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서 접한 한국의 6.10 ‘촛불대행진’은 그 규모에 있어서나 그 심각성에 있어서 시간을 벌어 기다리기에는 엄청남을 감지할 수 있었다. 4월18일 미국쇠고기협상-5월30일 MBC ‘광우병의 진실’ PD수첩 방영으로 시작된 미국쇠고기수입 관련 촛불시위가 40여일 계속되면서 6.10 민주항쟁 21돌을 맞는 6월10일에는 15만(경찰추산, 광우병국민대책회의주장 100만)이 서울광화문을 위시에 전국 70여 곳에서 방대한 촛불대행진을 벌여 지금까지 최대 규모를 보여주었다.
앞으로 6월13일 미군장갑차에 의한 두 여학생 압사사건 6주년과 6월15일 남북한정상회담 8주년을 맞이하는 날들이 다가옴에 따라 촛불시위가 더 계속해서, 그리고 더 크게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규모나 심각한 면에서 엄청나게 일어나고 있는 한국의 촛불시위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 것은 한국의 선진화를 갈망하는 미주한인의 한사람으로서 근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현재 한국에서 일고 있는 촛불시위는 미국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이 발단이 됐지만 그 것이 전부가 아닌 것이 근심거리의 해답 찾기의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의 교수들과 칼럼니스트들이 촛불시위의 배후,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만, 한국국민의 성향 등을 들어 촛불시위의 의미를 탐색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일면의 진리는 있겠지만 나무를 보지만 숲 전체를 보지 않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촛불시위의 원인을 알아내는 길은 촛불시위 하는 국민들이 외치는 구호에서 찾아내야 할 것이다.
지난 40일 동안 부르짖었던 촛불시위의 구호는 크게 나누어 3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미국쇠고기 반대/재협상’이고, 둘은 ‘이명박 정부 규탄’이며, 셋은 ‘이명박 물러나라’이다. 이 3가지 구호 중 첫째와 둘째 구호는 전자는 쇠고기 수입에 관련한 직접적인 요구이고 후자는 정부에 대한 불만토로라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국민무시’의 국정운영이라는 측면에서는 같은 의미를 내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즉 이 두 가지의 목소리가 촛불시위를 열심히 벌이고 있는 국민들의 바람이다. 즉 이 두 가지 구호를 외치는 부류와 세력이 촛불시위의 군중 속에 잠재해있다는 의미이다. 어찌 보면 한국사회는 이러한 세력들이 언제나 존재하고 있으며 누가 청와대의 주인이 되든 이들 세력을 협상과 타협을 통하여 추구하는 비전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는 지도역량을 갖추고 연마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이 두 가지 구호를 외치는 부류, 아니 세력은 얼마나 될 것인가 주먹구구식이지만 어림잡아 파악하는 것이 촛불시위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것이다.
작년 대선과 금년 총선을 전후해서 주요연구기관들과 대학교수들, 그리고 신문사들의 여론조사 및 연구를 통해서 한국사회의 보수, 진보, 중도세력의 분포를 나름대로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매우 비과학적이기는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하위 인기수치를 한국사회의 보수, 진보세력의 분포로 인지하는 것이 가장 구체적이 아닌가 여겨진다. 즉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최하위 인기수치는 17%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하위 인기수치는 18%였다. 약 2-3%의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대략 한국사회의 보수, 진보세력은 각각 20% 내외임을 알 수 있다. 나머지 60% 전후가 중도세력이라는 의미이다.
촛불시위의 위기는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 20%를 갖고 한국국민을 통치하려고 했다는 데에 근본적인 잘못이 있다고 하겠다. 진보세력의 20%는 차치하고라고 중도세력 60%를 바라보며 그들의 바람과 삶에 맞추는 정책실행을 했어야 했을 것이다. 방미 시 쇠고기수입 협상을 조급하게 타결한 것이 20%를 갖고 정치하려고 했던 좋은 예가 된다.
60%를 바라보는 촛불시위 대책은 2가지이다. 먼저 대국민담화와 인사쇄신이다. 졸속하게 쇠고기협상을 한 것에 대한 사과와 쇠고기재협상의 노력을 내용으로 하는 대통령특별담화를 발표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논의되고 있는 청와대, 내각 인사쇄신을 거국적으로, 그리고 박근혜 세력과 이회창 선진당의 끌어안기와 함께 단행하는 것이 요청된다.
촛불시위가 이명박 정부의 앞으로 5년 성공적인 통치에 시련적 교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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