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성공을 위한 과정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야
몇 주째 하버드 졸업식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오늘은 해리포터의 저자 롤링(JK Rowling)의 축사내용을 가지고 얘기를 나누고자 한다.
그녀의 축사를 간단히 요약해보면, 우선 초대를 받을까 말까 망설이면서 몸무게가 많이 빠져서 감사한다고 했고, 잘 생각해보니 본인도 본인의 졸업식 때 들은 축사를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안심하고 초청을 받아드리기로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졸업생들에게 드리고 싶은 도전은 목적을 가지는 것이 자기향상의 첫 발자국이라는 것과 그 목적을 정함에 있어서 실패를 두려워 말고 상상력을 발휘하라는 부탁의 말이었다.
첫째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 것은 본인도 20대중반에 아주 처절한 실패를 맛보았는데 그 실패야 말로 오늘의 성공을 가져다 준 축복이었다고 했다.
평생 가난하게 살았던 부모들은 우선 재정적인 염려가 앞섰는데 그런 부모의 눈치를 보느라 별로 내키지 않는 공부를 했고, 그러다 보니까 언제나 맡은 일에 충실하기 보다는 기회만 있으면 요리조리 빠지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런 과정 중에서 결국은 가정도 실패하고 이혼모에 실직자라는 바닥 인생으로 떨어지게 되었는데, 그것은 부모의 재정적 빈곤에 대한 두려움과 본인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모두 동시에 실현된 순간이었다고 한다.
그런 수모 속에서 말할 수없는 좌절감에 빠지기도 했지만 또 막상 당하고 보니까, 차츰차츰 그리고 은근히 오기까지 생기더라는 것이다. 이제 더 나빠지려야 나빠질 수도 없는 곳이 이르다 보니까 체면이고 염치고 다 버리게 되었고 오직 자기가 꼭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물론 그녀가 하고 싶었던 것은 글을 쓰는 것이었다.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짬이 있을 때마다 머릿속에서 샘솟아 나는 생각들을 글로 옮기기 시작했는데 이런 과정 속에서 자신 안에 내재해 있던 탄력 있는 회복력을 알게 되고 또 보석보다 값진 친구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그동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연구원으로 일한 직장 국제사면위원회에서의 경험도 본인의 상상력의 폭을 많이 넓혀 주는 축복이 되었고, 부모 때문에 하고 싶지 않지만 했던 공부, 즉 영문학, 독일어, 고전학등도 결국은 작가로써의 시야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는 축복이 되었다고 한다.
그녀가 둘째로 권한 것이 상상력을 동원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말하는 상상력은 물론 문학적 창작력보다는 보다 폭이 넓은 것으로써, 있는 세계에 만족하지 않고 아직 없는 세계를 현실로 만들어줄 수 있는 상상력이었다.
희랍의 플루탁은 “우리의 생각이 우리의 현실을 바꾸어 준다”(What we achieve inwardly will change outer reality)라고 하지 않았는가!
지금 가진 자로써의 위치에 만족하면, 기껏 갈고 딱은 은사를 개인의 영달에만 낭비해버리는 것인데, 이러한 삶은 가진 자로써의 특권만 챙기고 가진 자로써의 의무는 전혀 무시하는 극히 이기적인 삶의 전형이 되어 버린다고 했다. 그러나 인생이 성취하고 획득하는 것만의 연속일 수는 없는 것은 밤에 잠 자기 전 엄마가 애기에게 들려주는 옛날얘기의 진가를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버드의 졸업생들은 이제는 성취와 획득에만 전념하지 말고 현존하지 않는 상태를 미리 볼 수 있는 능력으로써 인간에게만 부여된 발명과 혁신의 샘인 상상력, 계시적이고 혁신적이기도 해서 전혀 함께 해보지 않은 사람들과도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하는 이 상상력을 동원해서 보다 낳은 세계를 만들어 가는데 이바지하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그리고 이어서 부탁하기를 하버드 졸업생들은 이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최적의 자리에 있는 것을 잊지 말라고 했다. 이것이 그들의 특권이자 의무로써, 나의 일신의 영달만 위해 일한다면 나의 가족만 자랑스럽게 여기는데 그치게 되지만, 이런 상상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때는 수천 수억의 사람들이 변화를 받게 되고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는데 말이다.
로마의 세네카는 “인생은 옛날얘기와 같아서 그것이 얼마나 길었는가보다는 얼마나 알찼는가가 더 중요한 것이다.” (“As is a tale, so is life: not how long it is, but how good it is, is what matters.”)라고 강조하면서.
롤링의 이런 바람은 사실 그녀에 국한 된 것이 아닌 것 같다.
하버드대의 신임 여총장 파우스트(Drew Gilpin Faust)도 그의 졸업사에서 비슷한 권면을 했고 영어로 답사한 학생들의 답사 내용도 비슷한 꿈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또 각 기숙사별로 졸업장을 나누어 주며 졸업생 하나하나를 소개해줄 때도 볼 수 있었듯이 물론 의과대학, 법과 대학으로 저명한 회사로 진출하는 졸업생들도 많았지만 의외로 많은 졸업생들이 개인의 영달이 아니고 이런“꿈”을 이루기 위해 세계각지 오지로 발길을 향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이런 동향은 단지 하버드뿐만이 아니고 인근 아이비리그 대학들에서도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그 예로 하버드와 앰허스트, 터프트같은 명문 대학에서 이와 같은 주제로 세미나를 주관하고 있는 가드너교수(Professor Howard Gardener) 가 말해주고 있다.(http:// www.nytimes.com/2008/06/23/education/23careers.html와 http://www. theamericanscholar. org/su08/elite-deresiewicz. html 참조).
이제 우리 자녀의 세대는 더 이상 생존에만 전념하는 시대가 아니고, 보다 보람된 삶을 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213)210-3466, johnsgwhang@yahoo.com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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