올 것 같았던 생각은 이미 마지막 2번의 월드챔피언십과 아테네올림픽에서 달랑 동메달 2개에 그치는 참담한 실패를 맛보며 ‘환상’임이 드러났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실추된 명예회복이 절실한 입장이다.
미 선수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드웨인 웨이드는 “목표는 명예회복이다. 지난 2004년은 선수들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스런 해였다.
이번에는 우리가 아직도 농구에서 최고임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말보다 실천이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 국제적인 팀 스타일 플레이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선수들은 정교한 외곽슛과 전광석화 패스워크, 완벽한 스크린 앤 롤 플레이로 무장한 탑클래스 외국팀을 만나면 특히 방어에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NBA 무대에 수많은 외국선수들이 진출하면서 미국선수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여서 심리적인 어드밴티지도 거의 없다.
이번에 미국은 이런 국제경기 스타일을 감안, 팀을 꾸렸다. 고질적인 외곽슈터 부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대회 3점슛 성공률 44%의 마이클 레드를 가세시켰고 아르헨티나나 그리스, 스페인 등의 스크린 앤 롤 플레이 방어를 위해 키와 몸싸움 능력, 경험을 갖춘 가드를 뽑는데 주력했다. 그러다 보니 6피트11인치인 드와이트 하워드외엔 진정한 의미의 센터가 없다는 점이 다소 걸리지만 코비 브라이언트와 드웨인 웨이드, 제이슨 키드, 르브론 제임스, 카멜로 앤소니, 카를로스 부저, 크리스 폴, 크리스 보시, 테이션 프린스 등으로 짜여진 라인업은 충분히 금메달을 찾아올 수 있는 전력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아르헨티나, 스페인, 그리스, 리투아니아 등 미국과 금메달을 놓고 맞설 것으로 예상되는 팀들도 전력이 만만치 않고 이들을 상대로 미국은 우세할지 몰라도 승리를 낙관할 전력은 못된다. 코트에 나서기만 해도 승리가 보장된 것 같던 ‘오리지널 드림팀’의 시대는 영원히 떠나갔다. 이제 한가지 분명한 것은 베이징에서 미국팀이 금메달을 따내려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뿐이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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