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여론의 몰매를 맞으며 인기가 바닥을 치자 덩달아 기독교가 수난을 맞고 있다. 애초부터 ‘소망교회 장로’인 것이 유난히 크게 부각된 이 대통령은 이제 싫든 좋든 안티 기독교인들에게 한국 교회와 신자들의 나쁜 이미지를 대표하게 된 모양이다.
요즘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퍼져나가는 것 중에 ‘명박복음’ 시리즈란 것이 있다. 여러 성경구절들을 변조해 이명박 정부를 조롱하는 패러디로, 산상설교를 비롯하여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요한복음 3장16절을 풍자한 것도 있고, 주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빗댄 것이다. 여기서는 대통령을 MB 또는 ‘이메가’로 부르고 있는데 그의 뇌 용량이 이메가바이트(2MB)밖에 안 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이런 내용들이다.
“이메가께서 제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물어 가라사대 ‘세상 사람들이 나를 무엇이라 부르더냐?’ 제자들이 이르되 ‘어떤 이는 땅박이, 또 어떤 이는 공구리 또는 쥐박이라 하더이다’하니 이메가께서 또 물어 가로되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인초니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영도자이시요. 만백성의 어버이이심을 제가 믿나이다’하니 이메가께서 크게 기뻐하시며 ‘귀엽고 충성된 종아, 네가 복이 있도다. 네 믿음이 너를 키울 것이로다’ 하셨느니라”
“한 제자가 이메가께 또 묻되 ‘주여 강부자의 반열에 오르려면 위장전입을 몇 번이나 하여야 하오리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하니 이메가 가라사대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할지니라. 또한 너희가 부동산을 취득할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귀신이 땅을 사고팔아도 그것을 들춰내는 네티즌들이 있느니라…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법을 지키며 땅 부자가 되는 일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도 엄청 더 어려운 일이니라’”
“MB께서 무리를 보시고 인왕산 기슭에 올라갈 준비하시니 인수위들이 나아온지라. 입을 열어 가르쳐 가라사대 부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종부세 때문에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양도세 낼 자들에게 복이 있나니 저희가 땅값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영어가 네이티브에 이르지 못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또 수업 시간에 한국말 하지 말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맘속에서라도 한국말을 쓰는 자마다 이미 간음하였느니라”
이것들은 ‘명박복음’ 시리즈의 아주 적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취임식과 인수위를 비웃는 것도 있고 BBK, 실용의 정치, 영어몰입교육, 대운하, 광우병 파동 등 새정부 출범 후 이슈가 되는 것마다 성경구절을 대입해 대통령과 성경을 동시에 실컷 비웃고 있다.
요한복음 3장16절은 “개독님이 한국을 이토록 사랑하사 명박 옹을 주셨으니, 누구든지 명박 믿으면 멸망하지 않고 부귀를 누리리라”로 변조되었고 ‘쥐기도문’에는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값싸고 질좋은 소고기를 주옵시며 미친소가 사료가 되어 미친소를 만들듯이 우리도 그 소들을 먹어 미치광이가 되게 하시고… 우리의 뇌가 스폰지됨을 굳게 믿나이다”라는 구절이 들어있다.
명박복음은 계속 새로운 내용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으므로 앞으로 5년 동안 성경은 온통 대통령의 실책과 조롱으로 얼룩지게 될 지도 모른다. 아무리 대통령이 맘에 안 든다 해도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도 들고, 웃자고 하는 패러디라기엔 기독교와 성서에 대한 모독이 심각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모습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지난 대선 때 보여준 일부 목회자들의 세속적인 행보가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고 본다.
김진홍 목사는 뉴라이트 연합을 만들어 아예 선거운동에 나섰고, 한국기독교개혁운동은 이명박 후보 공개 지지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김홍도 조용기 전광훈 오정현 옥한흠,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이 많은 스타목사들이 설교나 부흥회, 기도회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까지 받았다.
그뿐 아니라 기독사랑실천당을 만들어 국회에 진출하려다 실패한 목사들은 ‘순교정신’으로 4년 후 또 도전하겠다고 벼르고 있으니 도대체 교회가 어찌 되려고 이러는가. 재벌 뺨치게 부자가 된 교회들이 금권도 모자라 이제는 정치권력까지 손에 넣으려고 줄을 대고 있으니 목회자들의 끝없는 욕심, 바벨탑 쌓기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정숙희 특집 1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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