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포르투갈의 희망이다.
스트라이커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의 이탈리아는 프랑스, 네덜란드와 함께 ‘죽음의 조’에서 8강행 사투를 벌여야 한다.
유로 2008 축구 7일 개막
스위스와 오스트리아가 공동 개최하는 2008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하 유로2008)가 오는 7일 막을 올려 오는 29일까지 22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오는 7일 스위스 바젤에서 스위스와 체코의 대결로 막을 올리는 유로2008은 16개국이 4팀씩 4개조로 나뉘어 오는 18일까지 매일 2경기씩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며 19~22일 8강전, 25~26일 4강전을 거쳐 오는 29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대망의 결승전으로 22일간의 축구축제를 마무리한다. 6월 한 달간 지구촌을 뜨겁게 달굴 ‘미니월드컵’ 유로2008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출전국
유럽축구선수권은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유럽축구 국가대항 타이틀전으로 1960년 시작돼 올해가 제13회 대회다. 유럽축구연맹(UEFA) 소속 52개국 가운데 공동개최국으로 자동 출전하는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50개국이 7개조로 나뉘어 풀리그 예선을 통해 각조 상위 2팀씩 14팀의 본선팀을 가려냈다. 가장 큰 이변은 현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1위인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크로아티아(13위)와 러시아(25위)에 밀려 나오지 못한 것. FIFA랭킹 탑27 가운데 UEFA 소속국으로 이번 대회에 나오지 못한 팀은 잉글랜드 외에 스코틀랜드(15위)와 이스라엘(20위) 뿐이다.
이번 출전국을 FIFA랭킹 기준으로 살펴보면 1위 아르헨티나, 2위 브라질 등 세계랭킹 탑2를 차지하고 있는 두 남미강호와 11위 잉글랜드를 뺀 상위 13팀 중 10팀이 나온다. 공동개최국으로 자동 출전하는 스위스(48위)와 오스트리아(101위)를 제외하면 가장 랭킹이 낮은 팀이 세계 27위 폴란드다. 출전 팀들의 면모가 가히 ‘미니월드컵’으로 부르기에 손색없을 정도로 호화롭다. 그렇다보니 매 경기가 거의 예측불허의 접전으로 펼쳐져 축구 매니아들에겐 오히려 월드컵보다도 더 재미있다고 알려진 축구향연의 장이다.
대회 디펜딩 챔피언은 그리스. 포르투갈에서 개최된 유로2004에서 그리스는 개최국 포르투갈을 1-0으로 꺾고 깜짝 우승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12개 대회에선 단 한 번도 타이틀 2연패는 나오지 않았고 독일이 3회, 프랑스가 2회 우승했다.
<김동우 기자>
3일 스위스 대표팀 공개훈련에서 수천여명의 스위스 팬들이 수비수 펠리페 센데로스를 환호로 맞고 있다.
맨U‘더블’이끈 호날두, 포르투갈에 첫 우승 안길까
지구촌 ‘축구 축제’유로 2008 D-3
독일과 우승행 관문서 충돌 예상
이탈리아·프랑스·네덜란드
‘죽음의 C조’희생양은 누구
■조별 전력 분석
단연 관심을 끄는 그룹은 ‘죽음의 조’로 불리는 C조다. FIFA랭킹 3위인 독일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를 비롯, 7위 프랑스, 10위 네덜란드 등 탑10팀만 3팀이 모였다. FIFA랭킹이 12위인 루마니아가 모든 사람들로부터 단연 조 꼴찌후보로 꼽힐 정도니 정말 살인적인 조 편성이라고 해야 한다.
자타공인의 우승후보들인 이탈리아-프랑스-네덜란드 ‘빅3’ 중 최소한 한 팀은 필연적으로 8강에도 오르지 못하는 쓴 잔을 마셔야 한다.
