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 for the Soul
최정화 /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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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resistance, non-judgment, and
non-attachment are the three aspects of
true freedom and enlightened living.
무 저항, 비 판단, 그리고
무 집착이 바로 진정한 자유와 깨어난 삶의
세가지 측면이다.
이슬람 신비주의 수피즘 [Sufism] 얘기 중 하나입니다.
모든 걸 다 가진 왕이 있었답니다. 그야말로, 아라비안 나이트의
더할 나위 없이 멋진 왕이었다던가요? 물질적 풍요와 향락에
있어 그야말로 다 이상 바랄게 없는 왕이었답니다. 다만 한가지,
전혀 행복하지 못한 게 탈이었죠. 늘 화가 나 있고, 늘 바라는 게
만족하게 채워지지 않는 절망 속에 살고 있었다니, 그 같은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요?
그러던 어느 날,
뭔가 허무한 마음으로 정원을 거니는 중,
멀 찌기 걸어오는 어느 평화스러운 현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서로를 향해 걷다 이제 가까이 얼굴을 마주 대하게 되자
왕이 말합니다.
“나도 그대와 같은 마음의 평화를 바라고 있다네.
그대 표정에서 나오는 그 진정한 고요함과 지혜의 빛을
나에게도 가르쳐 줄 수 있겠는가?”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현자가 말합니다.
“이건 쉽게 가르쳐 드릴 바가 아닙니다. 하지만,
왕께서 진정 고이 간직하신다면 내 그 힌트를 하나 드리리다.”
“그게 대체 뭔가?”
그러자, 현자는 조그마한 상자를 하나 왕께 바칩니다.
왕이 조심스레 상자를 열자,
거기엔 조그마한 반지가 하나 들어 있었답니다. 그리고,
그 반지엔 다음과 같은 말이 새겨져 있었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Non-resistance, non-judgment, and
non-attachment are the three aspects of
true freedom and enlightened living.
무 저항, 비 판단, 그리고
무 집착이 바로 진정한 자유와 깨어난 삶의
세가지 측면이다.
일본 땅의 고승 백은 선사에 관한 얘깁니다.
같은 마을에 사는 처녀가 임신을 하게 되자, 당혹스런 나머지
백은 선사가 겁탈했노라 고백합니다. 마을 체면을 잃게 된
처녀의 부모, 백은 선사를 찾아가 몰래 출산한 아이를 맡아
기르라 으름장을 놉니다. “아, 그런가?” [Is that so?] 그렇게,
백은 선사는 아이를 절 안에서 애지중지 잘 기릅니다.
마을의 고승이라던 백은 선사의 이름은 처절하게 부수어져
이미 승려라는 명색마저 마을의 웃음거리로 전락한 지 어느덧
몇 해. 어느 날, 그 처녀는 백은 선사를 찾아와 사실 아기의
진짜 아비는 마을 푸주간 청년이었음을 밝히며 아이를 돌려
주길 바라자, 백은 선사 왈, “아, 그런가?” [Is that so?]
그렇게 마을 전체가 소문의 진상을 알고 백은 선사께 죄송한
뜻을 표하자, 백은 선사 왈, “아, 그런가?” [Is that so?]
처녀를 겁탈한 땡 중이라 마을 전체가 성토할 때 한 말씀과,
처녀가 이실직고 눈물을 흘리며 속죄의 눈물을 보일 때 한
말씀과, 그리고, 마을 전체가 머리 숙여 공동사죄 할 때의
말씀이 한결같이 단 한마디, “아, 그런가?” [Is that so?] ?
꽤 깊은 내공이 아니고선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Non-resistance, non-judgment, and
non-attachment are the three aspects of
true freedom and enlightened living.
무 저항, 비 판단, 그리고
무 집착이 바로 진정한 자유와 깨어난 삶의
세가지 측면이다.
‘새옹지마’에 관한 잘 알려진 얘기가 떠오릅니다.
새 옹[塞 翁]이라 불리던 노인에겐 아주 훌륭한 말이 한 필
있었답니다. 그런데, 하루는 그 말이 도망쳐 버립니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이 슬퍼하며 위로하자,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너털웃음을 짓는 새 옹.
며칠 뒤, 집을 떠났던 말이 짝을 구해 두 마리가 되어
집으로 돌아오자 마을사람들이 환호하며 축하하자,
‘뭐,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새 옹. 얼마 후, 그토록 사랑하는
외아들이 바로 그 암말을 타다 다리가 부러지자, 마을사람들
모두 모여 ‘얼마나 슬프십니까?’ 하자,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먼 하늘을 바라보는 새 옹.
몇 달 후, 전쟁터에 내보낼 젊은 남자들을 징집하러 마을에
나타난 관리들이 새 옹의 외아들을 징집에서 제외하고 마을
전체가 환호하며 새 옹을 축하하자, 새 옹 하는 말, ‘그럴 수도
있지’. 결국, 좋은 일 궂은 일 통틀어 늘 버릇처럼 하던 말,
‘그럴 수도 있지’.
Non-resistance, non-judgment, and
non-attachment are the three aspects of
true freedom and enlightened living.
무 저항, 비 판단, 그리고
무 집착이 바로 진정한 자유와 깨어난 삶의
세가지 측면이다.
수피 마을의 왕. 일본 땅의 백은 선사. 그리고, 중국 땅의
새 옹. 한결 같은 메시지는 다름아닌, ‘판단하지 말라’입니다.
Do NOT judge! 두 낫 져~지. 판단하지 않으면, 만사형통입니다.
내 조그만 머리로 이렇다 저렇다 재지만 않는다면, 바로
평화와 행복이 코 앞에 보인다 합니다.
시련뿐 아니라, 쾌락의 순간에도 늘 곰 씹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내가 바라는 만큼 지속되는 게 하나도 없는 게 바로 인생입니다.
몸의 감각이 주는 절정의 쾌감이라는 섹스의 오르가즘이 그토록
짧은 순간에 스치는 건 ‘아차!’ 깨달을 수수께끼를 담고 있습니다.
불란서 말로, ‘la petit mort’ ? 작은 죽음 [the small death]이라
칭하는 오르가즘, 그 ‘순간의 죽음’ 속에 드리운 삶의 진실이 바로
무 저항, 비 판단, 무 집착의 지혜입니다.
백은 선사의 ‘아, 그런가?’ [Is that so?];
새 옹의 ‘그럴 수도 있지’; 수피 왕이 선사 받은 반지에 새겨진
‘이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 하나같이
내 판단의 부질없음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내 이 작은 머리로 재는
좋고 싫음의 경지, 과연 어찌 넘어야 할는지.
지도무난 유혐간택 (至道無難, 唯嫌揀擇).
오늘도, 앵무새처럼 외우고 또 외웁니다.
좋고 싫음만 떠난다면, 곧바로 도[道]에 이르니라.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몸/마음/정신이 온통 비어있음에
고통이 따로 없다네.
This, too, shall pass.
이 또한 지나리라.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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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서원 백운재]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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