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마저 완파하고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하 유로2008) `죽음의 조’에서 1위로 일찌감치 8강행을 결정지었다.
네덜란드는 1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베른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열린 유로2008 본선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디르크 카윗, 로빈 판 페르시, 아르연 로번,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의 연속골로 티에리 앙리가 한 골을 뽑는 데 그친 프랑스를 4-1로 대파했다.
이로써 1차전에서 월드 챔피언 이탈리아를 3-0으로 완파했던 이탈리아는 2006 독일월드컵 우승.준우승을 모두 꺾고 2연승(승점 6)을 거둬 남은 루마니아와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조 1위로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앞선 경기에서는 루마니아가 이탈리아와 1-1로 비겨 루마니아(2무)가 2위가 됐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나란히 1무1패가 돼 탈락 위기에 놓였다. 18일 맞대결을 남겨 놓은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최종전에서 이겨도 네덜란드가 루마니아에 지면 8강행이 좌절된다.
네덜란드가 다시 한번 막강 화력을 유감없이 뽐낸 경기였다. 공격 빈도에서는 프랑스가 우위를 점했지만 실속은 네덜란드가 챙겼다.
이탈리아전과 똑같은 선발 라인업으로 나선 네덜란드는 경기 시작 9분 만에 첫 골을 넣었다.
라파얼 판데르파르트의 코너킥을 카윗이 골지역 정면에서 헤딩으로 꽂아 넣었다.
이후 프랑스의 공세가 펼쳐졌다. 특히 중반 이후 시드니 고부, 플로랑 말루다, 프랑크 리베리의 슛이 연거푸 터졌지만 골대를 벗어나거나 네덜란드 골키퍼 에드윈 반데르사르의 선방에 막히곤 했다.
후반 들어서도 다급해진 프랑스가 몰아붙였다. 후반 9분 말루다의 감각적인 패스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앙리가 골키퍼 키를 넘기려고 오른발로 살짝 차 올린 공이 골대까지 넘어가 땅을 쳤다.
프랑스는 넣어야 할 골을 넣지 못하더니 오히려 후반 14분 추가골을 내줬다. 후반 시작하며 교체 투입된 로번이 찔러준 볼을 역시 교체로 들어간 로빈 판페르시가 골 지역 정면에서 왼발 논스톱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프랑스는 후반 26분 네덜란드 진영 오른쪽을 파고든 윌리 사뇰의 크로스를 앙리가 골문을 달려들며 왼발로 살짝 방향을 틀어 만회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1분도 지나지 않아 프랑스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뿌렸다.
로번이 골 지역 왼쪽 사각에서 강력한 왼발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네덜란드는 스네이더르가 후반 인저리 타임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터닝슛으로 추가골을 넣으며 8강 진출을 자축했다.
네덜란드는 프랑스와 역대 전적에서 10승4무8패로 박빙의 우위를 지켜 나갔다.
이탈리아는 앞서 스위스 취리히 레치그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루마니아와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후반 10분 루마니아 아드리안 무투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1분 만에 크리스티안 파누치가 동점골을 터트려 균형을 되찾았다. 후반 36분에는 무투의 페널티킥을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이 막아내 패배 위기에서 겨우 벗어났다.
1차전 패배로 다급해진 이탈리아가 루마니아를 몰아붙였지만 효과적이지는 못했다.
전반 9분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의 헤딩슛은 옆 그물을 흔드는 등 슈팅이 부정확했고, 전반 40분 조르조 키엘리니와 루카 토니의 잇따른 헤딩슛은 골키퍼 보그단 로본트의 선방에 걸렸다.
오히려 전반 15분 무투에게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단독 찬스를 내줘 부폰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기고, 전반 20분에는 크리스티안 키부의 왼발 프리킥이 파누치의 몸을 스쳐 굴절돼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결정적인 찬스는 루마니아 쪽이 더 많았다.
인저리타임 토니의 헤딩슛이 골문에 꽂혔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뒤 후반 시작 10분 만에 오히려 어이없는 수비 실책으로 ‘빗장 수비’의 대명사인 이탈리아의 골문이 열렸다.
루마니아 진영 오른쪽에서 길게 넘어온 프리킥을 페널티지역 왼쪽에 있던 이탈리아 수비수 잔루카 참브로타가 골키퍼 쪽으로 백헤딩 한 것을 무투가 가로채 오른발로 지체 없이 차 넣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1분 뒤 바로 동점골을 뽑았다. 다니엘레 데로시의 코너킥을 키엘리니가 헤딩으로 떨어뜨려 주자 파누치가 골지역 왼쪽으로 달려들며 왼발로 차 넣어 골망을 출렁였다.
이후 승리가 절실했던 이탈리아가 계속 공세를 펼쳐나갔지만 루마니아 골키퍼 로본트의 잇단 선방에 걸려 추가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36분에는 파누치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줘 패배 위기에 놓였지만 무투의 오른발슛을 부폰이 쳐내 가슴을 쓸어내렸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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