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적인 성공 기준 무의미
최선 다하는 삶 진정한 가치
평생을 의사로 열심히 일만 하다가 정년퇴직하고 LA근교 바닷가 시원한 곳에 이주한 분이 있는데 집이 골프장에서도 가깝고 황금노후를 준비하신 분이다. 그러나 은퇴를 하면 멀쩡하던 사람도 병이 생기는 일이 많다더니 건강이 안 좋아 진찰을 받아보니 간암이라는 선고를 받았다. 또 합병증이 급속도로 심각해져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묘지까지 장만했었는데 마지막 간이식을 받고 생명을 연장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건강에 각별히 유의해서 먹는 것도 모두 건강식 일절이고 그 좋아하던 뉴욕스테이크는 근처에도 못 가게 되었다. 호사는 돈이 있다고 꼭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더란 말이다.
성경에도 비슷한 얘기가 있다. 요약해 말하면, 한 부자가 있었는데 밭의 소산이 풍성해서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내가 곡식 쌓아둘 곳이 없으니, 내 곡간을 헐어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두어 여러 해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리라” 했다고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르시기를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예비한 것이 뉘같이 되겠느냐”라고 하셨다는 얘기다 (누가복음 12:16-21).
이 얘기를 처음 읽었을 때는 “하나님이 이렇게 짓꿎으시단 말인가?”하고 의아해 했었지만 부유함이 곧 축복이 아닌 경우를 많이 본다. 솔로몬이 부와 명예로 의해 오히려 하나님과 멀어진 것도 그렇고, 아브라함이 조카 롯과 헤어지게 된 것도 가축이 넘쳐서 땅이 지탱 못했기 때문이라고 기록 되어있다 (창세기 13:2;5-6).
야곱이 외삼촌 라반과 헤어진 것도 삶이 풍요로워지고 여유가 생긴 다음이다. 또 일반 역사 속에서도 보면, 로마도 외적에 의해서 멸망한 것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전성기 로마의 풍요로움과 이에 따른 내적인 타락에 의해 망했고, 중국의 만리장성이 적을 막지 못했던 것은 적은 항상 그 안전하고 풍요로운 성 안쪽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어 하나님의 저주를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저주는 땅이 받은 것이지 아담과 하와가 받은 것이 아니다(창세기 2:16-19참조). 그래서 오래 살면 살수록 땀을 흘려야 땅의 소산을 먹게 하신 것과 해산의 고통을 겪어야 자손을 얻게 하신 것은 저주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지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처방이신 것이라고 생각된다.
왜 고통과 수고가 인간이 지은 죄성에 대한 처방이 될까?
모든 것은 쌓아 두면 썩게 되는 것이 현실인데 전능하신 하나님은 만나를 주시되 하룻밤을 넘기면 벌레가 생겨 썩은 냄새가 나게 함으로써 (출애굽기 16:18-20)이 현실에 대비시키셨는지도 모른다. 썩을 것 같지 않은 보화도 쌓아 두면 도적과 동록이 해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마태6:19). 그러나 수고와 땀은 우선 우리를 건강하게 해주고 고통은 “아이고, 하나님!”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게 하지 않는가!
그래서 지혜로운 자 아굴이 하나님께 구하기를, “허탄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적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 이다”(잠언 30:8-9) 라고 했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 한국말이 참 재미있는 것이 ‘돈’이라는 말이 꼭 “도는 것” 아니 “돌아야 하는 것”에 어원을 둔 것같이 들린다. 우리 선조들은 돈은 쌓아 놓은 것이 아니라 유용히 적적한데로 “돌려서” 이를 예방하여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그러나 역사적으로 이 ‘돈’이 화폐로 바뀌면서 이런 안전장치가 무력화 되었다. 고대시대에 부의 척도였던 가축은 풀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증식과 보존의 한계가 자동적으로 설정 되어 있었고 보물도 무게와 부피가 있기 때문에 저장의 한계가 있었으나, 돈이 지폐화 되고 요즘처럼 전산화해서는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어마어마한 부의 축적이 가능케 됐다. 가축이나 금괴로는 상상도 못할 금액이 축재가 능해졌고, 또 금융제도의 발달로 모인 재산이 상하기는 커녕 오히려 무한정으로 자동증식까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올해 포브스지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재산이 10억달러 이상인 사람이 946명이나 된다고 한다. 10억달러하면 한국 돈 만원권으로 사과상자 5,000개 분량의 재산인데, 가장 큰 부자 워런 버핏은 770억달러나 가지고 있으니까 그의 재산은 만원권으로 가득채운 사과상자가 약 40만개어치의 분량이나 된다. 트럭 한대에 100상자씩 적재해도 트럭 4,000대 분량의 재산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부의 축적은 다 좋다고만 할 수는 없는 것이, 이번 사천성의 지진이 근처에 3억톤이 넘는 물을 저장하는 인공댐을 건축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이 말해주듯이, 이런 한정없이 쌓이는 부의 부작용은 어떤 엉뚱한 곳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모른다. 빈부의 차이는 심각해서 한편에서는 끼니를 못 이어 빈사하는가 하면, 동시에 이런 어마어마한 규모의 부자들이 수없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런 세상에 살다보니 까딱 잘못하면 풍족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난하다고 느낄 수가 있어서 육적 비만이 미국인의 건강을 해하듯이 재정적 비만이 우리 젊은이들의 정신과 영을 병들게 하고 있다.
현대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일단 열심히만 하면 직업이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것 다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량아 하면 살이 포동포동한 아이, 사장님하면 배가 나온 사람인 시대는 지났다. 마찬가지로 성공적인 삶은 집이 몇 채가 있고 재산이 많아야 하는 때도 지났으면 한다. 꼭 우리 자녀들이 다 의사나 변호사가 돼야만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213)210-3466, johnsgwhang@yahoo.com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