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김(가지런이 치과 원장)
잇몸질환(치주질환)은 크게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뉜다.
10명의 사람이 모여 있다면 9명이 치은염이나 치주염을 갖고 있으며, 40대 이후의 성인의 경우 5명 중 4명이 치주염을 갖고 있다. 이처럼 치주질환은 만연되어 있으나 다른 종류의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통증을 느끼거나 치아가 흔들리는 등 아주 진행된 단계가 되기 전까지는 이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Silent’한 질환으로 불린다.
치주(잇몸)질환의 초기를 치은염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치면 세균막(프라그·plaque, 치태)에 의해서 잇몸의 표면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프라그는 세균과 당분이 엉겨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얇은 막으로 치아주위에 붙어 있는 것이다. 치아와 잇몸 사이에 작은 도랑 같은 부분을 치은열구라고 하는데 이 좁은 열구 사이에 세균이 침투하게 된다. 칫솔질이나 다른 방법으로 이 세균을 그때그때 제거하지 않으면 결국 치은열구는 염증이 생기게 되며 점점 깊어지면서 치주낭을 만든다.
더 진행되면 치아를 싸서 받치고 있는 뼈까지 침투해 뼈를 녹이게 되는데 이때부터 치주염이라 부른다.이때는 세균이 더 많이 침투돼 잇몸이 붓거나 붉게 변한다. 또 치아와 치조골을 연결하는 치주인대가 느슨해져 치아가 길어진 것 같고 치아 사이가 벌어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잇몸이 치아에서부터 일부 내려앉는 경우도 있다. 치주낭에 괸 고름이 빠져 나오지 못하면 통증이 심한 고름집(농양)을 만들기도 하며 이때 입안에서 심한 악취가 풍기게 된다.
이렇게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치주인대와 뼈가 파괴되면서 세균 독소가 뿌리에까지 도달해 이가 통째로 흔들리게 돼 결국엔 빠지게 된다.
치주(잇몸) 질환은 전 연령층에 걸쳐 나타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빈도는 훨씬 증가하며 정신적인 건강이나 스트레스가 잇몸병 발생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흡연의 경우 구강청결 상태가 나쁘기 쉽고 치아 표면에 착색이 되면 표면이 거칠어지게 돼 세균의 부착을 쉽게 해주므로 치주병을 촉진할 수 있다.
치아와 치아가 맞물리는 교합상태에 이상이 있을 경우도 치주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이때는 교합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처치가 행해진다. 특정 치아에 과도란 부담이 주어질 경우 그 치아가 흔들이기 쉬운데 그때는 치아의 교합을 감소시켜줘야 한다. 치열이 나빠서 치태가 끼기 쉬운 경우 치주염이 생기기 쉬운데, 이런 경우에는 치열교정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성인의 경우도 치열교정은 충분히 가능하므로 자기 치아를 빼지 않고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서는 이런 치료들을 번거롭게 여기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 시 호르몬의 변화로 임신성 치은염이 생기기 쉬우므로 임신 중에는 치과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당뇨의 경우에도 치주질환이 거의 대부분 오며 치료도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이가 많이 흔들려 뺄 수밖에 없을 때, 당뇨가 심하면 발치창이 아물지 않아 이를 빼는 것이 불가능 할 수 있으므로 당뇨 환자의 경우 계속해서 적절한 잇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치주(잇몸)질환의 치료는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우선 ‘스케일링(치석제거)’을 시행해 이와 잇몸 사이에 끼어 있는 치석 및 여러 가지 음식 찌꺼기와 세균 등을 제거해 주어 잇몸주위를 자극하고 있는 원인을 없애주고 치아와 잇몸 사이의 주위 환경을 깨끗이 해주는 것이 기본 술식이다. 또 잇몸에 염증이 생겨 만들어진 치주난의 안쪽에 있는 염증조직을 긁어내는 ‘치은소파술’이 있고 치아 뿌리 쪽에 붙어있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치근활택술’ 등이 있다. 심한 치주염으로
진행되어 뼈가 많이 흡수된 경우는 잇몸을 절개하며 젖히고 병소를 제거하는 ‘치은판막술’ 같은 방법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잇몸을 잘라주는 ‘치은 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는 치조골이 심하게 파괴된 경우 달리 치료 방법이 없어 치아를 뽑아야 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가능한 한 치아를 살리기 위해 파괴된 치조골 부위에 인공 골을 이식하거나 골 재생을 돕는 각종치료방법이 개발됐다. 염증으로 잇몸이나 치조골 일부를 제거한 부위에 대해 섬유질로 만든 처단막을 설치하여 세균이 더 이상 침투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치조골의 재생을 돕는 치조골재생술이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도 아직은 한정된 효과만을 거두고 있으며 파괴된 치조골을 완전
히 재생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치주질환은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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