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취임 87일 만의 일이다. 저간의 사정이 어찌되었던 곁에서 보는 눈에도 퍽 옹색스럽고, 답답하다. 들려 오는 소문도 듣기 민망하다. 서울에서는 ‘이명박 때리기’가 유행이고,’이명박을 비판하지 않으면 왕따당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대통령 탄액 운운”에 이르러서는 그저 어 안이 벙벙할 뿐이다.
어쩌다 이지경에 이르렀는가. 어찌 되었던 ‘새내기 정권’이다. 세상 인심이 하 수상해,‘Honey Moon’이야 언감생심이겠지만 매를 들고 실적을 묻기엔 아직 이를 것이다. 주인인 민초를 함부로 한 ‘괘씸죄’를 물어 초장부터 뿌리를 뽑겠다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찬.반을 떠나 실패해서는 안되는 힘, 정말 ‘한반도의 명운’을 가르는 세계사적 변혁을 해처 나갈 수 있는 힘도 실어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잔인한 4월”이라더니 참으로 빈 말이 아니다. 4월 초, 전북 정읍군을 강타한 ‘고병원성 AI’가 아직도 전국을 휩쓴다. 4월 18일, 잉태한 “광우병 괴담”은 ‘초중고생’을 불러 내고 끝내는 청계천 광장을 촛불로 밝히며, MB정권의 발목을 잡는다. 정치권까지 얼어붙게 한다. 한미 FTA의 명줄도 움켜 쥔다. 나라의 앞 길을 가로 막고 선다. 요지부동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22일,“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들고 국민 앞에 섰다.” 지금까지 국정 초기의 부족한 점은 모두 저의 탓”이라고 분명히 한다. 그리고 머리를 숙인다. 쇠고기 파동을 두고서도 정부가 국민들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부족했고, 국민의 마음을 해아리는데 소흘했다는 지적도 겸허히받아드리며,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허리를 굽힌다. 작지만 지켜 보아야 할 큰 변화의 시작이다.
MB정권의 방침은 확고하다. “국민 건강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음”을 분명히한다.
쇠고기 수입 과정에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상항이 발생하면 바로 수입을 중단하는 주권적 조치”를 취할 것 임을 밝히면서, “차제에 식품 안전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다짐한다. 왜, 처음부터 그리 못했는가? 묻고 싶겠지만, 숨 쉴 틈을 주어 보자.
MB는 “바로 이 시점에 우리가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하면 영영 기회가 없을 지도모른다” 는 사실을 일깨우며, “지금 우리는 선진국에 진입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그야 말로 역사적 분기점에 서 있다”고 호소한다. 옳은 말이다. 아무리 꼴 보기 싫고 이해와 정파를 달리 한다 해도 저 절절한 호소만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손을 잡고 힘을 보태 줄 수 있어야 한다.
거기에 국가와 민족을 위한 정치가 있고, 정치인의 사명이 있다고 믿기에 더욱 그렇다.
무릇 한국의 정치인이라면, 한민족이 걸어 온 길을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자리에서볼 수 있는 올바른 눈과 역사의 흐름을 관통하는 민족사적 소명과 시대정신을 지녀야 할 것이다. 신념과 열정과 경륜과 눈 앞의 이해를 뛰어 넘는 예지와 용단뿐이 겠는가. 5년, 10년을 내다 보며 오늘의 몸가짐까지도 다스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결코 흔들려서는 안된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한국은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이다. 한미FTA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 줄 것이다. 얼마의 국민소득이나 일자리 몇개 문제가 아니다. 한.미 군사동맹과 FTA가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어깨를 펼 수 있는 힘이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볼 일이다. 역사는 당신이 ‘찬성과 반대’ 어느편에 서 있을 것인지 지켜 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호소한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경쟁국들 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통상조건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것이 곧 한미FTA입니다. …(한미FTA는)대한민국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기위해서 그 무엇보다도 필요한 일이라고 온 국민이 공감했던 국가적 과제입니다. ….여.야를 떠나 부디 민생과 국익을 위해 용단을 내려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17대 국회가 한미FTA비준동의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켜 주신다면 이는 우리정치사에 큰 공적으로 기록 될 것입니다. 이게 틀린 말 인가? 대통령은 국민을 향하여 “이제 모두 마음을 합쳐 앞으로 나아가자” “…어떠한 난관도 반드시 극복하고,선진 일류국가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갖자”, “모두가 잘 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고 외친다. 정녕 못 들은 척 할 것인가.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다. 함께 웃는 모습 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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