A조에는 공동 개최국인 스위스와 함께 포르투갈, 터키, 체코 등이 포진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U)의 특급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포진한 포르투갈이 가장 강력한 8강 후보지만 터키와 체코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개최국 스위스도 FIFA랭킹에선 가장 처지지만 독일월드컵 16강에 오른 정예멤버가 2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고 홈 필드 어드밴티지까지 안고 있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또 다른 공동 개최국인 오스트리아가 포함된 B조는 가장 약한 조로 꼽힌다. 대회 4번째 우승을 노리는 독일(5위)이 유일한 탑10팀으로 8강행이 유력하고 잉글랜드를 안방에서 탈락시킨 크로아티아(13위)와 폴란드가 남은 한 장의 8강 티켓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오스트리아가 안방에서 얼마나 체면치레를 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D조에는 ‘무적함대’ 스페인(4위)과 디펜딩 챔피언 그리스(8위), ‘바이킹군단’ 스웨덴(23위)과 거스 히딩크 감독의 러시아(25위)가 포진해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혼전이 예상된다.
■우승후보는
유로2004에서 아무도 예상 못했던 ‘아웃사이더’ 그리스가 우승한 것이 말해주듯 이번 대회서도 출전국 가운데 약 10여개 팀은 우승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해줘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도박사들은 A조에서 포르투갈, B조의 독일, C조의 ‘빅3’인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그리고 D조의 스페인을 우승권에 가장 근접한 팀으로 꼽고 있다.
우선 가장 무난한 조 편성을 얻어낸 ‘전차군단’ 독일은 2년전 개최한 월드컵에서 4강까지 올랐던 라인업이 건재해 가장 높은 점수를 따고 있다. 탄탄한 수비라인과 미하엘 발락, 바스티안 슈바인스타이거, 토르스텐 프링스 등 경험이 풍부한 미드필드진, 그리고 미로슬라브 클로세, 루카스 포돌스키, 케빈 쿠라니 등 특급 스트라이커들을 모두 갖추고 있어 최소한 4강까지는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의 한 스포츠 도박사이트는 독일의 우승확률을 4대1로 잡아 단연 최고라고 평가했다.
현 세계최고의 스타 호날두를 앞세운 포르투갈은 메이저 국제대회 첫 우승을 따낼 모든 조건을 갖춘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리카르도 카르바요, 페페, 데쿠, 시마오 등 최고의 기술과 풍부한 경험을 겸비한 선수들이 즐비한 데다 맨U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 정상에 올려놓은 호날두의 기량이 가히 절정에 달해있고 명장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의 용병술 역시 그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다.
C조의 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와 D조의 스페인은 우승확률 7대1로 독일 다음으로 도박사들에게 후한 평가를 받는 팀이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프랑스와 네덜란드라는 난적들과 같은 조에 속해 일단은 8강까지 살아남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입장이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에 비해선 대진운이 낫지만 얕볼 상대가 하나도 없는 만큼 역시 낙관할 만큼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다. 이번 대회부터 A, B조의 팀들은 C, D조에 속한 팀들과 결승에서만 만나도록 대진표가 짜여졌다는 사실. 결국 C조의 우승후보들인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는 조별리그를 통과해도 8강과 4강에서 스페인과 마주쳐야 하고 이는 스페인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A, B조의 포르투갈과 독일은 8강 또는 4강에서 맞대결이 고비지만 C, D조 우승후보들에 비하면 훨씬 유리한 입장이다.
‘전차군단‘ 독일을 이끄는 캡틴 미하엘 발락.
■다크호스는
크로아티아와 러시아, 스위스, 터키 등이 거론된다. 루마니아도 무시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춘 팀이긴 하지만 ‘죽음의 C조’에서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중 2팀을 제치고 8강에 오르기를 바라느니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더 쉬울 듯하다. 일단 다크호스 대열에서 빼지 않을 수 없다. 체코는 세계 6위라는 랭킹이 인상적이지만 파벨 네드베드와 토마스 로시키 등 탑 듀오가 결장해 기껏해야 8강이 최고일 것 같다.
예선에서 잉글랜드를 울리고 올라온 크로아티아는 우승도 꿈꿀 수 있는 전력이지만 브라질 출신으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에서 뛰는 스트라이커 에드와르도가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결장한 타격이 엄청나다. 명장 히딩크 감독의 러시아는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가 UEFA컵을 우승하는 등 최근 강호로 급부상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히딩크 매직파워’를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홈팀 스위스는 비록 랭킹은 출전 16개국 중 15위에 불과하지만 탄탄한 조직력과 팀웍의 팀이고 홈 어드밴티지도 안고 있어 예상 밖으로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 한일월드컵 4강팀 터키는 끈질긴 승부근성으로 어떤 경기에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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