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표로 눈길을 끌고
과외·에세이로 마무리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은 더 중요하다. 이왕 시작했으니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할 것 아닌가. 여태까지는 부모, 교사, 코치, 튜더, 디렉터, 학원 강사의 얘기를 듣기만 했지만 이제 드디어 ‘내 얘기’를 할 차례이다. 고교 시니어들은 공통 지원서가 온라인에 뜨기 시작하는 8월부터 대학 지원서 작성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에세이 주제는 지금부터 서서히 맥을 짚어볼 필요도 있다. 내 얘기를 잔뜩 쓰게 될 지원서, 어떻게 작성하는 것이 유리할 것인가? 지원서에 따라붙게 되는 추천서, 인터뷰, 에세이 등은 어떻게 갈무리를 해야 하는지 대입전문가들로부터 들어본다. 핵심은 교실 안과 밖에서 가치 있는 역할과 공헌을 해왔고 대학에 가서도 이는 ‘현재 진행형’일거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성적표
꾸준한 상승곡선 보여줘야
■추천서
성적·과목선택 보충 설명
■과외활동
열정·관심사 나타내야
성적표가 제일 중요하다
내 얘기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대학 입학사정 잣대의 수치가 1~10까지라면 성적표의 중요도는 10에 속한다. 좀 과장되게 표현한다면 우수한 성적이야 말로 합격을 위한 ‘마법의 탄환’이다.
성적표란 입학사정관에게 단순한 A, B, C의 행렬이 아니다. 그들에게 성적표는 점차 어려운 과목에 도전했는지, 특정분야에서 성장이 이루어졌는지를 보는 중요한 지표이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어려운 과목이나 분야로 자신을 밀어 넣었는지를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과학을 전공할 학생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재학 중인 고교에서 제공하는 모든 어려운 과학과목을 다 수강했다면 비록 성적이 모든 과학과목에서 번쩍 번쩍 빛나지는 않더라도 이 학생은 ‘인상적인 인물’로 일단 커트라인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다.
교사의 추천서는 문맥을 연결 한다
교사의 추천서는 학생이 왜 그 과목을 택했는지 그리고 왜 그런 학점을 받았는지에 대한 보충설명서이다. 따라서 추천서를 부탁할 교사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화학 AP과목에서 비록 C를 맞았지만 교사가 “이 학생은 성적은 비록 C를 받았지만 수업태도가 진지하고 적극적이었으며 방과 후에도 다시 찾아와 모르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열의를 보여줬다”고 써준다면 추천서의 역할로는 성공이다.
추천서를 부탁할 때는 자신의 공부 스타일과 학구적으로 무엇을 다룰 수 있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교사에게 부탁을 해야 한다. 학생 수가 많은 학교라면 교사에 따라 써야할 추천서의 양이 많을 수가 있다. 이럴 때는 학생이 자기 소개서(brag sheet) 한 장 쯤 만들어서 건네는 것도 괜찮다. 여기에 성적을 기록할 필요는 없다. 그건 교사가 이미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빈 칸을 채운다
이쯤에서 사정관들은 깊이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 학생이 누구인가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화학 아너 클래스를 수강했으면 다음 상급학년에서는 화학AP를 들어야 하는데 왜 듣지 않았을까? 10학년 1학기에는 왜 이렇게 결석이 잦았을까? 등 빨간불이 켜지는 것에 대한 보충설명이 있어야 한다. 보통 이런 문제는 카운슬러의 추천서에 설명이 되어야 한다. 그 해에 화학AP와 생물AP가 같은 시간에 중복되어 둘 중 한 가지만 선택하다 보니 화학AP는 수강이 힘들었다는 식으로. 그러나 카운슬러의 추천서가 항상 완벽하지는 않으므로 학생이 자신의 것을 별도로 챙겨야 한다.
지원서에 설명할 자리가 충분하지 않다면 별도의 종이에 첨부해서라도 당시 병원에 입원했었기 때문에 혹은 가족사가 있어서 결석이 잦았다는 상세한 설명을 곁들여야 한다. 사정관 입장에서는 학생에 대해 알고 나면 불안감이 덜어 질 수 있다.
빛나는 조연, 과외활동
성적으로 일단 금 안으로 들어갔으면 다음은 과외활동으로 또 다른 선을 넘어야 한다.
공부는 학생으로서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즉 학생의 두뇌와 의지력을 보는 것이지만, 과외활동은 학생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열정과 관심사를 알아볼 수 있다. 공통지원서에는 과외활동에 대해 적는 칸이 7줄이다.
