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부담 덜해요 UC 변한 것 없다
UC 최고점수 반영 이미 시행중
아이비리그 등 ‘합성점수’ 가 더 유리
진학 카운슬러. 학원가는 환영
정책이나 규정이 바뀌면 항상 그로인한 승자와 패자 또 찬성과 반대가 있게 마련이다. 또 처음에는 바뀐 규정에 조율하기 위한 약간의 법석과 분주함이 있다가 곧 평정을 되찾고 잠잠해 지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
SAT를 주관하는 비영리단체인 칼리지 보드(College Board)는 지난 20일 수험생들이 치른 SAT 점수 중에 학생이 원하는 것만 학교에 보고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이는 2010년 졸업생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올 가을 12학년이 되는 시니어는 ‘혜택’을 받지 못하지만 11학년인 주니어부터는 새 규정에 의해 원하는 점수만 입학사정에 반영시킬 수가 있게 됐다.
SAT 점수보고 규정 변화로 인한 각계 반응과 학생들의 새 전략에 관해 취재해 봤다.
■변경 사항
여태까지는 시험을 보는 대로 그 점수가 그대로 모두 기록되어 대학 측에 보내졌다. 그러나 올 가을 11학년이 되는 학생부터는 자신이 원하는 최고 점수만 학교 측에 보고하도록 요청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학생들은 칼리지보드 측에 온라인이나 전화로 원하는 점수와 치른 날짜만 지원한 대학 측에 보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아무 요청이 없을 때는 모두 그대로 보고된다. 이때 최고점만 보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지만 지원한 대학에 따라 여러 개의 점수를 요구할 수도 있어 가장 잘 나온 점수 3개를 요청할 수도 있다.
정리하면 전에는 4번 SAT를 봤으면 이 점수가 모두 대학 측에 보고됐지만 지금은 학생이 원하는 1~3개만 골라 보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응
◆UC시스템
UC대학 9개 캠퍼스는 이번 칼리지 보드의 새 규정으로 전혀 영향이 없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미 보고된 여러 개의 점수 중에 가장 높은 점수만 입학사정에 고려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 방침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립대학
USC는 칼리지 보드의 새 규정에 반대하고 있다. 그리고 대학측은 수험생이 치른 SAT 점수를 횟수에 상관없이 앞으로도 모두 보고하도록 할지도 모른다는 입장을 취했다.
USC의 입학사정 국장 티모시 브루날드는 “역사를 봐야 현재가 보이기 때문에 학생의 점수 변동 상황을 살펴볼 수 있도록 시험을 치른 대로 모두 보고하는 것이 더 유리할 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사립대학들의 ‘합성점수’(composit score)와도 상관이 있다.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명문 사립대학들은 수학, 독해, 작문성적을 가장 좋은 것으로 골라서 합성해서 입학사정에 고려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는 여태까지 치른 시험 중에서 각 분야별로 가장 높은 점수만을 골라 취했기 때문에 UC의 싱글점수보다 합계가 높게 나오곤 했다. 따라서 앞으로도 학생들은 여러 개의 점수를 올릴 공산이 크다.
◆칼리지 보드
대부분의 학생들이 주니어 때 한번 보고 시니어 때 다시 한 번 SAT를 치른다. SAT를 3번 이상 치르는 학생은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리서치에 의하면 시험을 많이 본다고 해서 점수가 향상되는 것은 아니므로 새 규정에 의해 시험을 더 자주 치는 학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학생, 학부모, 고교 진학 상담 카운슬러
학생의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게 되어 환영하고 있다. 이번 여름, 가을에 있을 PSAT 준비를 하고 있는 주니어 학부모와 학생들도 “그렇다면 부담 없이 가을에 SAT도 한번 쳐보자??라고 마음을 바꾸고 있다. 예전에는 준비가 안 되면 시험을 자꾸 미루곤 했었는데 이젠 그런 부담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건 시험등록비 45달러가 부담이 되지 않는 중산층 이상 가정의 자녀들에 한한 얘기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규정변화는 부유층에게는 유리한 ‘게임??이지만 저소득층 자녀들에게는 더욱 불리해진 것이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현재 칼리지 보드는 저소득층 자녀에게는 2번까지 시험 등록비를 면제해 주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 횟수를 늘려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인 튜더링 업계와 사설 학원
이번 조치를 환영하고 있다.
엘리트 에듀케이션 토랜스 지점 대니얼 추 원장은 새 규정으로 학원 등록학생이 갑자기 많이 늘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학생들의 시험에 대한 부담감이 준 것은 확실해 공부한 후 일단 미루지 않고 한 번 봐보고 미숙한 점을 보완해서 다시 보는 식으로 전략이 바뀔 것 같다. 고 말하고 있다.
패닌슐라 아카데미의 안현준 원장도 “SAT는 원래 충분히 준비한 다음 한 두 번 보고 끝내야 한다”며 “여러 번 치른다고 해서 점수가 쉽게 오르는 것도 아니어서 괜히 시험에만 매달려 시간 낭비할 필요 없다”고 지적 하고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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