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없는 자녀 사랑은 위험
절제 속에 바른 성장 도와야
오늘은 ‘어린이 날’이고 ‘어버이 날’도 같은 주이다. 따라서 5월은 그야말로 우리를 키워주신 어머니의 노고를 기억하고 가정을 생각하는 달이다. 또 5월은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는 달이여서 싱싱한 과일도 푸짐하게 맛볼 수 있는 달이기도 하다.
지난 주에는 무를 파운드당 1센트에 파는 곳이 있어 잔뜩 사서 깍두기를 한통 담가 놓았다. 김치 담그기는 손이 많이 가지만 이렇게 큰 세일이 있을 때면 한번 담그곤 한다. 지난해 가을에 호박이 범람을 할 때 호박김치도 처음으로 담갔었다.
어렸을 때 겨울이 다 지날 때까지 어머니가 항상 끓여 주시던 호박김치찌개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서였는데 몇 달을 익힌 후, 근처에 사는 누이들과 함께 나누어 먹으며 어머니의 그 애정 어린 손맛을 음미해 보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 애들도 이 맛을 배웠는지 기숙사에서 집에 전화를 걸면 김치같은 김치 좀 먹고 싶어 집에 오고 싶다고 하는 적도 많다.
그런데 김치는 왜 그렇게 맛이 있을까? 어떤 분은 김치가 익기도 전에 꺼내 드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은 진짜 김치의 묘미를 모르는 처사로써 김치는 김치 균이 야채를 발효하게 해서 그 김치 균이 만들어내는 특유한 맛이 있을 때 비로소 김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때 성의없는 음식점에서 보는 양배추절인 것에 고추가루 범벅을 해놓고 식초와 설탕으로 흉내를 내는 것을 보는데 이것은 겉절이라고 하면 할까 절대로 김치가 아니다.
김치가 제대로 익으면 새콤한 맛 속에 미생물이 형성시킨 아미노산, 즉 고기의 맛도 담겨지는 것이다. 따라서 잘 익은 김치는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도 고기와 같은 맛이 나는데 이 맛을 강조하기 위해 고기나 생선을 우린 국물을 함께 넣기도 하고 젖갈을 넣기도 하지만 우리 장모님이 담가주시던 김치는 그런 것 없이도 이 맛을 내시는 것을 보았다. 이것이 본 재료와 양념이 맛의 조화를 이루어 각 김치의 특유한 맛을 내는 것인데 배추, 무, 갓, 오이, 꼬들배기, 깻잎, 등등 가지각색의 야채로도 김치의 그 맛을 즐길 수 있다.
이왕 맛 얘기가 나온 김에 마저 해두면, 흔히 생미역이 나왔다고 그것으로 미역국을 끓이는 분을 보는데 생미역은 미역냉채나 냉국에 더 잘 어울리고, 진짜 미역국의 그 찐한 맛은 마른 미역에만 있는 맛이다. 그 이유는 미역을 말리는 과정에서 일종의 곰팡이 균이 서식을 해서 그 균이 미역 본래의 맛 이외의 맛을 가미시키는 것인데, 마른 멸치나 다시마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멸치나 다시마로 국물을 낼 때, 이것은 멸치나 다시마의 맛이 아니라 말리는 과정에서 균에 의해 생성된 맛이라고 해야 더 정확할 것이다. 된장도 고추장의 맛도 마찬가지로 메주를 말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맛이다.
서양사람들이 즐기는 치즈의 맛도 밀크의 본연의 맛이 아닌 치즈 발효에 쓰는 유산균에 의해 생성된 맛인 것이다. 그리고 일본 사람들이 쓰는 가츠오부시(다랑어 말린 것을 대패로 민 것)의 경우도 제조과정에서 훈제한 연기맛과 메주나 치즈처럼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균에 의해 가미된 맛인 것이다.
재미난 것은 이런 발효균의 특이한 맛은 원재료의 맛보다 더 선호되는 경우가 있는데 조개관자나 전복, 다랑어, 대구알 등은 생선의 상태보다 말린 형태의 맛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것도 이런 까닭인 것이다.
그러면 이 맛의 얘기가 자녀교육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그것은 우리 자녀들의 인격 형성의 과정이 마치 김치나 멸치, 다시마, 미역, 된장, 치즈가 그 맛을 얻는데 거치는 과정이나 유사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부모는 누구나 자녀교육을 좋은 것으로만 가득 채워 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경우 까딱 잘못하면 이것이 성의 없는 음식점에서 식초와 화학조미료로 맛을 낸 양배추 같이 보일 때가 있고 또 이런 것들은 자칫 잘못하면 ‘썩어서’ 버릇없고 감사가 없는 아이로 잘못 자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음식의 경우에는 우리가 숨쉬고 사는 공기 속에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균이 살고 있어서 음식을 방치해 두면 영양가가 많은 음식일수록 쉽게 썩어버리지만, 이것을 소금으로 절여 놓으면 음식이 부패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 소금이 우연찮게도 나쁜 균은 다 물리치게 하고 인체에 좋은 균들만 서식하게 한다.
그래서 소금으로 잘 절여두면 자칫 썩어 버릴 식품이 잘 보존되면서 유익한 균만이 서식하게 되어 맛깔스러운 아주 특이한 맛까지 가미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스바냐서에 보면 소금이 패역한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엄중한 징계에 비유되지만(스바냐2:9) 우리의 음식에 맛을 내주는 좋은 양념이 되주고(욥기6:6) 우리의 생활에 꼭 가져야할 지혜로도 비유되는 것이다(마가복음 9:50).
우리 자녀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베풀어 주는 것은 유익하고 중요하지만 풍요롭기만 하고 방만한 삶은 영혼을 썩게 할 수 있다. 이것을 썩지 않게 할 ‘소금’이 필요한데 이 ‘소금’의 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역할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 해낼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청년의 행실을 깨끗하게 해주고(시편119:9), 우리의 갈 길을 비춰주는 등불이 되어주며(시편 119:105), 음녀의 유혹에서 지켜주고(잠언7장), 아내를 사랑할 줄 아는 남편을 만들어주고(잠언5:19), 스승보다 승한 지혜를 얻게 해주는 것이다(시편119:99; 디모데 전서4:12). 이 말씀을 잘 가르쳐 줌으로써 보다 맛깔스러운 인격의 자녀들을 맛보시는 부모님들이 모두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213)210-3466, johnsgwhang@yahoo.com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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