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무적함대’ 스페인이 ‘전차군단’ 독일을 꺾고 44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스페인은 3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열린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결승에서 전반 33분 간판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의 득점으로 독일을 1-0으로 눌렀다.
이로써 스페인은 자국에서 개최된 1964년 대회 이후 44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무적함대 스페인이 독일을 누르고 44년만에 유럽축구선수권에서 우승하였다.(AP Photo/Michael Probst)
스페인이 월드컵 등 메이저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도 1964년 유럽선수권대회 이후 처음이다.
반면 대회 최다 챔피언(1972, 1980, 1996년) 독일은 통산 네 번째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아 스페인이 우승컵인 앙리들로네컵에 입 맞추는 모습을 지켜봤다.
대회 최다 득점 선수인 다비드 비야(4골)가 부상으로 명단에서 빠진 스페인은 토레스를 최전방 원톱에 내세운 4-1-4-1 포메이션으로 독일에 맞섰다.
다비드 실바-세스크 파브레가스-사비 에르난데스-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2선에서 토레스를 지원했고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마르코스 세나가 배치됐다.
포백 수비라인은 호안 캅데빌라-카를레스 푸욜-카를로스 마르체나-세르히오 라모스로 구성했고, 골문은 이케르 카시야스가 지켰다.
독일은 장딴지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던 팀의 주장이자 플레이메이커 미하엘 발라크를 선발로 내세우며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최전방에 미로슬라프 클로제, 좌우 측면에 루카스 포돌스키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를 배치한 4-2-3-1 포메이션으로 스페인 사냥에 나섰다.
전반 4분 스페인은 라모스의 횡패스를 독일 클로제가 가로채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치고 들어갔으나 볼 터치가 좋지 못해 골아웃 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 9분 미드필더 토마스 히츨슈페르거의 첫 유효 슈팅이 터지는 등 경기 초반은 독일이 주도권을 잡는 듯 했다.
루이스 아라고네스 스페인 감독 역시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듯 좌우 측면 미드필더 실바와 이니에스타의 위치를 바꿔 변화를 줬고, 이후 스페인의 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14분 이니에스타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가운데로 찔러준 볼이 상대 수비수 크리스토프 메첼더의 발에 맞고 굴절돼 자책골이 될 뻔했지만 골키퍼 옌스 레만의 선방으로 독일이 위기를 넘겼다.
스페인은 전반 23분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다. 라모스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토레스가 골 지역 왼쪽에서 헤딩으로 돌려 놓았지만 골포스트를 맞고 나와 땅을 쳤다.
전반 25분 반격에 나선 독일의 발라크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날린 오른발슛은 수비수 몸에 맞고 나왔다.
마침내 전반 33분 스페인의 우승 한풀이를 알리는 역사적 장면이 찾아왔다.
사비가 미드필드 중앙에서 상대 일자 수비를 무너뜨리는 송곳같은 패스를 연결했다.
그 순간 토레스가 독일 수비수 필리프 람과 몸싸움을 벌이며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들어 달려 나온 골키퍼 레만을 보고 오른발로 살짝 공을 차 넣었다. 토레스의 발 끝을 떠난 공은 반대편 골대쪽으로 굴러 들어가 골망을 흔들었다.
리드를 잡은 스페인은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8분 사비의 오른발 중거리슛과 1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실바가 날린 왼발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독일은 후반 15분 발라크가 아크 왼쪽에서 날린 오른발슛이 골대를 살짝 빗겨가는 등 스페인의 굳게 닫힌 골문을 쉽게 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22분 라모스의 결정적인 헤딩슛이 골키퍼 레만의 선방에 걸리고, 23분 이니에스타의 오른발슛이 골문 앞에 서 있던 토르스텐 프링스의 다리에 맞고 나오는 등 스페인이 득점 기회를 더 많이 가져갔다.
독일은 후반 13분 케빈 쿠라니, 34분 마리오 고메스 등 공격수들을 투입하며 만회에 나섰지만 스페인의 수비벽을 무너뜨리지 못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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