깊이 없이 10가지를 하는 것보다 주요 포지션을 가지고 깊이 있게 2~3 가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정관들이 보기에 빈 칸 메우기 식의 활동이라고 보이면 오히려 손해다.
그 활동을 주당 몇 시간씩 꾸준히 해왔는가도 보게 된다. 또 이에 대한 열정은 인터뷰나 에세이에서도 확인될 수 있다. 함께 일했던 성인 디렉터나 코치로부터의 편지도 도움이 된다. 어떤 종류의 노력이 그 활동에 들어갔는지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엔터 키 ‘에세이’
여태까지는 리스트 식으로 성적을 나열하고 교사나 디렉터, 카운슬러의 설명이 필요했지만 이제야 드디어 내가 나에 대해 쓰는 에세이로 평가받게 된다. 아무리 외부에 표출되는 성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내면의 가치관이나 안목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이런 의미에서 에세이는 컴퓨터의 엔터키에 해당된다.
필요한 정보나 단어를 찾을 때 엔터키는 그 정보를 찾아가는 필수 열쇠가 아니던가. 학생이 자신의 내부 세계를 스스로 열어 보이는 것이 에세이이다. 따라서 사정관이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을 또 다시 보여주고 설명해주는 지루함은 없앨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성적표, 추천서, 편지에서 나타나지 않는 부분을 찾아 에세이에 표현하거나 강조하면 좋다.
예를 들면 가치관이 변한 전환점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용기로 맞대응했을 때 등은 에세이 주제로서 추천할만하다. 그렇다고 장황해서는 안 된다. 500자 이내로 짧고 깔끔하게 자신의 특정 상황을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에세이는 ‘아픈 사람을 치료할 수는 있지만 죽은 자를 살려 낼 수는 없다??성적이 시들시들(C와 D의 연속)한데 에세이만 잘 썼다고 합격시켜주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C가 한 개 있어 옥의 티였다면 이를 에세이가 커버 해 줄 수는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대학 입학 사정관들은 에세이 대행 비즈니스가 한창 뜨는 멀티 밀리언 비즈니스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에세이에서 17~18세의 목소리가 들리는지, 30~40대의 목소리가 들리지는 금방 식별해 낼 수 있다. 학생 스스로가 쓰고 오자나 문법정도만 외부의 손을 빌리기는 것이 현명하다.
언사와 태도와 분위기로 표현하는 인터뷰
에세이가 글로 자신을 나타냈다면 인터뷰는 자신이 해온 활동을 말로, 태도로 나타내는 것이다. 인터뷰에 대한 비중은 학교마다 또 캠퍼스 마다 다르다. UC계열은 아예 하지도 않는다. 또 어떤 학교는 단순히 알아보고 거치는 의례의 한 차원에서 그치기도 하고 어떤 학교는 이도 평가의 한 잣대로 고려하기도 한다. 인터뷰는 이미 제출한 기록에서 볼 수 있는 흠집에 대해 보충설명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상대가 호감을 가질 수 있도록 스킬과 테크닉을 연습해 둘 필요가 있다.
공대 없는데 “공학에 관심”
예일 지원때 “하버드 가면”
모르고 지원하면 ‘미끄럼’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 대해 숙제를 할 필요가 있다
지원서는 보통 도전권(challenge), 목표권(target), 안정권(safe)으로 나눠 각 단계마다 3개 학교, 그러니까 8~9개정도에 지원서를 내는 것이 카운슬러들이 추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요즘은 온라인 지원으로 지원비용이 면제되는 학교가 늘어서 인지 10개 심지어는 20개 대학에까지 지원서를 제출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한 문제점은 학생이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공대가 없는 에모리에는 공학 쪽에 관심이 많다는 지원자의 지원서가 매년 속출하고 있고(물론 대부분 불합격이다) 예일에 지원하면서 “내가 만일 하버드에 합격한다면...??이란 문구로 에세이를 쓰거나 인터뷰에 응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는 낙방의 지름길이라고 진학 카운슬링업체인 보스턴 아카데미의 엔젤라 엄씨는 지적하고 있다.
지원하는 대학에 대해 자세하게 리서치 하고 입학통지서가 오면 꼭 등록하겠다는 의사 표시가 강한 학생에게 대학은 호감을 갖게 마련이다.
복수지원으로 등록률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대학들은 등록할 가능성이 높은 학생에게 합격통지서를 발부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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