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잘한다고 강단 설 수 없어
전문 과정 거쳐야 진정한 교사
거의 35년 전 이민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즉 영어가 제 2언어인 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ESL 교사로 미국 교육계에 첫 발을 디딘 필자는 영어교육이라면 남다른 열정과 관심이 있습니다. 영어교육뿐만 아니라 언어교육, 즉 한국어 교육, 이중언어 교육, 듀얼 랭기지 프로그램, 이머전(immersion), 등 Literacy(읽기 및 쓰기), Language(언어), Learning(배움)에 대해서 늘 연구하고 계속 배우고 특강도 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또는 여름방학 기간인 7월에는 한국에 가서도 영어교육에 대해 원어민 교사 영어교수법 연수, 초중고 교사 영어교수법 연수, 사설 영어교육업체 등에서 다양한 연수 강의를 맡게 됩니다. 영어를 제 2언어로 습득하는 법, 학생들이 어떻게 배우는가, 다양한 영어실력을 가진 학습자들에게 수준별 수업하기, 학생들의 상호의사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영어수업, 교실 관리, 수업 레슨 플래닝, 높은 사고력을 도모하는 영어교수법, 학생들의 동기유발 등, 그리고 TESOL(Teaching English as a Second Language) 즉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연수에서 영어로 강의하곤 합니다.
필자가 교장에 되기 전 옛날 교육국 본부에서 영어교육 장학사 및 장학관으로 있을 때 미국에 온 이민자들과 베트남인 등의 피난민들에게 긴급 영어교육의 책임을 맡고 있었던 경험을 토대로 최근 project-based learning 또는 task-based learning(과제 중심의 배움)을 강조하는 영어교육 방법에 이르기까지 전하고 있습니다. 영어교육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한국 학부모들이나 한국 교육 시스템 정책자들에게 미국 이민자 학생들에게 35년 전부터 영어를 가르쳐온 경험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LA는 200여개의 언어를 말하는 전 세계에서 온 이민자들이 사는 다문화적 사회의 도시로 LA 교육국은 그 어느 교육구보다 영어를 제2 언어로 가르치는 영어교수법(TESOL)에 최근의 리서치 및 이론, 풍부한 경험과 구체적 테크닉이나 방법을 터득하고 있는 교육자들이 많으며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2008년 6월8일자 일요판 프론트 페이지에서, 한국에서 예전에는 주로 고등학생들을 영어권 나라에 조기유학을 보냈었는데 요즈음은 초등학생들도 부모와 떨어져 살며 조기유학을 오고 있다는 기사를 크게 실었습니다. “For Studies in English, Koreans Learn to Say Goodbye to Dad”라는 기사에서 소위 ‘기러기 아빠’들이 어린 자녀의 조기유학을 위해 부부와 자식들이 생이별하여 아빠는 한국에 엄마는 애들과 함께 미국이나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서 생활하는 모습들을 다루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애들은 영어권 문화를 빨리 습득해 가고 한국에 남은 아빠들은 전통적 아빠로 그대로 남아 문화적으로 서로 남남이 되어가는 희생을 가족들이 감내해 가면서 한국 사람들이 영어교육에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한 파워풀한 내용의 기사였습니다.
한국인 특유의 고정관념으로 ‘빨리빨리’ 영어교육 해결책을 단순하게 찾으려 하지 말고, 최근의 연구에 의한 데이터에 의한 실제현장에 적용한 효과적인 방법을 영어교사들에게 지속적으로 트레이닝 시켜가야 합니다.
단순히 영어를 잘한다고 좋은 영어교사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2세나 1.5세 미주한인 또는 영어권 원어민(native speakers)이라 영어를 잘 말할 수 있다고 하여 무조건 영어를 제대로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어느 교회에서 영어로 성경공부(Bible Study)를 가르치는 한 1.5세 교사의 선데이 스쿨 티칭을 관찰한 적이 있는데, 중고등 학생들에게 설명을 하면서 문법에 맞지 않는 말을 자주 하며 학생들에게 role model이 될 수 없는 부족한 스피치로 제한된 어휘로만 가르치는 것을 보고 1.5세이면 모두가 영어를 잘 한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우리 한인 커뮤니티의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흔히 한국 사람들은 대체로 몇 살에 미국에 왔는지에 따라,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고 나이가 든 사람들은 영어를 잘 못하며, 한국말을 잘 하면 영어를 못한다는 등의 고정관념을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민 1세이든, 1.5세이든, 2세이든, 미국인이든, 그 누구를 막론하고, 직장에서나 개인생활에서 영어로 스피킹, 리딩, 라이팅을 많이 하는 사람들, 영어공부를 평생 해온 사람들이 영어를 잘합니다.
이민 1세라도 미국에서 교육받고 미국 주류사회 전문직에서 리더십 역할을 하고 리딩과 스피킹, 라이팅을 항상 하는 사람들은 교육받은 세련된 영어에 유창하고, 1.5세나 2세라도 별로 독서도 하지 않고 영어신문 읽는 것에도 관심 없고 늘 공부하는 태도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어휘력이나 영어실력이 제한되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TESOL 교사연수는 단계적으로 해야 합니다. 모든 연수에는 교실변화 영향에 단계(stages of impact)가 있다고 Showers나 Bruce 등의 교육학자들은 강조합니다.
1. Awareness (인식)
2. Knowledge & Skill Acquisition (지식 및 기술 습득)
3. Application (현장 적용)
4. Follow-up Coaching (추적 코우칭)
위와 같은 과정(process)을 거쳐야 교사연수가 효과가 있고 교실 현장에 변화가 오게 됩니다. 일 년에 한두 번 연수 참가한다고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변화가 올 수 없습니다. 너무 성급하고 단기적이고 일회성의 겉으로만 나타나는 어른들 중심의 변화가 아니고, 학생들 중심, 학습자 중심, 배움 중심(learner-centered and learning-centered)의 TESOL 교사 양성을 하도록 노력해 가야 할 것입니다.
수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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