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 고용안정 노력 꾸준히 전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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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주 교육예산 삭감으로 UC버클리 한국어강의 축소계획이 발표된 지난 4월말 이후 크리스틴 홍 영어과 박사를 필두로 많은 UC버클리 학생들은 줄기차게 한국어강의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4월27일 한국어강의 구하기를 위한 첫 대책회의가 열린 이래 4월30일에는 한국어구하기의 효율적인 홍보 및 운영을 위한 인터넷 홈페이지가 개설됐다. 이어서 5월7일에는 베이지역 아시안 및 주류사회 미디어를 초청,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고 다음날인 8일에는 교내 가두시위를 통해 한국어강의 및 기타 아시안 언어강의 축소위기에 대해 학교내 공론화를 시도하는 등 쉼없는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한국어강의의 경우 중국어강의 58%, 일본어강의 40%의 예산 축소보다 큰 66%의 예산감소가 발표돼 13개로 유지되던 강의 규모가 4-5개 수준으로 대폭 줄어드는 상태였고 중국어, 일본어강의에 비해 강의규모가 작아 이같이 예산이 삭감될 경우 한국어강의가 폐지될 수도 있었던 위기상황이었다.
한국어 구하기 운동
한국어강의를 살리기 위해 뜻을 모은 한인학생들은 첫 대책회의를 통해 단독행동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중국어, 일본어 등 기타 아시안언어 학생들과 연대해 발언권을 확대해 나갔다. 이같은 노력으로 5월7일 공동 기자회견, 5월8일 교내 가두시위가 성공적으로 열렸다.
학생들은 학교측의 마음을 돌리는 것 이외에도 기부금 모금 등 대안을 모색해 나가기 시작했다. 5월14일 ‘한국어구하기 모임’에서 발표한 홍보물에는 동아시아 언어 강의축소 현황보고서와 기부방법 안내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이에 따르면 한, 중, 일 3개국 언어를 당초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50만달러를 모금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한국어는 가장 큰 폭의 예산삭감이 예상돼 20만달러 이상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크리스틴 홍 박사를 비롯한 UC버클리 학생들은 한국어구하기 운동을 남가주까지 확산시켰다. 이들은 16일 로스엔젤레스까지 가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인사회 및 아시안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몇일 후 본보에서는 학생들의 힘만으로 20만달러에 이르는 기금을 조성하기 어렵다고 판단, 5월20일부로 기금모금 캠페인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같은 미디어의 노력으로 공론화가 이뤄진 한국어강의 구하기 운동에 ‘SV 성공신화’ 이종문 암벡스벤처그룹 회장과 동아시아 언어&문화학과 앨런 탠즈만 학과장과의 면담은 큰 관심을 촉발시켰다.
학생들은 외부의 후원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기금조성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5월31일 오클랜드 한인업소들을 상대로 기금모금 방문을 통해 한발한발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학생들의 이같은 노력에 한인단체장들도 성원했다. SF한인회 이사면서 오클랜드 OB타운 사장인 강광진씨가 기금모금 만찬을 약속한 것.
기금모금 행사 계속
잠시 소강상태를 유지하던 한국어강의 구하기 운동은 17일 UC버클리 재정문제를 총괄하는 조지 브레슬라워 부총장과 면담을 통해 결과적으로 극적인 반전을 이루게 된다. 이날 면담은 브레슬라워 부총장의 희망적인 언급이 전혀 없었던 표면상의 실패작이었으나 학생들의 한국어강의 구하기에 대한 열정과 본보를 비롯한 미디어의 공론화에 깊은 인상을 받은 부총장의 심경변화가 결국 본보 21일자 A1면에 보도된 ‘UC버클리 한국어과 예산 “작년 수준 유지”’기사보도와 같이 예산동결이라는 극적인 결과를 도출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한국어강의가 가야할 길은 멀다. 예산동결은 내년에만 한정된 것이고 내후년은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내후년에도 발생할 수 있는 한국어강의의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강사들의 고용안정이 필수적이다. 이에 ‘한국어강의 구하기 모임’은 예산동결이라는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기금모금 행사를 예상대로 개최하고 8월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측의 강사 고용안정 보장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나갈 계획이다.
<박승범 기자> sb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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