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8- 스페인, 러시아 완파..독일과 결승 격돌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스페인이 ‘히딩크 마법’을 잠재우고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결승에 합류, 독일과 패권을 다투게 됐다.
‘무적함대’ 스페인은 2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2008 준결승에서 후반 5분 에르난데스 사비의 선제골로 포문을 열고 후반 28분 다니엘 구이사, 후반 37분 다비드 실바의 연속골로 러시아를 3-0으로 무너뜨렸다.
무적함대 스페인에게 진 러시아선수들을 위로하는 히딩크 감독의모습
스페인이 3-0으로 러시아를 물리쳤다.(AP Photo/Keystone, Laurent Gillierion)
스페인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러시아를 4-1로 꺾은 데 이어 두 번째 대결에서 또 완승을 거두며 1964년 우승 이후 44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스페인의 유로대회 결승 진출은 1984년 준우승 이후 24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다.
반면 히딩크 감독은 조국 네덜란드를 이끌었던 1998년 프랑스월드컵, 한국 사령탑을 맡았던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어 이번에도 메이저 대회 ‘4강 징크스’를 털어내지 못했다.
스페인은 30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터키를 꺾고 결승에 선착한 ‘전차군단’ 독일과 우승컵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스페인과 독일 두 팀은 유로대회에서 모두 네 차례 만나 독일이 2승1무1패로 약간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 만난 1988년 본선에서는 2-0으로 스페인을 이겼다.
굵은 빗줄기 속에 킥오프된 경기에서 스페인은 러시아와 첫 대결과 마찬가지로 다비드 비야와 페르난도 토레스를 투톱으로 내세운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는 안드레이 아르샤빈과 로만 파블류첸코를 전방에 배치해 스페인에 맞서 싸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4위 러시아는 그러나 네덜란드와 8강전을 넘어 구 소련 해체 이후 처음으로 준결승까지 진출, 막판까지 투지를 불태웠지만 FIFA 순위 4위인 스페인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스페인은 초반에는 러시아와 팽팽한 접전을 예고하는 듯 했지만 서서히 경기 흐름을 지배해 나갔다.
전반 6분 비야의 패스를 받은 토레스의 터닝슛으로 포문을 연 스페인은 5분 뒤 비야가 아크 왼쪽에서 중거리 슛을 날리며 기선을 잡았다.
반격에 나선 러시아는 파블류첸코가 전반 16분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프리킥을 쏘아 올렸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파블류첸코는 이후 측면 크로스를 이어 받아 페널티 지역 안에서 잇따라 슈팅을 날렸으나 공은 골망을 빗겨갔다. 조별리그 3차전과 8강전에서 연속 골을 터뜨렸던 러시아 간판 스트라이커 아르샤빈은 네덜란드 수비진의 집중 견제를 받아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에 반해 스페인은 주전 공격수 비야가 전반 28분에 얻은 프리킥을 찬 뒤 몸에 이상을 느껴 7분 뒤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나고도 탄탄한 미드필더 진을 바탕으로 전력 누수도 없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끝난 가운데 첫 골은 역시 스페인이 먼저 뽑았다.
스페인은 후반 5분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한 크로스를 올리자 문전으로 뛰어들던 사비가 오른발을 정확하게 갖다 대며 러시아의 그물을 흔들어놓았다.
러시아 수문장 이고르 아킨페예프는 순간 몸을 움츠렸지만 공은 이미 가랑이 사이로 빠져 나간 뒤였다.
기세가 오른 스페인은 비야가 부상으로 나가는 바람에 원톱이 된 토레스를 앞세워 공격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후반 8분 토레스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 찬 슛이 크로스바를 넘긴 스페인은 17분 토레스가 측면 크로스를 받아 논스톱 슈팅을 시도했지만 오른쪽 포스트를 빗나갔다.
파상공세를 펼치던 스페인은 결국 후반 28분 토레스 대신 교체된 구이사가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파브레가스의 절묘한 칩 킥을 문전으로 파고들던 구이샤가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오른발로 상대 골키퍼를 넘기는 재치있는 슛으로 다시 한번 스페인의 골망을 출렁였다. 구이샤의 이번 대회 두 번째 골.
스페인은 후반 37분에는 왼쪽 측면을 돌파한 파브레가스의 크로스를 실바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로 왼쪽 모서리 구석을 향해 차 넣어 결승행에 쐐기를 박았다.
러시아는 막판 반격에 나섰지만 체력이 달린 듯 움직임이 둔해진 데다 인저리 타임 공격수 드미트리 시체프의 마지막 슛도 골문을 벗어나 영패를 면하지 못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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