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컨’ 선적 취소, 컨 부두 장치율 한계
철강 등 수출입업체들 선적 못해 ‘발만 동동’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간 첫날인 13일부터 우리나라 수출입 화물의 관문인 부산항의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물류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부두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가 제 때 빠져나가지 못해 장치율이 높아지고 있어 부두 운영 차질은 물론 항만 마비 우려까지 나오고 있으며 철강업체와 수출입업체들은 원자재를 받지 못지 못하거나 수출길이 막혀 생산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할 처지다.
◇선적 취소 등 부산항 운영 차질 = 13일 오후 10시 현재 부산항 주요 컨테이너 부두의 장치율은 84%에 육박하고 있다. 부두에 컨테이너를 쌓아둘 수 있는 공간이 16% 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항의 컨테이너를 실어 나르는 주요 10개 운송사의 차량 운행률은 이날 오후 최저 11.1% 까지 떨어졌다. 보통 때 컨테이너를 실어 나르던 차량의 10분의 1정도만 운행하고 있어 컨테이너 부도로의 화물 반출입이 사실상 중단됐다.
부산항 주요 운송사 10곳의 컨테이너 수송차량은 직영차량과 위수탁차량, 용차를 포함해 모두 3천81대인데 이 중 화물연대 소속 960여대 대부분이 운송을 거부한 가운데다 비 조합원 차량도 상당수 운송거부에 동참하고 있다.
부산해항청은 경찰의 협조까지 얻어 운송사들에게 컨테이너 수송 차량을 늘려줄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차량 운행률이 20%를 넘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주말과 휴일에도 부산항에는 최소 40척 이상의 컨테이너 선박이 들어올 예정이다.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컨테이너를 부두 밖으로 빼지 못해 컨테이너 야적장의 여유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많은 양의 컨테이너를 실은 선박이 잇따라 들어오면 배에서 컨테이너를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말 그대로 물류대란에다 부산항 마비가 현실화 될 수 있는 상황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13일 오전에는 부산 감만부두 등 일부 컨테이너 전용부두에 수출화물이 제때 도착하지 않아 선적이 취소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철강업체 등 수출입업체 초비상 = 화물연대 부산지부가 주 타깃으로 설정한 YK스틸, 대한제강, 유니온스틸, 한국주철관 등 4개사를 비롯한 부산지역 철강업체들은 파업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YK스틸은 대형운송사들의 차량 배정이 중단된 12일부터 사실상 완제품 출하를 중단했고 대한제강은 포항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포항으로부터 원자재를 받지 못해 13일부터 아예 생산 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부산지역의 조립식 패널생산업체 7개사 대부분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부분조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원자재를 수입하는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조선기자재 업체인 ㈜평산은 직영차량 6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 달 평균 1만t에 달하는 수입 철을 수송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며 폭약 원자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고려노벨화학㈜은 당장 16일과 18일 수입물량이 들어오기로 돼 있지만 원자재 운반에 필요한 특수 컨테이너 차량을 확보하지 못해 생산 자체가 불가능한 형편이다.
자동차부품업체인 한국선재㈜는 월평균 35억원 정도의 물량을 수출하고 있는데 이달들어 현재까지 5억원 정도를 출하한 상황에서 추후 출하에 필요한 운송수단을 확보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부산해항청 등 피해 최소화에 안간힘 = 부산해양항만청은 부두 운영에 차질이 빚어짐에 따라 이날 오후 1시부터 5곳의 컨테이너 부두에 군 트레일러 10대를 배정해 부두간 및 부두∼부두 밖 보세장치장(ODCY)간 운송에 나서도록 했다.
부산해항청은 파업에 대비해 군으로부터 55대의 트레일러를 확보했으며 나머지 45대도 14일 투입할 계획이다.
또 부산시의 협조를 받아 부두 안에서만 움직여야 하는 대형 야드 트랙터(YT) 65대도 부두 밖에서 운행될 수 있도록 조치키로 했다.
부산항만공사도 포화상태인 북항의 일부 컨테이너 부두의 야적 컨테이너를 비교적 여유가 있는 부산 신항으로 옮기기 위해 연안 피더선 투입을 검토중이다.
한편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14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과 부산진역 철도 컨테이너야적장(CY)을 둘러본 뒤 부산지방해양항만청에서 지역 화주업계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화물연대가 요구하고 있는 운송료 인상을 적극 검토해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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