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분이 상할 때가 디봇에 볼이 빠져 있는 경우다. 그렇지만 요령만 알면 이 지뢰밭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다.

■이번 레슨이 유용한 골퍼
-디봇에서 항상 뒤땅을 때리는 골퍼
-페어웨이 벙커에서의 요령에 대해 모르는 골퍼
-디봇에서 샷을 하면 거리가 항상 짧은 골퍼

■문제점
디봇은 작은 벙커나 다름없다. 따라서 쓸어 치는 스타일의 골퍼들이 자주 뒤땅을 낸다. 또 디봇에서의 거리 손실 원인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클럽을 잘못 선택하게 되고, 그 결과 비거리가 항상 짧다.

■해결책
페어웨이 벙커에서와 마찬가지로 약간 예각으로 볼을 때린다. 그러면 최악의 상황인 뒤땅을 예방할 수 있다.
또 평소보다 한 클럽 길게 선택하는 것도 잊지 않도록 한다. 아울러 디봇의 방향에 따른 요령도 익히도록 한다.

1. 예각으로 눌러 때린다
디봇은 스윙을 하고 난 후 뗏장이 떨어져 나간 자국으로 주로 두 번째 샷을 날리는 지점에 많다. 어떤 곳에는 마치 지뢰밭처럼 무수히 많은 디봇이 산재하고 있다. 티샷을 잘 때려놓고 의기양양하게 걸어갔다가 볼이 디봇에 있을 때만큼 기분이 상할 때도 없다.
속상한 마음을 넘어서 볼을 디봇에서 빼놓고 치고 싶은 욕구도 간절하다. 그러나 골프의 대명제는 ‘있는 그대로’ 플레이하는 것이다.
울화통이 터지는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할 때다. 먼저 뒤땅에 주의해야 한다. 디봇은 맨땅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볼부터 정확히 맞혀야 한다.
만약 조금이라도 뒤땅이 나는 날에는 잔디에서와 달리 헤드가 지면의 저항에 걸려 볼이 불과 20~30야드밖에 전진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나는 그래서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무조건 토핑을 생각하라고 말한다. 요령은 간단하다.
좀 더 예각으로 볼을 때리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약간 눌러 때린다고 생각하면 동작을 따라 하기 쉽다. 토핑이 나더라도 비거리와 방향성에 큰 지장은 없기 때문에 과감하게 휘두른다.
우선 백스윙을 좀 더 가파른 각도로 한다. 손목 코킹도 평소보다 빨리 한다. 그러면 다운스윙도 백스윙의 역순으로 이뤄져 가파른 각도로 볼을 때릴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디봇 안에 또 하나의 디봇을 만든다는 느낌으로 샷을 하는 것이다.

2. 번호 하나 긴 클럽을 선택하고 짧게 잡는다
디봇에서는 일반적으로 10~20야드 정도의 거리 손해가 생긴다. 따라서 평소보다 번호 하나 긴 클럽을 선택하는 게 좋다. 또 컨트롤 능력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그립을 약간 내려잡는다.

3. 볼 위치에 따른 요령
볼이 디봇의 어느 지점에 놓여 있느냐에 따라서도 샷의 난이도와 요령은 조금씩 달라진다.

◈디봇 가운데 있을 때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를 어렵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디봇에서의 샷 중 가장 쉬운 것으로 본다.
특히 디봇이 모래로 메워져 있으면 페어웨이 벙커에서 치는 느낌으로 하면 된다. 평소처럼 스윙을 하되 뒤땅을 방지하기 위해 볼을 약간 오른발 쪽에 둔다.

◈디봇 시작 지점에 있을 때
클럽이 파고들어갈 공간이 별로 없는 케이스로 토핑을 내듯 때려야 한다. 디봇에서의 샷 중 가장 난이도가 높다.
거리 손실도 다른 위치에 있을 때보다 크다. 보통 때보다 약 15~20야드 정도 짧다고 보면 된다.

◈디봇 앞쪽에 있을 때
디봇 내 볼 위치에 따른 세 가지 경우에서 중간 난이도다. 기술적인 어려움보다는 부상 방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임팩트 직후 헤드가 잔디에 걸리는 탓에 손목 부상에 유의해야 한다. 스윙을 하기 전에 손목을 충분히 풀어주고 부드럽게 클럽을 휘두르는 게 포인트다.

4. 디봇이 옆 결일 때 요령
디봇의 방향이 타깃 라인과 일직선으로 되어 있다면 그나마 낫지만 옆으로 나 있을 때는 더욱 난감하다. 디봇의 결이 페이스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탓이다. 어드레스 때 페이스를 열거나 닫는 등의 방법도 있지만 아예 처음부터 오조준을 하고 샷을 하는 게 실수 예방에 더욱 효과적이다.

◈타깃 라인 오른쪽을 향할 경우
사진에서 디봇의 방향은 타깃 라인의 오른쪽을 향하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헤드의 힐 부분이 잔디에 걸리면서 임팩트 직후 페이스가 닫히게 된다. 그러면 볼은 타깃보다 왼쪽으로 향하게 된다. 때문에 처음부터 페이스를 약간 열어주거나 목표 지점을 아예 오른쪽으로 잡는 요령이 필요하다.

◈타깃 라인 왼쪽을 향할 경우
사진에서 디봇의 방향은 타깃 라인의 왼쪽을 향하고 있다.
이때는 헤드의 토 부분이 잔디에 걸리면서 임팩트 직후 페이스가 열리게 되고 볼은 원래 원했던 지점보다 왼쪽을 향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페이스를 약간 닫아주거나 타깃보다 왼쪽을 겨냥하도록 한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