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소니 김은 타이거 우즈의 대회인 AT&T 내셔널에서 커리어 2승째를 따내며 우즈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영 타이거’AK, 세계 14위로 점프
KJ는 11위
“신사숙녀 여러분, 골프계의 새로운 수퍼스타 앤소니 김을 소개합니다”(ESPN- 제이슨 소벨)
“그는 진짜다(He is the real deal)”(야후스포츠- 브라이언 머피)
“타이거 우즈가 영원히 넘버 1 일 순 없다. 그리고 그 자리를 물려받을 선수는 앤소니 김이다.(골프채널- 브라이언 휴잇)
PGA투어의 떠오르는 스타 앤소니 김(23)이 6일 끝난 AT&T 내셔널에서 시즌 2번째 우승을 차지하자 각계 골프전문가들은 일제히 입을 모아 그가 궁극적으로 ‘황제’ 타이거 우즈의 권좌를 물려받을 후계자라는 평가를 내놓기 시작했다. 흠잡을 곳 없는 거의 완벽한 골프게임과 도무지 두려움이라는 것을 모르는 듯한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 게다가 도도하다 싶을 만큼 톡톡 튀는 ‘젊음의 용수철’까지 겸비한 앤소니 김은 ‘타이거’라는 수퍼스타가 빠진 PGA투어에 신선한 새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이미 성급한 사람들은 올해 남은 2개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후보로 그의 이름을 거론하기 시작한 것은 물론 9월 라이더컵에서 타이거없는 미국의 새 희망이 될 것이라는 점치고 있다. 서지오 가르시아, 애덤 스캇, 저스틴 로즈 등 그동안 PGA투어를 대표하는 영건들을 제쳐두고 그를 타이거의 후계자이자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과연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열광시킬까. 우선 첫째는 당연히 ‘실력’이다. ‘황제’의 후계자를 논하는데 실력이 없다면 아예 이야기를 시작할 필요도 없다. 우선 그는 5피트10인치 160파운드의 호리호리한 체구에도 불구, 드라이버를 맘먹고 때리면 350야드를 가볍게 넘기는 엄청난 장타자다. 하지만 그냥 장타자가 아니라 모든 아이언샷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샷의 귀재다.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앤소니 김의 샷 통계를 보면 드라이브샷(305.8야드-8위), 페어웨이 안착률(68%-18위), 그린 적중률(75%-12위), 퍼팅(28.3-8위), 버디평균(라운드당 4.5-5위)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PGA투어 시즌전체 통계를 보더라도 가장 중요한 8개 부문을 종합해 매긴 올-어라운드 랭킹에서 그는 애덤 스캇, 스튜어트 싱크, 필 미켈슨에 이어 4위다. 한마디로 그의 게임에는 약점이 없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둘째로 그는 아직 어리다. 미국선수 중 만 25세 이하로 한 시즌에 2승을 따낸 것은 1996년 우즈 이후 앤소니 김이 두 번째다. 더구나 그는 우즈에게 맞섰다가 수없이 많은 상처를 입은 다른 젊은 선수들과 달리 그 동안 나이 차로 인해 우즈와 직접 맞대결할 일이 없었다. 우즈가 얼마나 위대한 선수인가는 잘 알고 있지만 ‘호랑이에 물린 상처’로 인한 악몽이나 두려움은 없는 것이다.
더구나 그의 플레이에는 주저함이나 불안함이 없다. 우승이 걸려있는 10피트 짜리 퍼팅에서도 어드레스에서 모든 것이 5초면 끝난다. 이리 보고 저리 재고 온갖 뜸을 다 들이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할 때 시원시원한 느낌이 절로 든다. 모든 것이 자신감이 넘치기에 가능한 것. 물론 이런 것이 어떤 때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이어져 더블, 트리플보기가 되기도 하지만 그의 재능은 이를 커버하고도 남는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만만한 그의 태도는 종종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진정한 1인자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갖춰야 할 카리스마로 꼽기도 한다. 더구나 그는 루키시절 ‘재능은 뛰어나지만 거만하다’는 인식을 주었던 것에서 탈피, 특유의 자신감은 유지하되 겸손할 때는 겸손할 줄 아는 성숙함을 갖춰 나가고 있어 더욱 대성할 재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신의 이니셜 ‘AK’를 큼지막하게 새긴 벨트버클을 차고 나서 주목을 받았던 그는 이번 대회서 마지막날 수많은 다이아몬드가 번쩍이는 화려한 ‘AK 벨트버클’을 선보여 다시 한 번 화제의 대상이 됐다. 일부언론 보도와 달리 이 다이아 벨트버클은 그가 돈을 주고 산 것이 아니라 그가 광고모델로 나서는 한 회사가 만들어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 화려한 벨트버클을 차고 나선 뒤 바로 역전승을 일궈낸 그는 확실한 ‘대물’이다.
앤소니 김은 7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지난주보다 6계단 오른 14위에 랭크됐다. 지금은 아직 ‘아기호랑이’지만 아마 우즈가 부상에서 돌아올 때쯤에는 그에게 도전장을 내밀 만큼 ‘대호’로 커 있을지도 모른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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